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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0.02.04 17:24:48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오는 16일이면 김수환 추기경이 선종한지 꼭 1주기가 된다.

김 추기경 1주기를 맞아 음악회, 사진전 등 김 추기경을 그리워하는 행사가 곳곳에서 펼쳐지고 있다.

작게는 가톨릭 교계의 지도자로서, 크게는 우리사회의 어른으로서 그를 추앙하는 물결이 넘쳐나고 있다.

김 추기경 선종 당시 그를 추모하는 행렬이 명동성당을 돌고 돌아 지하철역까지 길게 드러워진 모습이 생각난다.

가톨릭 신자가 아니어도 그의 삶을 존경한 국민들의 발걸음은 추운 겨울날씨에도 그칠 줄 몰랐다.

어린 아이에서부터 80의 어르신에 이르기까지 온 나라 사람들이 김 추기경의 마지막 가시는 길을 지켜봤다.

김 추기경 선종으로 '김추기경 신드롬'이라는 사회적 현상까지 벌어졌다.

장기기증운동이 범사회적 운동으로 승화되는 전환점을 마련했고, 이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이들에게 소외된 이웃을 다시한번 돌아보고 자신의 삶을 성찰해 보게 하는 소중한 기회를 주셨다.

항상 약자의 편에 섰던 김 추기경은 이 땅에 남아있는 모든 이들에게 큰 울림을 남기고 떠나셨다.

대개의 삶은 쉽게 잊혀지게 마련이다. 하지만 김 추기경의 향기로운 삶은 종파와 이념을 떠나 세월이 갈수록 사회저변에 은은하게 퍼져나가고 있다.

왜 이토록 많은 사람들이 그를 그리워하고 흠모하는 것일까.

그것은 김 추기경이 교계 지도자로서 뿐만아니라 질곡의 현대사에 있어서 고비마다 행동하는 양심가로서, 약자의 대변자로서 자신의 온 몸을 던졌기 때문이다.

김 추기경은 1968년 한국 가톨릭에서 최초로 노동자들의 인간존엄성을 외치고 나섰다. 가톨릭노동청년회 총재주교였던 그는 합법적 노동조합을 탄합하고 노동자를 불법 해고한 '강화심도직물사건'에 맞서 '사회정의와 노동자 권익 옹호를 위한 주교단 공동성명서'를 발표했다.

그후에도 김 추기경은 1974년 민청학련사건, 1978년 동일방직노조사건 등 한국사회의 구조적 모순을 짚어내는 일에 앞장서는 등 우리사회 민주화운동의 버팀목이자 잣대가 됐다.

1987년 6·10 민주화항쟁때도 온 몸으로 공권력의 투입을 막아냈다.

시대적 양심가로서 뿐만아니라 김 추기경은 소외된 이웃의 영원한 벗이었다. 장애우, 나환우, 철거민, 도시빈민, 탈북주민, 외국인노동자, 미혼모, 성매매여성, 재소자 등 우리 주변의 소외된 이웃들이 있는 곳에는 김 추기경이 있었다.

격동의 시대에 한 인간이 감당하기에는 너무나 어려운 현실을 김 추기경은 주저없이 짊어졌다. 바로 '인간'이라는 김 추기경의 확고한 신념이 있었기 때문이다. 정부와 압력과 교회 내부적인 비판에도 김 추기경은 가난한 사람들, 고통받는 사람들 편에 서서 그들의 존엄성을 지켜주는데 자신의 삶 전체를 온전히 바쳤다.

인간에 대한 깊은 배려가 결국 김 추기경을 행동하는 양심이자 우리 사회의 어른으로 만든 모티브가 됐다.

김 추기경이 신종한지 1년이 지난 작금의 시대적 상황은 어떤가.

온 나라가 세종시 문제로 들끓고 있다. 세종시 수정안을 둘러싼 여야간 갈등, 여여간 갈등, 수도권대 지방간 대립 등 반목과 갈등이 극에 달했다. 수정안을 찬성하는 쪽이나 반대하는 쪽이나 한 치의 양보나 타협도 없다. 마주보고 달리는 폭주기관차처럼 파국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너는 없고 오직 나만 있다. 이런 형국에 인간에 대한 배려 운운하는 것은 어찌보면 사치스런 말로 들릴지도 모른다.

지역적 문제로 축소해 봐도 상황은 별반 다른게 없다. 청주청원 통합을 둘러싼 갈등 역시 해결의 실마릴 찾지 못하고 있다. 급기야 정부 8개 부처가 나서서 통합을 위한 특단의 대책을 담은 담화문까지 발표하는 상황에 달했지만 결과가 어떻게 될 지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모두가 내탓이 아닌 남 탓으로 돌리고 있기 때문에 타협의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안타깝다.

김 추기경이 살아계신다면 이런 모습을 어떻게 보실까.

항상 인간의 편에 서서 고민해왔던 김 추기경은 남 탓에만 골몰하고 있는 이 사회에 어떤 말씀을 던지실까.

김 추기경 1주기가 머지 않은 날, 가슴 밑바닥부터 답답함이 차오른다. 항상 상대방을 높이고 나를 낮추었던 '바보천사' 그 분의 향기로운 말씀이 그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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