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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09.12.09 14:12:15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전형적인 농촌의 한 작은 초등학교에서 남다른 사제(師弟)간의 정을 나누고 있어, 각박해져가고 있는 이 시대에 잔잔한 경종을 울리고 있다.

증평 도안초등학교는 통학에 불편을 겪고 있는 원거리 거주 학생들을 대상으로 개인택시를 이용해 귀가시켜 주는가하면 겨울철 따뜻하게 지내도록 전교생에게 방한복을 직접 구입해 입혀주는 등 도시학교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는 선생님과 학생 간 돈독한 정을 나누고 있다.

이 학교는 충북도교육청 연중 돌 봄 학교로 지정돼 그동안 아이들에게 인성교육과 학습능력 증진 등 체계적인 맞춤형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해 도·농 교육격차 해소를 위해 노력해오고 있다.

이 학교 학생 20여명은 요즘 택시를 타고 집으로 귀가하는 재미에 흠뻑 빠져 있다. 교육프로그램 학습을 마치고 난 뒤 미리 대기하고 있던 택시를 타고 집으로 돌아가는 이들 학생들은 여느 집 귀공자가 부럽지 않다.

특히 학교의 학생들에 대한 배려에 감동을 받은 이 학교 출신 택시기사들은 기름 값 정도의 비용만 받고 학생들을 귀가시키고 있어, 농촌의 따뜻한 이심전심의 면을 보여주는 사례가 되고 있다.

이 학교는 또 병설유치원생과 전교생 94명에게 최근 방한복과 스카프 등을 제공해 따뜻한 겨울을 지낼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있어 학부모들로부터 고마움을 사고 있다.

이번에 학생들에게 제공한 의류는 돌 봄 학교 지정으로 지원 받는 인건비를 교사들이 아끼고 쪼개서 모은 돈으로 물품을 구입, 전달함으로서 자린고비 실천을 학생들에게 몸소 보여준 계기도 됐다는 평이다.

한 학생은 "선생님이 방한복을 입혀주시는 모습이 엄마, 아빠 같아 너무 기뻤어요"라며 고마움에 대한 답례로 환한 웃음을 보였다.

이번 일을 두고 교육계에서는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사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인데 웬 호들갑이냐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 교육현실을 짚어볼 때 이 같은 사례 대부분이 도심지 학교보다는 농촌이나 산골오지인 벽지 학교 쪽에서 많이 일어나고 있어 대조를 보이고 있다.

이는 도시의 각박한 생활환경과 남에게 뒤지지 않으려는 과열 교육경쟁에서 늘 피곤한 생활을 하는 학생과 과중한 업무로 잠시 뒤돌아볼 수 있는 여유로운 시간적 여건이 허락되지 않는 교사들의 사기 저하에서 비롯될 수 있다.

하지만 어쩌면 도심 속 아이들도 지나친 교육 경쟁에서 헤어나 도안 초등학교 학생들처럼 자연 환경을 벗 삼아 천진난만하게 뛰어 놀면서, 선생님들의 따뜻하고 애정 어린 관심 속에 미래 동량의 나래를 마음껏 꽃피우는 교육 여건을 내심 기대하고 있을 것이라는 점을 생각해 볼 문제다.

물론 도시학교보다 시골학교는 학생 수가 많지 않아 교사들의 잔정이 많이 갈 수는 있다.

그렇다고 시골학교 교사들이 도시학교 교사들에 비해 업무에 게을리 한다는 편견을 두어서는 안 된다.

시골 학교 교사들의 작은 선행이 그리 크게 사회적으로 화두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먼저 변해보자는 의욕보다 개인이기주의에 젖어 있는 현 교육 여건 개선을 생각해보면서 도안초등학교 교사들의 애정이 듬뿍 담긴 교육열의 잔잔한 박수를 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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