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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3.03.25 16:42:19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거짓말은 거짓말을 낳는다" 우리는 그렇게 배우고 가르쳤다. 초등학생 정도면 다 아는 경구다. 거짓말의 해악 때문에 나온 말이다. 한번 거짓말은 거짓말에 대한 거짓 논리를 계속 만들어내야 한다. 그래서 거짓말은 한 번 시작하면 멈출 수 없다. 적어도 들통 나기 전까지는 계속된다. 거짓말의 유혹이 만들어낸 지독한 은폐의 함정이다.

****호미로 막을 일 가래로 막는다

최근 반도체나 화학공장에서 맹독성 물질이 누출되는 크고 작은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22일 오전 10시 20분께 청주산업단지 내 SK하이닉스반도체 청주공장에서도 염소가 누출됐다.

중소업체는 물론 삼성, LG, SK 등 내로라하는 글로벌 기업들까지 사고를 내고 있다. 전체 산업안전망에 구멍이 뚫린 셈이다. 그런데 사고가 터져도 제대로 신고하지 않고 있다. 한 마디로 부실하게 대응하고 있다.

그래서 산업체 안전사고는 하나같이 부실한 대처로 특징된다. 지난주 발생한 SK하이닉스 청주공장 사고는 누출 화학물질이 소량이고 인명피해도 없었다. 하지만 사고 발생 4시간 만에 늑장 신고를 했다. 깊게 뿌리박힌 안전 불감증의 증거다.

산업체 사고 은폐는 크든 작든 아주 심각한 문제다. 자칫 아주 깊은 불신을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신뢰 회복이 어렵다는 점에서 간단하지 않다.

SK하이닉스 청주공장 염소누출사고는 한 주부가 인터넷 카페에 알리면서 알려졌다. 그러다 보니 소방당국도 사고 발생 4시간 지나서야 사실을 확인했다. 회사 측은 사고의 미미함 때문에 그랬다고 해명하고 있다.

안전사고는 숨기는 게 능사가 아니다. 사고 은폐는 오히려 일만 더 커지게 한다. 결국 사회적 파장까지 불러 기업의 신뢰만 떨어트릴 뿐이다. 실제로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 막았던 일이 허다했다.

지난 주말 전국에서 발생한 3건의 산업체 안전사고엔 비슷한 특징이 있다. 두 가지 공통점으로 좁힐 수 있다. 우선 한국을 대표하는 대기업에서 발생했다. 하나같이 늑장신고와 은폐기도가 있었다. 즉, 국내 대표기업의 사고 은폐 기도로 정리할 수 있다.

최근 끊이지 않는 산업체 사고의 본질도 여기서 찾을 수 있다. 모두 사고를 은폐하고 자체 해결을 시도하다가 오히려 위험을 키웠다. 쉬쉬하다가 결국 대형 사고를 유발한 셈이다.

SK하이닉스반도체 청주공장 역시 이번 사고를 경미한 것으로 판단했던 것 같다. 그러나 아무리 작은 사고라도 염소 누출은 인근 주민들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 즉시 신고를 했어야 옳았다.

만약 한 주부가 인터넷에 글을 올리지 않았더라면 그냥 덮어졌을 지도 모른다. 여기저기서 '안전 불감증'이란 비판이 쏟아지고 있는 까닭도 여기 있다. 호모부가(毫毛釜柯)란 고사성어나 이솝우화에 나오는 양치기 소년의 거짓말이 초래한 비참한 결과를 상기할 필요가 있다.

거짓말의 결과는 너무 혹독하다. 때론 자신의 생명과도 직결된다. 그리고 거짓말쟁이의 진실 증명은 참 어렵다. 아무리 진실을 말해도 그 진실은 전달되지 않는다. 거짓말의 학습효과 때문이다.

기업의 거짓말도 마찬가지다. 사고 숨기기에 급급한 나머지 사고현황을 제대로 공개하지 않으면 화는 두 배로 돌아온다. 뒤늦게 아무리 대국민 사과를 해도 믿지 않는다. 노동자와 지역주민들의 신뢰 역시 회복되지 않는다. 즉, '은폐'라는 이름의 유혹은 기업에 전혀 도움이 안 되는 유령일 뿐이다. 하루 빨리 떨쳐내야 한다. 그러지 못하면 자칫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널 수 있다.

***진실 아는 이의 거짓은 범죄다

지금 당장 뭔가를 숨길 수는 있다. 하지만 언젠가는 밝혀지게 돼 있다. 역사가 잘 증명하고 있다. 따라서 영원한 은폐란 없다. 결국은 드러나게 돼 있다.

기업의 윤리경영을 막는 유혹은 많다. 뇌물의 유혹과 은폐의 유혹은 대표적이다. 특히 은폐의 유혹은 방심의 유혹과 상당한 연관성을 갖는다. '아무도 모르겠지' '설마 내가 걸리랴'라는 생각에서 출발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다들 그러는데 뭘'하는 집단의 유혹과 '옛날에도 그랬는데 뭘'하는 악습의 유혹이 합쳐지면 윤리경영은 막을 내릴 수밖에 없다.

불편한 진실은 곧잘 은폐되곤 한다. 신문 등 언론에서도 다 알려주지 못하고 있다. 정치권력이나 기업권력에 의해 꽁꽁 숨겨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진실을 아는 이의 거짓은 범죄다. 결코 그냥 넘어갈 문제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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