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일보] 경찰이 청주 실종 여중생 '조은누리(14)양' 수색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하지만, 이렇다 할 단서가 나오지 않으면서 '장기 미제 실종사건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청주상당경찰서는 30일 오전 경력 107명, 소방인력 24명, 군 당국 94명, 청주시청·충북도청 인력 25명 등 250명을 투입해 조은누리 양 수색을 이어갔다.
이날 육군 37사단 장병 150명과 오후부터는 산악지역 수색작전에 특화된 특공부대·기동부대원 250명이 투입되는 등 400여명이 넘는 수색인력과 수색견 5마리가 조양이 실종된 청주시 상당구 가덕면 인근을 샅샅이 뒤지고 있다.
경찰은 수색 초기부터 수색견을 투입해 발 빠른 대응에 나섰지만, 현재까지 조양의 행방은 오리무중인 상태다. 산을 빠져나간 흔적조차도 발견되지 않았다.
현장에 열화상 카메라가 장착된 드론을 투입하는 등 정밀 수색에서도 조양의 흔적은 나오지 않았다.
신희웅 청주상당경찰서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열화상 카메라로 멧돼지·노루 등 야생동물 확인은 가능했지만, 실종 학생으로 추정되는 것은 보이지 않았다"라며 "단순 실종·범죄 연루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색과 함께 수사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해당 실종 사건에는 충북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마약수사대, 청주흥덕경찰서와 청주청원경찰서의 지원 인력도 투입된 상태다.
경찰은 조양 실종 추정 시간 인근 공장을 지나간 차량 50여대를 모두 추적해 조사하고, 인근 CCTV를 분석하는 등 각고의 노력을 펼치고 있다.
다만, 수색 8일째가 넘어도 아무런 흔적이 나오지 않자 장기 미제를 우려하는 시각이 나오고 있다.
충북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14~2018) 도내 18세 미만 실종아동 발생현황은 △2014년 385명 △2015년 578명 △2016년 568명 △2017년 555명 △2018년 496명 등 모두 2천582명. 이 중 2천566명(99.3%)이 가족의 품으로 돌아갔다.
그럼에도 도내에는 장기 미제로 남아있는 실종 사건이 여럿 있다.
대표적인 장기 미제 실종 사건은 2002년 '진천 초등학생 강송이양 실종 사건', 2014년 '청주 여고생 이다현 양 실종 사건' 등이다.
진천의 한 학교에서 수업을 듣던 강송이(당시 7세)양은 학교를 마친 뒤 종적을 감췄다. 수사에 나선 경찰이 발견한 강 양의 마지막 흔적은 강 양이 하굣길에 사 먹은 아이스크림 뚜껑뿐이었다. 경찰은 2008년 재수사를 벌였지만, 강 양을 찾지 못했다.
이다현(당시 18세)양도 2014년 1월 29일 집을 나선 뒤 현재까지 돌아오지 않고 있다.
경찰은 이양 실종 15일 만에 공개수사로 전환, 경력 2천여 명과 프로파일러·헬기·수색견 등을 총동원해 이양의 마지막 행적과 잠시 거주한 고시텔 관리인과의 연관성 등을 발견했다. 다양한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를 벌였지만, 고시텔 관리인 A(50)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데다 범죄 혐의점을 찾지 못해 미제로 남게 됐다.
이외에도 '2000년 옥천 40대 여성 실종사건', '2005년 청원군 40대 여성 실종사건', '2008년 청주 80대 여성 실종사건' 등이 장기 미제 실종사건으로 남아있다.
충북지방경찰청 관계자는 "조은누리양 실종 현장에 물이 부족하지 않다는 점 등을 미뤄볼 때 희망은 있다"라며 "실종자 발견 시까지 수색본부를 유지하면서 수색과 수사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 강준식기자 good12003@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