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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황산의 계단은 엄청나다. 모두 20만 개가 넘는다고 한다. 지난해 방문 때보다 더 늘었다. 지금도 그 수가 늘고 있다. 그래서 황산을 오르내리는 길은 일반적인 등산로라고 하기엔 좀 넘친다. 등산화가 따로 필요 없다. 기능성 등산복도 양손의 스틱도 어색하다. 대부분 계단길이라 그냥 평상복으로 걷기에 충분하다.

***인공구조물이 너무 많아

황산에는 황산사절(黃山四·)이 있다. 기이한 소나무와 괴석(怪石),운해(云海), 온천을 두고 하는 말이다. 그 중 기이한 소나무는 해발 800~1000m 돌 사이에 뿌리를 내리고 있다. 모양 또한 천태만상이다. 봉우리, 절벽, 암석 사이에서 아주 건강하게 자라고 있다.

문수동(文殊洞) 돌 틈에서 자라고 있는 연객송(迎客松)은 압권이다. 수령이 천 년에 가까워 그야말로 황산 10대 명송이다. 괴석들은 생동감이 넘친다. 소나무·운무와 함께 늘 황산 파노라마의 주인공이다. 6~8월 소나무와 안개가 만들어내는 풍경은 너무 멋지다. 비만 만나지 않으면 '악' 소리 내며 즐길 수 있다.

황산은 여전히 아름답다. 어제도 그랬고 오늘도 그렇다. 중국 삼산 오악 중에서도 '천하제일기산'이다. 중국 제일의 산이다. 에베레스트와 킬리만자로 등과 함께 세계의 3대 명산으로도 꼽힌다. 중국인들에게도 평생에 꼭 한번은 가고 싶은 곳이다. 등황산 천하무산(登黃山 天下無山). 중국인들이 황산을 일컫는 말이다.

다만 수십만의 돌계단은 흠이다. 등산을 위한 돌계단만 수만 개에 이른다. 어찌 보면 이 또한 황산의 명물일 수 있다. 하지만 산을 사랑하는 산객들에겐 거추장스럽다. 인위적인 맛이 나 아쉽다. 케이블카 3대와 1대의 모노레일은 자연스러움을 더 헤친다.

황산 등산로에는 만리장성을 건설했던 중국인들의 특징이 그대로 담겨 있다. 계단식으로 잘 닦여 신비의 성을 오르는 내부길 같다. 마치 우월감의 표현처럼 느껴진다. 모두 황산 관광 활성화를 위한 등소평 덕이라고 한다.

등소평은 1979년 도보로 5박6일 동안 황산을 다녀왔다고 한다. 그 후 남녀노소가 쉽게 관광할 수 있도록 황산 개발을 지시했다고 한다. 2001년에 지금의 계단식 코스가 완공됐다. 지금은 케이블카와 모노레일까지 설치됐다. 산 정상엔 호텔과 식당 등도 많다.

그 덕에 황산 트레킹은 아주 쉬워졌다. 아니 황산관광이 아주 편리해졌다는 게 맞다. 황산은 이제 케이블카로 세 개의 산턱을 넘어 중턱까지 접근할 수 있다. 물론 케이블카에서 내려다보는 경관도 멋지다. 기괴한 바위들의 모습 또한 신비롭다.

하지만 한 걸음 한 걸음 걸으며 느끼는 자연의 맛을 느끼기엔 뭔가 부족하다. 많은 사람들이 뒤엉켜 철학적 사색도 어렵다. 자연은 자연 그대로이고 싶어 하는데 사람이 자꾸 망치고 있다. 수만의 인공 구조물과 장치가 그 증거다.

중국은 황산 돌계단 설계에만 12년을 투자했다. 공사는 9년에 걸쳐 마무리됐다. 21년의 대역사인 셈이다. 그런데 모든 코스에 깔려있는 계단 수는 다양한 숫자로 이야기 되고 있다. 지금도 계단이 만들어지고 있으니 그럴 만도 하다.

물론 도보로 올라가는 코스도 있다. 그 것도 아주 여러 개다. 신체적 능력에 따라 선택할 수 있다. 직상코스로 오르려면 1만4천 계단을 밟아야 한다. 백두산 천지를 가는 서파 계단의 3배가 넘는다. 아주 힘든 코스다.

중국인들은 황산에 왜 그렇게 많은 계단을 만들었을까. 그리고 왜 그 많은 노고를 쏟았을까. 만리장성과 같은 문화유적을 만들고 싶은 욕망 때문이었을까. 산을 관광 상품화 하려는 정책이었을까. 무엇 때문일까. 돈 때문일까.

선진국일수록 산에 설치된 최소한의 구조물과 장치만 남겨 두고 점차 철거하고 있다. 그런데 황산은 다르다. 자꾸만 늘어가고 있다. 산의 가치는 자연스러움인데 왜 그럴까.

***산의 가치는 자연스러움

중국 황산 개발은 실용주의에 맞춰 이뤄졌다. 등산객이 몰려 능선이 파괴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였다. 그 덕에 40㎞에 이르는 능선 등산로에 돌계단을 만들었다. 돌계단은 등산로 파괴와 토사 유실 예방에 톡톡히 기여했다. 유네스코로부터 '가장 잘 관리되고 있는 세계 문화유산 중 하나'라는 평가 받은 까닭도 여기 있다. 실용적 개발이 큰 기여를 한 셈이다.

그래도 여전히 아쉽다. 인공적 개발을 줄여 황산을 자연 그대로 보호할 방법은 없었나. 돌계단은 그래도 이해할 수 있다. 케이블카와 모노레일, 산 정상의 호텔과 식당 등이 정말 산에 필요한 것인가. 그 게 황산에 진정한 도움을 주는 것인가. 의문이다.

오지랖을 넓혀 한 마디 하자. 황산은 이제 중국인들만 찾는 산이 아니다. 황산의 자연스러움을 더 잘 관리할 방법이 필요하다. 더불어 우리의 산 개발도 신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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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