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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0.11.17 18:14:20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이종연

충북대학교 컴퓨터교육과 교수

우리나라에서 교육 문제는 자녀를 둔 사람이라면 누구나 관심이 많다. 특히 고등학교 교육은 모든 학부모들이 높은 관심을 보이며 어떻게 하면 자식들을 좋은 대학에 진학시킬까 고민하는 부분이다. 사실 중등교육에서 가장 핵심이 되는 것은 국어, 영어, 수학(이하 '국영수'라 부름)의 교과목이다. 아마도 국영수 교과목은 고등학교에서 거의 교육이 완성되고 대학에서 배울 학문의 기초가 되는 것이 사실이다. 소위 대학원 석사과정을 마치면, 누구나 한 번쯤 읽고 쓰고 발표하고 풀고 증명하는데 국영수 교과목의 중요성을 체험했을 것이다. 따라서 국어, 영어, 수학은 거의 모든 학문의 기초가 되므로 고등학교를 마칠 때까지 최선을 다해 완성해야 하는 학문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국영수 교과목이 분명 "모든 학문의 목표가 아니다."라는 사실이다. 모든 학문의 기초이지만 모든 학문의 목표는 아니다. 그러므로 고등학교에서 사회, 역사, 국민윤리, 지리의 사회계열 교과목과 물리, 화학, 생물, 지구과학의 과학계열 교과목, 그리고 농업, 가정과 기술, 정보·컴퓨터의 공학계열 교과목, 그리고 일본어, 독일어, 한문 등의 어학계열 등의 다양한 교과목의 학습을 통해 기본적인 상식과 기초적인 학문 지식을 연마하고, 이후 대학교에서 배울 학문의 기초 내용을 배우는 것이다.

이쯤에서 우리나라와 국제사회가 발전한 사회 변천 과정을 고려해 보자. 우리의 근대 사회는 대략 농경사회, 산업화 시대, 정보화 시대로 발전해 왔다. 외국의 선진국들은 이러한 사회 변천 과정을 200-300년의 오랜 시간에 걸쳐 농경사회에서 산업화 시대로, 산업화 시대에서 정보화 시대로 발전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어찌된 일인지 약 60년이라는 짧은 기간에 이 모든 사회 변천 과정을 경험하며 농업 위주에서 공업 중심으로, 공업 중심에서 정보 기술 중심으로 변천하였다. 이 과정에서 눈여겨 볼 일은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다.

첫째, 농업사회에는 농업을 중시하고 우리 생활에서 농사지을 땅을 많이 소유하고 농사를 많이 지어야 부자였다. 이 당시에는 학교 교육에도 농업이 중요한 교과목이었다.

둘째, 공업사회에는 공업기술이 중요시 되었고, 공장을 지어 대량으로 제품을 생산해야 돈을 많이 벌 수 있었다. 공업사회에는 역시 대량 생산기술을 배우는 공업과 기술 교과목이 학교 교육에서도 중요한 위치를 차지했다. 그래서 1980-1990년대의 학교에서 학생들의 분포도 60% 이상이 이과이며 공업기술이 중요하게 가르쳐졌다. 그 덕택에 우리나라도 오늘날 비약적으로 발전하며 선진국 대열에 진입했다. 또한 1990년 미국에 출장가면 미국의 가족마다 2-3 대의 차량을 소유하고 주중에 타는 차, 주말에 타는 차, 부인이 타는 차 등을 보면서 부러워했는데, 이젠 우리나라 가정도 2대 정도의 차량 소유는 흔히 볼 수 있게 발전하였다.

셋째, 정보화 사회에는 정보기술이 중요시 되고, 정보가 부를 축척하며 중요한 가치를 제공한다는 사실이다. 사실 요즘은 대량의 농지에 많은 농작물을 경작하여 돈을 벌 수 있고, 공장을 지어 대량 제품 생산을 통해 많은 돈을 벌 수 있지만, 중요한 정보 하나만으로도 채권, 주식, 부동산, 회원권, 심지어 회사의 M&A, 금과 같은 동산 등에 투자하여 쉽게 돈을 벌 수 있다. 그러므로 정보화 시대에 학교 교육도 정보 과목이 중요시되고 잘 가르쳐야 된다고 믿는다.

넷째, 요즘에는 정보기술(IT)이 급속히 발전되면서 IT 기술과 다른 학문을 융합하는 융합사회가 출현하고 있다. 그래서 요즘에는 IT 중심의 조선, 자동차, 중공업, 핵융합 발전, 생물공학 등의 컨버전스(convergence)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이것은 바로 순수한 IT 기술뿐만 아니라 IT 기술이 다른 학문에 녹아들어 새로운 기술을 창출하고 있는 것이며, IT 기술이 모든 학문의 기초가 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하지만 우리나라 교육은 정보화 시대에 정보·컴퓨터 교육을 하지 않겠다니 도무지 이해되지 않는 세상이 전개되고 있다. 분명히 정보화 시대에는 정보가 중요한 가치를 지니며, 정보는 사회적으로 중요한 수단임에 틀림없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 정보·컴퓨터 교육은 ICT(Information and Communication Technologies) 활용교육으로만 대변된다. 그리고 재미있는 사실은 정보화 시대에 정보교육을 실행하라니까 이젠 정규 교육과정이 아닌 방과후 학습을 통한 ICT 활용교육 위주로 실시하는데, 이래서야 IT 중심의 정보화 시대와 융합사회에 우리나라 발전에 걱정이 아닐 수 없다.

따라서 원론으로 되돌아가면 고등학교에서 국영수 교과목은 모든 학문의 기초가 되므로 열심히 배워야 한다. 다른 학문들도 모두 중요하다. 그렇지만 정보화 시대 아니 융합시대에 정보·컴퓨터 과목은 적어도 주당 한 시간 정도를 배정하여 기초 지식을 학습할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되도록 교육과정이 편성되어야 할 것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대학 입시와 연결되어야 학부모가 호응하는 상황에서 다른 교과목과 같은 수준으로 정보·컴퓨터 교과목이 입시 과목으로 지정되어 과학고와 인터넷고와 같은 특목고에서 명문 대학에 입학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논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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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