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를 강타한 '대륙의 실수'

2015.09.16 13:27:18

최상천

청주상공회의소 부장·경영학 박사

몇일전 우리 회사 김과장이 손목에 멋진 신제품을 차고 와서는 샤오미社의'미 밴드'라며 은근 자랑을 했습니다. 저도 나름 얼리어댑터(early adopter) 축에 들어가는지라 익히 들어 알고 있었지만 제품을 직접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요즘 젊은 친구들 말로 소위 간지나는 제품이었습니다.

최근에 대륙의 실수 시리즈가 인터넷을 달구고 있습니다. 대륙의 실수는 중국산 IT기기들 중에서 가성비(가격대비 성능)가 우수한 제품을 역설적으로 표현한 용어입니다. 중국산 하면 저품질의 싸구려 제품, 짝퉁으로 대변되는데 어찌된 일인지 성능도 좋고 디자인도 잘빠진 중국산 같지 않은 제품을 빗대어 어느 네티즌이'이런 제품은 중국대륙이 실수한 것'이라고 희화화 하며 만들어낸 언어유희의 결과물입니다.

대륙의 실수 시리즈는 세계 IT업계의 다크호스로 떠오른 샤오미社의 제품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습니다. 불과 얼마전까지만 해도 경쟁사 제품을 카피해 저렴하게 파는 그저그런 짝퉁 제조회사로 여겨졌던 중국의 샤오미社가 이제는 모두가 두려워하는 경계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입니다. 삼성전자와 애플과도 전세계 시장에서 맞짱 한번 뜰 기세이니 말입니다.

지난해 말에는 세계 휴대폰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달리던 삼성이 중국에서 샤오미에 판매대수 1위를 빼앗겼습니다. 2010년 설립된 샤오미가 불과 4년만에 이뤄낸 성과라 필자인 저에게도 큰 충격으로 다가왔습니다.

샤오미 열풍은 국내 대형 오픈마켓의 품목별 베스트셀러 순위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휴대전화 배터리 부문 1~5위는 용량 등이 다르지만 모두 샤오미 제품이고, 체중계 부문 1위 역시 샤오미 제품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소형기기를 넘어 이제는 공기청정기 '미 에어'와 '미 TV' 등 중대형 기기로까지 확산됐고, 최근에는 '홍미 노트2'라는 스마트폰이 높은 가성비로 화제를 모으고 있습니다.

문제는 샤오미 효과로 가격 경쟁력에 품질까지 더한 중국산 가전제품들이 계속 등장하면서 샤오미를 잇는 대륙의 실수 제품으로 회자되는 것을 넘어, 어느새 대륙이라는 용어가 내포하고 있던 싸구려 제품이라는 조롱섞인 편견을 걷어내며 국내 소비자의 중국산에 대한 인식을 바꾸어 놓고 있다는 것입니다.

비단, IT산업 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단언컨대, 대륙의 실수는 IT 제품을 넘어 자동차 등 전 산업분야로 확산될 것입니다. 지금 뒷짐지고 있을 때가 아닙니다. 이대로 가다간 일본에 치이고 중국에 눌려 우리의 산업기반이 붕괴될 지도 모릅니다. '자만'보다 '경각심'이 그 어느때 보다 필요한 시점입니다.

대륙의 실수 현상을 면밀히 분석해 그 속에서 답을 찾아야 합니다. 중국에 내어줄 것은 내어주고 우리는 미래산업에서 새로운 경쟁력을 찾아야 합니다. 무엇보다 정부는 다가올 사물인터넷(IoT) 등 미래산업을 선도할 수 있도록 '벤처 생태계'를 조성하는데 올인해야 하고, 우리 기업이 신성장 동력을 확보할 수 모든 조치를 취해야 합니다.

'돼지도 태풍을 만나면 날 수 있다.' 샤오미 레이쥔 회장의 말입니다. 모든 것을 파괴하고 폐허로 만들 수 있는 무시무시한 태풍도 잘 준비해 올라타는 이들에게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말입니다. 우리 산업과 시장을 강타하고 있는 대륙의 실수. 오히려 더 큰 도약을 위한 기회로 삼아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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