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한국, 언제까지 중국만 바라볼 것인가

2015.12.09 16:04:29

최상천

청주상공회의소 부장·경영학 박사

지난 12월 5일 무역의 날 기념식이 열렸다. 하지만 올해는 무역의 날이라는 말이 무색해졌다. 2011년 무역 1조 달러 시대를 열었던 이래 4년간 이어져 오던 무역 1조 달러대 달성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금년 11월까지 한국의 무역 규모는 수출 4,846억 달러와 수입 4,014억 달러를 합친 8,860억 달러에 그쳤다. 지난해 같은 기간 1조48억 달러보다 11.8%나 감소했다. 특히, 지난해 같은 기간에 2.3% 늘었던 수출이 올해는 7.4%가 줄어서 전체 교역 규모도 곤두박질쳤다.

수출이 곤두박질치고 있는 것은 유가하락과 함께 세계시장의 교역량 둔화, 그리고 주요 경쟁국인 일본의 엔화약세로 글로벌 시장에서 우리 제품의 가격 경쟁력이 떨어진 영향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전체 수출의 25%를 차지하는 중국의 성장 둔화가 가장 큰 원인이라고 볼 수 있다.

우리나라는 무역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수출 둔화는 국내 경기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 연말인데도 곳곳에서 그 어느때보다 힘들다는 장탄식이 흘러나오고 있는 것을 보면 최근의 경기상황을 실감할 수 있다. 거리마다 흥건히 취한 사람들로 넘쳐나던 그 옛날 흥청망청이 그립기까지 하다. 이러한 상황은 어찌보면 중국에 대한 무역의존도에 기인한다고 할 수 있다.

우리 경제는 이미 상당부문 중국경제의 영향력하에 들어가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내년부턴 한중FTA가 발효된다.

양국간 교역량이 증가해 단기적으로 수출증대 효과가 기대되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중화경제권의 영향력 확대가 우려된다. 14억 내수시장을 가진 중국은 분명 매력적인 시장이이지만, 냉철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

중국은 우리가 알고 있던 이전의 중국이 아니다. 그리 호락호락 시장을 내어줄 리 만무하다. 중국은 이미 산업정책을 기술자립화와 내수시장 중심의 질적 성장으로 전환했고, 산업전반에 굴기라는 이름을 내걸고 국가에서 전폭적 지원을 쏟아붇고 있다.

이 뿐만이 아니다. 그들만의 고유의 기질들이 비즈니스에서 장점으로 작용하며 무서운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즉, 세상의 중심이 중국이라는 '중화사상', '죽의 장막'으로 일컬어지는 고도의 상술, 그리고 무엇보다 여유와 느긋함으로 대변되는 '만만디' 기질은 조급함으로 단기간 승부에 집착하는 우리에게는 큰 위협이 아닐 수 없다.

한중FTA를 믿고 섣부르게 접근했다가는 자칫 그들이 만든 거대한 중화경제권으로 예속될 수 있다. 조선·해양플랜트와 스마트폰의 사례는 최근 우리 산업의 현주소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분명, 중국시장이 기회이긴 하지만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질수록 우리 산업과 경제 전반에 더 큰 문제가 야기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그것이 중국시장만을 바라볼 수 없는 이유다.

우리에게 수출은 최대의 성장동력이다. 중국 시장을 넘어 떠오르는 신시장에서 우리 경제의 새 활로를 열어가야 한다.

정부는 산업 및 수출정책을 면밀히 들여다 보고 새판을 짜야 한다. 화장품을 중심으로한 K뷰티가 한류를 타고 전세계 시장을 누비고 있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 한류문화와 융합한 수출 다변화가 답이다. 떠오르는 시장. 특히, 18억 인구의 할랄시장을 선점해야 한다. 할랄시장은 수출 한국의 미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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