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기사

이 기사는 0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얼마 전(1월17일) 단돈 4만원을 훔친 50대 남성에게 1년6월의 징역형이 선고됐다.

청주지법 형사합의12부가 다른 사람의 지갑에서 돈을 훔친 혐의로 구속 기소된 정모(55)씨에 대해 징역형을 선고한 것이다.

몇 푼 되지 않는 돈에 징역형은 지나치게 과한 것 아니냐고 할 수 있겠지만 상습 절도범이라는 점에서 법의 잣대는 엄중했다.

정씨의 도둑질은 9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난 2004년 2월 처음 남의 돈을 훔친 그에게 내려진 형벌은 벌금 70만원에 불과했다.

이후 전과 8범이 된 그가 습관적인 도벽 때문에 감옥에서 지낸 시간은 이번 선고를 포함해 총 6년10개월에 달하게 됐다. 죄를 졌으니 죄 값을 치르는 것은 당연하다.

레미제라블, 왜 열광하는가

이 사례와 다른 차원이지만 요즘 세인들을 열광시키고 있는 '레 미제라블(Les Miserables)'의 의미가 새롭게 다가선다.

"단테가 시(詩)로 지옥을 그려냈다면 나는 현실로 지옥을 만들어내려 했다."

빅토르 위고(1802~1885)가 자신의 대표작 '레 미제라블'을 설명한 말이다. 1862년 첫 출간돼 20년간 500만부나 팔려 프랑스에선 성경보다 더 많이 읽힌 소설이 됐다.

레 미제라블은 우리말로 '불쌍한 사람들'이란 뜻이다. 집필 당시 제목은 '레 미제레(Les Miseres, 비참함)'였다고 한다. 프랑스의 대혁명과 산업혁명이라는 거대한 역사 수레바퀴에 깔린 인간 군상들을 세세히 그려낸 대서사시다. 선과 악, 생과 사, 죄와 벌의 경계도 모호하다. 영국의 디킨스, 러시아의 톨스토이와 일맥상통한다.

시대 배경은 1789년 대혁명부터 1830년대까지 공화정, 제정, 왕정이 숨 가쁘게 이어지던 시기다. 1815년 나폴레옹 몰락 후 샤를 10세가 왕이 된다. 그러나 왕정 복귀에 반발해 1830년 7월 혁명이 일어나고 루이 필립이 왕으로 옹립된다. 소설 속 바리케이드 싸움은 1832년 6월 일어난 공화파의 무장봉기였다.

많은 사람들에게는 '레 미제라블'의 주인공 장발장이 작품이름으로 기억된다.

장발장은 여동생의 굶주림을 모면하게 하려고 빵 한 조각을 훔치는 바람에 19년의 옥살이를 해야 했다. 연인에게서 버림받아 혼자 코제트를 키우는 판틴은 우리시대의 비정규직 미혼모이다. 판틴은 공장에서 쫓겨나 머리카락은 물론 몸을 팔아야 하는 빈곤의 나락에 떨어지고 결국 병으로 죽고 만다. 하지만 장발장은 불굴의 의지로 자신은 물론 코제트도 훌륭하게 키워낸다.

흥미로운 점은 장발장의 양녀 코제트의 연인이자 과격 혁명주의자인 마리우스다. 그의 조부는 왕당파, 부친은 황제파로 그려진다. 이는 작가 위고가 걸어온 사상편력과도 무관하지 않다. 위고의 부친은 나폴레옹 군대의 장군까지 지낸 반면 어머니는 왕당파여서 어릴 적 영향을 많이 줬다고 한다.

국내에서 '레 미제라블' 열풍이 뜨겁다. 뮤지컬의 우리말 공연에 이어 뮤지컬을 영화화한 '레 미제라블'이 개봉 엿새 만에 100만명을 돌파했다고 한다.

사실 청소년용 장발장이나 만화 레미제라블을 읽은 사람들은 원작이나 원작을 바탕으로 한 뮤지컬, 영화가 낯설 수 있다. 레미제라블의 절정에서 다뤄지는1832년 6월 공화파의 무장봉기에서 사람들은 바리케이트를 쌓고 총칼로 맞섰다.

'없는 자' 생각해야할 때

당시 시간과 공간을 떠나 왜 최근 레미제라블에 열광할까.

'레 미제라블' 배경이 된 당시의 시대적 상황과 현재의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는데 있다.

빈부차이와 불평등, 양극화문제 등으로 없는 자들의 발탁감이 여전하다. 노도와 같은 역사 속에 개인의 삶은 휩쓸려갔지만 인간애만이 유일한 희망이라는 사상이 작품을 관통한다. '레 미제라블'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사랑으로'라고 할 수 있다. 결국 '레 미제라블' 통해 현세의 다수가 심리적 카타르시스(비극을 봄으로써 마음에 쌓여 있던 우울함, 불안감, 긴장감 따위가 해소되고 마음이 정화되는 일)를 만끽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2013년, 새로운 누리를 바라는 '없는 자'의 소망이 어느 때보다 강하다. 내달 출범을 앞둔 박근혜 정부가 이를 제대로 인식했으면 한다.
배너
배너
배너

랭킹 뉴스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배너

매거진 in 충북

thumbnail 308*171

정효진 충북도체육회 사무처장, "멀리보고 높게 생각해야"

[충북일보] 정효진 충북도체육회 사무처장은 "충북체육회는 더 멀리보고 높게 생각해야한다"고 조언했다. 다음달 퇴임을 앞둔 정 사무처장은 26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지방체육회의 현실을 직시해보면 자율성을 바탕으로 민선체제가 출범했지만 인적자원도 부족하고 재정·재산 등 물적자원은 더욱 빈약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완전한 체육자치 구현을 통해 재정자립기반을 확충하고 공공체육시설의 운영권을 확보하는 등의 노력이 수반되어야한다는 것이 정 사무처장의 복안이다.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학교운동부의 위기에 대한 대비도 강조했다. 정 사무처장은 "학교운동부의 감소는 선수양성의 문제만 아니라 은퇴선수의 취업문제와도 관련되어 스포츠 생태계가 흔들릴 수 있음으로 대학운동부, 일반 실업팀도 확대 방안을 찾아 스포츠생태계 선순환 구조를 정착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선 행사성 등 현장업무는 회원종목단체에서 치르고 체육회는 도민들을 위해 필요한 시책이나 건강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등의 정책 지향적인 조직이 되어야한다는 것이다. 임기 동안의 성과로는 △조직정비 △재정자립 기반 마련 △전국체전 성적 향상 등을 꼽았다. 홍보팀을 새로 설치해 홍보부문을 강화했고 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