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노승일 충북지방경찰청장

"고향 충북의 치안 책임에 사명감… 도민 지지와 성원 감사"
지속적으로 치안 수요 증가하는 중
도·농 복합 특성상 맞춤형 정책 필요
적은 인원에도 부서 간 화합·협조
"여중생 실종사건·우한교민 입소 등
-가장 기억에 남아… 치안 관심 부탁"

2020.06.29 20:17:50

편집자

제복을 입는 공직자의 마음가짐은 사뭇 다르다. 국가와 국민을 향한 책임감과 사명감은 갖춰야 할 기본적인 소양이다. 괴산 출신인 노승일(55·경찰대 3기) 충북지방경찰청장도 제복을 입은 뒤 단 한 번도 경찰의 사명감을 잊지 않았다. 취임 1년을 앞둔 노 청장을 만나 소회를 들어봤다.

ⓒ김태훈기자
[충북일보] ◇충북경찰의 수장으로서 금의환향한 지 1년이 지났다. 소회는.

-괴산에서 태어나 학창시절을 충북에서 보냈다. 영동경찰서장·청주흥덕경찰서장을 역임했지만, 입직 후 주로 본청과 수도권에서 근무했다. 지난해 7월 고향인 충북에 청장으로 부임했다. 고향에 청장으로 오게 돼 기뻤으나 충북의 치안을 책임져야 한다는 막중한 사명감과 책임감으로 업무를 시작했던 기억이 새롭다. 1년간 근무하며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충북경찰의 단합된 힘과 도민들의 충북경찰에 대한 사랑과 관심이다. 이 기간 범죄 발생은 줄고, 검거율은 높아지는 등 안정적인 치안을 유지하고 있어 기쁘다.

노승일 충북지방경찰청장이 청주시 청원구 주중동에 위치한 사회복지시설 '은혜의 집'을 방문해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도내 치안의 특징은.

-충북의 치안규모는 타지역보다 크지 않은 편이다. 관할면적은 전국의 7.4%(7천407㎢), 인구는 3.1%(164만여명)다. 하지만, 청주시 인구는 전국 13번째 수준으로 점차 대도시화 되고 있다. 오송·오창산업단지 확대, 충북혁신도시(음성·진천), 충주기업도시 등이 조성되며 치안수요가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청주국제공항·KTX오송역과 7개 고속도로가 지나는 교통의 요지로서 치안의 중요성이 결코 작지 않다. 3개 시와 8개 군으로 이뤄지는 등 도시와 농촌이 혼재됐다. 65세 이상 노인 인구도 전체 인구의 17.1%로 고령사회에 진입했다. 이에 따른 지역 맞춤형 치안 정책 추진과 더욱 정교한 노인 보호활동이 필요하다.

노승일(왼쪽) 충북지방경찰청장이 지난해 10월 18일 SK하이닉스 관계자와 범죄피해자 보호·지원을 위한 업무협약을 하고 있다.

◇중점적으로 추진한 치안 정책은.

-지역의 실정과 도민들의 눈높이에 맞는 치안활동으로 도민의 안전을 지키는 기본 임무를 제대로 수행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충북경찰은 올해 '도민의 안전과 행복을 지키는 충북경찰'을 비전으로 선정했다. '사회적 약자 보호'와 '공감받는 법 집행'을 추진 전략으로 삼았다. 현장 활력 제고 및 공동체 치안 활성화를 함께 추진하고 있다. 여성·아동·노인·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는 사회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각종 위협으로부터 스스로 방어할 수 있는 능력이 상대적으로 약할 수 있다. 사회적 약자를 범죄와 사고로부터 안전하게 보호하기 위해 경찰력을 집중하고 있다. 이와 함께 생활 속 불법행위와 무질서를 단속하고, 민생침해범죄 척결 등 안전한 지역사회 구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근무여건 개선을 통해 현장 직원들의 사기를 높이고, 지역과의 소통을 통한 공동체 치안 활성화 노력도 병행하고 있다.

◇충북경찰의 장점과 부족한 부분은.

-청장으로 근무해 보니 어느 지방청 직원들과 비교해도 정말 잘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도시보다 규모가 작고 인원수가 적다 보니 직원 상호 간 유대관계가 좋고, 업무 추진에 있어서도 부서를 넘어 협조가 잘 이뤄지고 있다. 앞서 말씀드렸듯 충북은 도시와 농촌이 혼재한 지역적 특색을 지니고 있어 천편일률적인 경찰행정이 아닌 지역에 맞는 다양한 시책을 펼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충북과 치안 수요가 유사한 다른 지방청보다 1인당 담당 인구와 경찰관서수가 부족한 실정이다. 올해 5월 말 기준 인구 153만8천639명의 강원은 경찰관 정원 4천284명·1인당 담당 인구 359명·경찰서 17개서인 반면, 인구 159만6천710명의 충북은 경찰관 정원 3천681명·1인당 담당 인구 434명·경찰서 12개서에 불과하다. 현재 2023년 개서를 목표로 서원경찰서와 증평경찰서 신축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2곳의 경찰서가 새롭게 문을 열면 경찰관이 증원돼 자연스럽게 치안력 보강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태훈기자
◇매년 충북경찰 내 총경 배출에 대한 관심이 높다. 올해는 어떻게 전망하나.

-총경 계급은 '경찰 계급의 꽃'이라고 한다. 실제 한 지역의 치안을 책임지는 막중한 역할을 하는 계급이다. 지역 실정과 도민 정서에 맞는 책임치안을 구현하기 위해 지역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충북 출신 중 더 많은 총경이 배출돼야 한다. 최근 5년간 총경 승진 비율을 보면 충북청은 1.9%(432명 중 8명)로, 전국 경찰관 수 대비 충북경찰 점유율 2.9%보다 승진 인원이 적다. 인원이 비슷한 대전·강원·광주·전북과 비교해도 마찬가지다. 앞으로 경험과 역량이 풍부한 경정급 다수가 계급정년으로 조기 퇴직할 우려가 있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최근 3년 동안 복수의 총경이 배출되고 있다는 것이다. 올해 역시 2명 이상의 총경이 배출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저 역시 지역의 총경 승진 인원 확대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

노승일 충북지방경찰청장이 지난해 여중생 실종사건 당시 수색견과 함께 여중생을 최초 발견한 육군 32사단 기동대대 소속 박상진 상사에게 경찰청장 표창을 수여하고 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전 국민이 관심을 갖고 응원한 여중생 실종사건과 코로나19 사태 초기 중국 우한 교민들의 진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 입소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여중생 실종사건의 경우 무더위와 장마인 상황에서 홀로 헤매고 있을 여중생의 건강이 가장 염려스러웠다. 유괴나 납치 등 범죄 피해 가능성도 걱정이었다. 수색 과정에서 수색견이 뱀에 물리기도 하고, 수색대원이 무더위에 탈진하는 등 어려움이 많았다. 하지만, 지자체·군·소방·도민의 적극적인 지원 속 11일간의 수색 끝에 기적적으로 무사한 상태의 여중생을 발견할 수 있었다. 지난 1월 말부터 2월 초까지 입국한 중국 우한지역 교민 173명이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에 입소할 당시 생소한 감염병에 대한 두려움으로 지역주민들의 우려가 상당했다. 사안의 긴급성 탓에 지자체·보건당국과 지역주민 간 소통이 잘 이뤄지지 않아 경력부대를 배치할 정도로 긴장감이 감돌았다. 진천군민과 충북도민의 대승적 수용으로 입소 전 주변에 걸려있던 부정적 현수막은 응원과 격려의 현수막으로 바뀌었다. 퇴소하는 우한교민들이 지역주민과 의료진, 경찰에 남긴 감사편지가 준 감동은 아직도 그 여운이 남아있다. 진천군민과 도민, 그리고 함께 고생해 준 충북경찰 동료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노승일 충북지방경찰청장이 운전자들을 상대로 충북지역 교통문화 개선을 위한 범도민 운동인 '함께해유 착한운전' 홍보활동을 펼치고 있다.

◇끝으로 도민께 하고 싶은 말은.

-도민 여러분의 지지와 성원에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충북경찰은 기대와 우려에 부응하기 위해 기본에 충실한 경찰업무 수행을 최우선으로 하고 있다. 추운 밤길을 순찰하는 지역경찰, 뜨거운 아스팔트 위에서 먼지를 마셔가며 근무하는 교통경찰, 도민 여러분 곁에서 오늘도 뛰고 있는 충북경찰을 따뜻한 눈길로 응원해주길 바란다. 구성원이 많다 보니 일부 잘못된 개인의 일탈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일이 없지 않아 송구스러울 때도 있다. 충북경찰도 결국 여러분의 형제·자매이고, 친척이며 우리 지역사회의 한 구성원이다. 경찰을 비난하기보다 사랑을, 질책보다 칭찬과 격려를, 그리고 치안에 대한 깊은 관심을 부탁드린다.

/ 강준식기자 good12003@naver.com


이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

<저작권자 충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관련기사

PC버전으로 보기

충북일보 / 등록번호 : 충북 아00291 / 등록일 : 2023년 3월 20일 발행인 : (주)충북일보 연경환 / 편집인 : 함우석 / 발행일 : 2003년2월 21일
충청북도 청주시 흥덕구 무심서로 715 전화 : 043-277-2114 팩스 : 043-277-0307
ⓒ충북일보(www.inews365.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Copyright by inews365.com, In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