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기자>"당신과 함께 있어 행복합니다"

지중현 부위원장님

2024.06.26 14:28:04

지중현 충주시 연수동 주민자치위원회 부위원장이 직접 가꾸고 있는 '바퀴정원'을 소개하고 있다.

ⓒ박운경 시민기자
[충북일보] 사피니아가 가득한 '바퀴정원'에 지중현 충주시 연수동 주민자치위원회 부위원장(63)이 풀을 뽑고 있다.

3년 전 그의 남편은 67세의 나이에 갑자기 세상을 떠났다. 봉사로 열정을 다하는 지 부위원장의 옆에서 한결같이 지지해 주던 사람이었다. 그런 남편의 생각으로 눈시울이 붉어지는 날이면 그는 호미를 들고 새벽을 나선다.

'바퀴정원' 수레 옆에서 풀을 뽑고 있으면 그가 걱정스러워 뒤따라온 아들이 말없이 그 옆에 앉는다. 형형색색 아름다운 꽃들을 바라보며 그는 아들에게 말한다. "세상은 이렇게 여러 종류의 꽃들이 어울려야 아름답단다. 그러나 꽃들이 활짝 필 수 있게 풀도 뽑아주고 벌레도 잡아주는 사람들이 없다면 금세 잡풀만 우거지게 돼 버리지. 세상도 그렇단다. 함께하기 위해 나를 내려놓고 노력하는 사람들이 있어야 살맛나는 세상이 되는 것이란다."

충주시 연수동에서 봉사에 관심이 있는 사람치고 지중현 부위원장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는 충주시청 교통과에서 근무할 때부터 연가를 모두 봉사활동에 쓸 정도로 열과 성을 다해왔다. 그가 봉사활동을 시작한 것은 30여 년 전 마을의 부녀회장 취임부터였다. 아파트 재활용품을 분류해서 판 수익금으로 경로당 노인을 비롯해 도움이 필요한 이웃들에게 쓰레기 봉투 등 필요한 물품을 나눠주고, 연수주공2단지 기초생활수급자들에게는 떡을 해서 돌렸던 것이 봉사의 첫 단추다.

그 후로도 그는 연수동 주민자치위원회, 방위협의회, 자율방범대, 통장협의회 등 다양한 단체에서 열성적으로 봉사하고 있다. 지난 7일에는 연수동 세원아파트 경로당 노인들과 이웃을 모시고 경로잔치를 열기도 했다.

열과 성을 다해 활동하다보니 간혹 몸이 버티지 못할 때도 있다. 얼마 전 대상포진에 걸려 호되게 앓았다. 몸이 아플 때면 떠난 남편이 더 그리워지지만 다시 한 번 마음을 다잡아 본다. "여보 이렇게 아파도 당신의 사랑을 받았기에 당신에게 줄 수 없는 사랑을 이웃들에게, 또 두 아들과 시안, 시하 손주들에게 나누며 살게요. 내가 당신 곁에 갔을 때 떳떳하게 살았다고 말할 수 있게."

오늘도 그는 신바람이 나서 봉사 활동하러 나간다. 지중현씨가 가는 곳곳에서 너도 나도 말한다. "지 부위원장님, 당신은 우리 주변에 피어 있는 사피니아 꽃 같아요. 당신과 함께 있어 행복합니다. 사피니아 꽃말처럼."

/ 박운경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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