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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수장 윤성규 "문장대 온천개발… 환경 악영향 안돼"

"온천법 25도, 개정해야… 기술에 의해 온천 양산"
"대청호 보호구역, 피해 지역민 불만 해소"

  • 웹출고시간2013.04.22 00:14:45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충주출신 윤성규 환경부 장관이 충북 환경현안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궁금했다. 다른 한편으로는 충북인으로 사실상 유일하게 박근혜 정부의 내각에 들어간 그의 저력이 무엇인지도 알고 싶었다.

윤 장관을 19일 서울 광화문 환경부 분실에서 만났다. "장관이 된 비결이 뭔가"라고 첫 질문을 했다. 그는 "비결이 있을 수 있나. 최선을 다해 맡은 바 일을 하면 누구에게나 기회는 주어질 수 있다"며 "내 경우엔 운이 좋았다. 그렇게 생각할 수밖에 없다. 장관은 되고 싶다고 몸부림 친다고 되는 게 아니니까"라고 답했다.

그는 "장관이 된 뒤 충북을 방문했을 때 감회가 남달랐을 것 같다"고 하자 "이 나이에 감개무량까지는 아니고…. 3월달에 영동군 양산 죽천교를 찾아 나무심기 행사를 했는데 이시종 지사가 와서 (장관 임명과 관련) 축하의 말을 해주고, 막걸리 2통도 줘 직원들과 잘 마셨다. 장관이 되긴 됐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가벼운 질문에 이어 '현안 질문'을 던졌다. 현직 장관으로서 고향(故鄕)과 관련된 환경현안에 대해 답하기가 어려울 수도 있었지만 윤 장관은 원칙을 단서로 단 '분명한 답'을 줬다.

윤 장관은 "상주시가 문장대 온천개발을 추진하는 것에 대해 충주시와 괴산군 등에서 상수원과 지하수 오염 가능성이 높다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고 하자 "예전에도 문장대 온천개발 추진이 있었는데 대법원이 시행허가 처분 취소 판결을 내렸다"고 운을 뗐다.

특히 "대원칙은 환경에 결정적 악영향을 미치는 일은 안 된다는 점"이라고 전제한 뒤 "문장대 온천개발 문제가 환경부나 지방 환경청에 오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검증할 것"이라며 "전과 마찬가지로 환경에 악영향이 미친다면 결과는 그때와 똑같을 것이고 다르다면 더 깊이 살펴 볼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충주 대책위 등에선 온천법이 온천의 조건으로 명시한 섭씨 25도가 무분별한 개발을 부추긴다고 본다. 기술적으로 25도를 맞출 수 있다는 것이다. 법 개정이 필요하지 않나"라는 질문엔 "천공기술이 발달해서 깊이 들어가면 25도는 다 맞춘다. 기술에 의해 억지로 온천만 양산한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고 했다.

이어 "파 들어가는 깊이 만큼 수온이 올라가는 증가율을 갖고 온천여부를 정해야 하는데 25도를 기준으로 정하니까 전국이 온천화가 됐고, 수안보 온천은 황폐화가 됐다"고 덧붙였다.

그는 "온천업무는 안전행정부 소관이지만 온천개발이 환경과도 밀접한 연관성이 있다. 환경부에서 법에 문제가 있음을 제기를 할 것"이라며 "이 문제는 국회에서도 들여다봐야 할 법안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 장관은 "남한강수계인 충북지역의 수계관리권을 대구환경청에서 원주환경청으로 이관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다"고 하자 "수계관리권이 원주지방청이냐 대구지방청에 있느냐는 중요하지 않다"며 "어차피 장관의 지시를 받기 때문이다. 환경부와 환경청은 상하관계로 지휘명령의 체계다"라고 설명했다.

대청호 친환경 개발사업이 상수원보호구역에 묶여 있는 것과 관련해선, "보호구역 인근 지역민들이 재산권 행사 제약 등 피해를 받고 있다는 불만이 팽배해 있는 것을 알고 있다"며 "앞으로 보호구역 지정목적에 지장이 없는 범위 내에서 지역민들의 불편을 해소키 위해 제한적으로 개선해나갈 방안이 있는지를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윤 장관은 최근 청원 미호B 유역의 수질오염총량제 제제가 해소된 것에 대해선 "제제 때문에 일부 사업이 지연 되는 등의 불편함이 있었지만 후세대에게 물려줄 환경을 위한 숨고르기였다고 이해해달라"며 "'빨리 가는 것보다 멀리 가는 것이 중요하다'란 말이 있듯이 이번 일을 계기로 환경역량을 강화시킬 수 있었던 충북의 다음 행보가 기대된다"고 했다.

윤 장관은 충북 "관심을 갖고 성원해준 고향에 마음 깊이 감사하다"고 한 뒤 "고향이 잘 되려면 고향의 인재를 잘 육성하고 잘 활동할 수 있도록 힘을 모아줘야 하는데 이런 힘이 타 지역에 비해 충북이 다소 부족하지 않나 생각한다"며 "그러다 보니까 중앙으로 진출한 인사들이 고향과 관련된 일을 다룰 때 고향의 손을 들어주기가 역부족인 상황이다. 충북이 결집력을 갖고 대처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한편 그는 주덕중학교 시절 은사님을 뵙고 싶다는 얘기도 했다. "중학교 다닐 때 국어를 가르쳤던 이선례 선생님이 기억에 많이 남는다. 내가 문학에 관심이 있었는데 도움을 받았다. 사춘기 시절이었기도 하고…"라고 그리워했다.

인터뷰가 끝난 뒤 윤 장관이 왜 환경부의 수장이 되었는지에 대한 궁금증이 다소 풀렸다. 시종일관 조용한 톤으로 말했지만 원칙을 갖고 소신껏 답변한 윤 장관. 부드러움 속에 강함이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외유내강(外柔內剛)'이 장관에 오른 비결은 아닐까.

△충주(1956년) △충주공업고등전문학교 △한양대 기계공학 및 동 대학원 졸업 △기술고시 13회 △환경처 폐수관리과장 △환경부 유해물질과장·수질보전국장·환경정책국장 △기상청 차장 △한양대학교 연구교수

서울 / 이민기기자 mkpeace2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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