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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청호 둘레길 제4구간 - 보은군 회남면~옥천군 안내면 운은리

  • 웹출고시간2010.06.17 20:03:56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4구간이 시작되는 남대문공원에서 바라보는 대청호반

대청호 둘레길 제4구간 - (보은군 회남면~옥천군 안내면 운은리)

회남 남대문공원~회남~조곡리 새실~판장리~늘치~용촌리~운은리 (도상거리 11km 소요시간 4시간 18분)

대청호둘레길은 트렉커와 강태공 모두에게 세월을 낚을 수있는 최적의 장소이다.

대청호 담수가 시작되면서 본래 마을이 있었던 곳은 모두 물 속에 잠겨 버렸고 주민들은 눈물을 머금고 정든 고향을 떠나야 했다. 일부는 수몰선을 벗어난 인근으로 일부는 새로이 조성된 이주단지로 또 일부는 여기저기로 뿔뿔이 흩어졌다. 남은 사람들이나 떠난 사람들이나 지척에 있는 그곳이 자꾸 눈에 밟히는 것은 자신들의 의지와는 상관없는 개발논리에 상처 받은 사람들의 마음이 아직 치유되지 않은 까닭이요 마을에 대한 그리움이 아련한 향수로 남아 있기 때문이다. 산과 호수 허름한 마을들과 실핏줄처럼 그어진 길 수몰의 한을 품은 채 삶을 영위하고 있는 대청호 주변 사람들이 그려내는 고향의 정취는 아픔과 이별 슬픔과 서러움 그 위로 덧칠된 그리움 때문이려나...한걸음 한걸음 발길 빌어 마주하는 풍광은 시리도록 아름답다

회남면소재지 주변의 한가로운 대청호의 모습

1980년 12월 금강 유역의 홍수를 조절하고 농업, 공업, 생활용수를 공급하며 수력발전으로 전기를 생산하고 나아가 인근 주민들에게 휴식과 문화의 공간을 제공한다는 목적으로 대청다목적댐이 만들어졌다. 그로인해 청주와 대전 인근에 엄청나게 큰 호수가 생겼다. 중부권에서는 충주호 다음으로 큰 호수로 그 명성을 자랑하는 대청호는 명성만큼이나 풍광도 빼어나다. 해발 200~700m의 야산 줄기가 겹겹이 겹치며 호수 속에 산뿌리를 담근 모습은 마치 수많은 다도해의 섬들을 연상시킨다. 끝없이 이어지는 푸른 물과 호수 위에 떠있는 산봉우리 쪽빛 하늘이 한폭의 수채화만큼이나 황홀하다. 이처럼 아름다운 대청호 주변의 풍경과 자연생태계가 온전하게 보전될 수 있었던 것은 청남대 덕분이다. 군부독재 시절 대통령의 지나가는 말 한마디에 만들어진 구시대의 유물인 청남대가 2003년 4월 일반에게 공개되기 전까지 20여년간 철책으로 가로막힌 또 하나의 민간인 통제구역이었던 까닭으로 군에 의해 철저하게 통제되었던 청남대 주변 산들은 해발고도가 100~500m사이의 낮은 산들이지만 강원도 두메산골 못지않은 자연상태를 보여준다. 대청호반과 어우러져 맑은 물을 품고 깨끗한 땅과 하늘의 기운을 받아 몇천년 동안 이 터전에서 살아오면서 우리를 지켜온 나무들, 산자락과 물자락이 어울려 아무곳에나 발길을 멈추고 망연히 머물다 오고 싶은 넉넉한 길, 높이는 낮지만 구불구불한 강원도의 고개를 연상시키는 염티재, 회남대교와 남대문교 사이에 물속에 잠긴 샛별이라 불리는 낭만적인 섬, 정월 열나흘에 탑제를 지내는 대청호의 동막골 소전리, 대청호를 바라보고 서 있는 산 위의 수많은 산성들, 계절을 알리는 길가의 야생화와 새들의 지저귐, 여기저기 남해의 다도해를 연상시키는 풍광들이 대청호를 새롭게 한다.

푸르름으로 가득찬 대청호 주변을 걷고 있는 탐사대원들

지금 전국은 걷기열풍에 빠져있다. 자고나면 봇물처럼 쏟아져나오는 새로운 상품들처럼 지역특성에 맞는 걷기코스가 소개되고 있다. 그런 가운데 대청호 둘레길은 먹기좋게 포장된 포장술도 다양한 편의시설도 갖추어지지않은 오지의 폐쇄성으로 불편함이 남아있는 곳이 많지만 그러기에 만나게 되는 신선한 바람 맑은 햇빛은 기본 그곳을 찾는것만으로도 절로 자연의 리듬에 동화되고 명상의 효과를 얻을수 있는 곳이다. 그곳에선 도시에서 볼 수 없는 수많은 소리와 색과 삶의 방식이 있다. 잘 정화된 정수기 물에 길들여진 삶속에 신선한 샘물 한바가지 벌컥벌컥 들이키는 기분이랄까...의식있는 지역분들의 관심과 애정으로 대청호는 허물을 벗듯 속살을 드러내고 날이갈수록 찾는이들이 많아져 가지만 어쩌면 자연스러움이 가장 자연스러울 수 있음을 인식하는 보존과 보호의식 또한 끊임없는 노력과 홍보가 필요하다.

대청호 둘레길 4구간은 회남면 남대문공원을 시작으로 조곡1리인 새실마을을 지나 판장리 늘치를 넘어 용촌리와 운은리를 잇는 11km에 달하는 트래킹 코스이다. 회남이후 판장리까지는 대청호변을 끼고도는 아스팔트 도로이지만 차량의 통행량이 그리 많지 않아 시원스레 펼쳐진 호숫가를 바라보며 걷는 여유로움을 즐길 수 있고 늘치 이르는 임도는 속깊은 계류를 따라 이어진 숲길과 밤나무단지로 삼림욕을 하듯 걸을 수 있는 코스이다. 또한 늘치이후 운은리 이르는 길은 농로 양쪽으로 자연스레 형성된 복분자 단지가 있어 제철 맞추어 찾을수 있음 지천으로 널린 복분자 열매의 맛도 볼 수 있는 곳으로 대청호 둘레길 구간중 도로와 임도로만 구성된 가장 수월하고 편안한 구간이 될 것이다.

청원. 상주간 고속도로 회인나들목에서 빠져나온뒤 571번 도로를 따라 영동, 옥천방향으로 가다보면 회남 남대문교 건너기전 좌측 대청호변에 조성된 공원이 남대문 공원이다. 둘레길은 각종 운동시설과 편의시설, 쉼터와 산책로가 조성 되어있는 남대문 공원에서부터 시작된다. 녹아들 듯 짙푸른 수면으로 쏟아지는 아침 햇살은 반짝반짝 보석같다. 도심이든 소도시이든 농촌이든 어느곳이나 아침시간은 분주하다.

조곡리 마을자랑비 서있는 코너에서 둘레길은 새실마을 앞으로 난 도로를 따라 걷는다. 아스팔트 도로이지만 차량의 통행량이 적어 걷기에는 별다른 어려움이 없다. 호변을 따라 펼쳐진 대청호는 수채화처럼 투명하다. 잠시 도로에서 벗어나 호숫가로 발걸음 옮겨보면 생각지도 못했던 풍광들이 우릴 반긴다. 회남대교 이르는 강변로와 전망좋은 언덕에 자리한 휴게소 어부동 국사봉까지 가슴까지 시원한 풍광은 살아있는 사람들만의 몫은 아닌듯 어김없이 그런자리엔 묘지들이 자리하고 있다.

늘치로 이어지는 관장리 농가의 전봇대에 메달린 우편함

판장교(분저실/판장리)에서(남대문교에서 4.5km 1시간 14분 소요) 둘레길은 판장리 방향으로 가다 우측으로 난 얼음골 민박펜션 이정표를 따라 간다.

골짜기를 따라 회남면 판장과 수한면 노성을 잇는 임도는 잘나있다. 임도를 따라 걷는 길은 빛한줌 들지않는 울창함으로 풀냄새, 나무냄새, 흙냄새 뒤섞인 숲냄새가 싱그럽다.

펜션도 있고 민가도 있다. 나무에 매달려 있는 항아리 우편함이 걸음을 멈추게 한다. 집도 안보이는데 사람도 안보이는데 어딘가에 사람이 살고 있다는 흔적은 반가운 일이다.

밤나무 단지를 따라 이어진 산길은 그보다 더 편안할 수 없다. 늘치고개 아래 마을이라 해서 불리워진 늘치마을엔 텅빈채 버려진 폐가만 덩그마니 남아있다.

뒤에는 산이 떠억 버티고 앞으로는 계곡이 흐르고 나뭇가지 사이로 파고드는 햇살을 벗삼아 삶을 영위하던 사람들이 다 떠나고 인기척이 없는 마을은 슬프다. 폐허처럼 남겨짐이 슬픈게 아니라 잊혀짐이 더 슬프다.

늘치 임도에서 만난 곤충들을 촬영하고 있는 윤석준, 이재순탐사대원

지그재그로 휘감아도는 흐름을 타고 고갯마루 올라서니 늘티다.(판장교에서 2.5km 1시간59분 소요)늘티마을에서 옥천군 안내면 용촌리로 넘어가는 해발고도 400여m의 늘치는 최근에 임도가 놓여진듯 새것의 냄새가 난다. 뒤돌아보니 골깊은 골짜기의 뒤끝은 끝도 없이 깊다. 그래서 지나온 길은 언제나 각별하다.

이후 둘레길은 용촌리로 내려서기전 우측으로 이어진 농로를 따라 이어진다. 길 양옆으로 자연스레 형성된 복분자 단지는 제철에 다시한번 찾고픈 유혹에 빠진다. 조용하고 편안해서 이야기 나누기 좋고 지나간 일을 생각하기 좋고 편안한 호흡으로 속시끄런 마음도 다독거릴 수 있는 길이다.

4구간 도착점인 은운2리 빨래터에서 발을 담그면서 하루의 피로을 풀고있는대원들

나의 살던 고향은 ♪~나의 살던 고향은 꽃피는 산골 복숭아꽃 살구꽃 아기진달래 울긋불긋 꽃대궐 차리인 동네 그속에서 놀던때가 그립습니다.~~♬ 아련한 추억 속에 묻어두었던 유년의 고향이 되살아나듯 흥얼거림은 자연스레 길동무를 자청한채 첩첩산중의 연봉으로 둘러싸인 대표적인 오지마을인 보은군 회남면 은운리로 우리들을 인도하며 대청호둘레길 4구간을 마감한다.(늘치에서 4km 1시간 05분 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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