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이낙연 더불어민주당대표

"여야 모두 세종 부처 있는 상임위 정도 이전엔 동의"
당대표 퇴임 후 당분간 서울·부산시장 선거에 집중
당장은 아니지만 전직 대통령 사면 언제인가는 필요
수도권 일극 체제 '초광역 경제권' 구축으로 풀어야

2021.02.23 20:32:21

이낙연 대표가 23일 오전 국회 더불어민주당 회의실에서 진행된 지역언론사 합동인터뷰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충북일보]오는 3월 9일 임기를 마치는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 그는 내년 3월로 예정된 여당의 유력 후보 중 한 명이다. 임기 종료가 임박한 상황에서 이 대표의 국정철학이 궁금했다. 각종 국정현안과 함께 충북의 지역 현안에 대한 생각은 어떨까. 비교적 많은 부분에서 이 대표는 각 지역별 현안에 대해 자세히 파악하고 있었다. 또한 어떤 해법을 갖고 현안을 추진하고 있는지 명쾌한 답변이 인상적이었다.

◇집권 여당 당대표을 역임하면서 거둔 성과와 소회는

"1987년 민주화 이후 가장 크고 가장 많은 개혁을 입법으로 이뤘다. 민주당 동료 의원과 원내 지도부의 협력 덕분이다. 그것이 저에게도 가장 큰 성과다. 문재인 대통령께서도 '역대 가장 좋은 성과를 낸 당·정·청'이라고 칭찬해 주셨다. 특히 역대 어느 정부도 하지 못한 권력기관 개혁을 실현했다. 검찰개혁, 국정원 개혁, 경찰개혁과 공수처 설치가 그것이다. 공정거래법과 지방자치법을 시행한 이후 30여년 만에 처음으로 전면 개정했다. 공정거래법을 포함한 공정경제3법 개정은 공정하고 건강한 경제 생태계 조성의 기틀을 다시 만들었다. 지방자치법 개정은 지방의회의 인사자율권을 늘리고 정책 활동 강화를 돕는 등 지방자치단체의 자율을 넓히고 역량을 키웠다."

◇차기 대선주자 관련 최근 여론조사에 대한 입장과 지지율 반전 전략은

"지지율이 하락한 것은 아프다. 그러나 저의 부족함과 정치의 어려움을 깨닫게 해줬다는 점에서 고맙게 받아들인다. 당 대표 경험은 저에게 귀중한 훈련 기간이었다. 지지율 반전 전략은 따로 없다. 저는 늘 제가 할 일에 집중하며 살아 왔다. 지금부터 4월 초까지는 서울과 부산 시장선거에 집중하며 민주당에 기여하려고 한다."

◇현재 대선 유력주자로 같이 거론되고 있는 이재명 경기지사, 윤석열 검찰총장의 장·단점은 각각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평가할 만큼 충분히 알지 못한다. 다만 이 지사님은 순발력과 감각이 뛰어나신 것으로 느낌이다. 윤 총장과는 서로를 알 만큼 접촉한 일이 없다. 저의 장점을 제가 말하기는 쑥스럽다. 다만 폭넓은 경험과 거기에서 나오는 안정감과 균형감을 꼽는 분들이 계시는 것으로 안다."

◇연초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론 피력 후 개혁적 인물이 아닌 중도성향 이미지가 부각되면서 민주당의 정체성에 맞지 않다는 비판이 있는데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최근 저는 신복지제도와 이익공유제를 제안했다. 그런 정책이야말로 민주당의 정체성에 가장 맞는 대안이라고 확신한다. 너무 깊게 갈라져 있는 국민의 마음을 좀 더 가깝게 모아가야 코로나 이후 대한민국의 도약과 사회과제의 해결이 가능하다고 믿는다. 그런 믿음에서 신복지제도와 이익공유제를 제안했다. 그런 방법의 하나로 사면도 언젠가는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당장 사면하자는 것은 아니었지만, 그럼에도 국민의 마음을 늘 세밀하게 헤아려야 한다는 아픈 공부가 됐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과제는

"세계의 경제와 사회는 이미 대전환에 진입했다. 그것이 코로나 위기를 겪으며 더욱 가속화됐다. 일자리와 소득이 불안정해지고, 주거, 교육, 의료, 돌봄, 문화, 환경 등 모든 분야에서 삶을 위협하는 불안요인이 늘어나고 있다. 특히 불평등이 심화되고 있다. 그것을 해결하는 것이 시대의 과제이고 시대정신이다. 그래서 세계은행(WB)과 국제노동기구(ILO)가 2015년에 '보편적 사회보호'를 제안했고, 그것을 우리의 상황에 맞게 수용한 것이 신 복지제도다. 문재인 대통령께서도 '시대정신을 실천하겠다는 의지'라고 평가하시며 '매우 뜻 깊게 생각한다'고 말씀해 주셨다. 불평등을 완화하고 국민 개개인을 보호하는 '보편적 사회보호'를 위해서는 재정이 중심적 역할을 해야 한다. 그러나 재정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경제주체들 사이에 고통을 분담하며 서로를 돕고 지탱하는 사회적 틀을 이뤄야 한다. 이익공유제 가운데 가치 사슬 안에서 작동하는 협력이익공유제는 시범 시행되고 있다. 가치 사슬 밖의 경제주체들을 돕는 사회연대기금은 제도화돼 있다. 그것이 지속되고 확산되도록 세액공제 확대와 ESG 확산 등 인센티브를 강화하자는 것이 저의 생각이다. 2월 국회에서 관련 법안이 발의 또는 심의되고 3월에는 처리될 수 있을 것이다."
◇수도권 일극체제에 대응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들이 권역별로 논의되고 있는데, 수도권 일극체제 극복을 위한 방안이 있다면

"수도권 일극체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일정 규모 이상의 '초광역 경제권' 구축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 부산, 울산, 경남 등 몇 곳에서 '메가시티'를 추진하는 것이 그것이다. 초대형 경제 생활권이 몇 곳에 만들어지면 국가균형발전에 도움을 주고, 국가 전체의 경쟁력도 키울 것이다. 민주당과 정부는 그것을 뒷받침하기 위한 광역철도망과 배후 산업단지 구축 등 지역 인프라 확충에 나설 계획이다."

◇균형 발전을 위한 2차 공공기관 이전이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1차 공공기관 이전에 대해 평가 이후 2차 이전이 가시화될 것이라고 기대했는데, 여전히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늦어지는 이유는 무엇이며, 구체적인 로드맵에 대해 제시해 달라

"정부는 공공기관 120여개를 추가로 이전하는 2차 공공기관 이전을 준비하고 있다. 지금 남은 공공기관들은 대체로 규모가 작다. 몇 가지 이유로 결정이 늦어지고 있지만 조속한 추진이 필요하다는 점에 대해 당·정·청이 생각을 같이 하고 있다. 공공기관 이전을 총괄하는 국가균형발전위원회도 이전 추진 방침에 변함이 없다고 밝히고 있다. 공공기관 추가 이전을 기다리는 지방에 희망을 드리기를 바란다."

◇당 대표 사퇴 시점과 향후 정치 일정, 활동 계획은

"당헌 당규에 따라 3월 9일 대표직에서 물러난다. 그 이후에는 당에 필요한 일을 피하지 않고 하면서 미래를 위한 공부와 준비도 병행하겠다."

◇충북의 최대 현안인 대전과 세종, 청주를 연결하는 '충청광역철도망'에 대해 알고 계실 것이다. 청주 도심을 통과하는 문제가 가장 큰 쟁점이다. 그 부분에 대해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했는데,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간 답변을 한다면

"인근 지자체 간 약간의 견해 차이가 있는 것 같다. 그런데 이러한 경우에는 '얼마나 많은 분들께 편의를 제공할 수 있는가'를 기준으로 보아야 한다. 그 관점에서 보면 저는 청주 도심 통과가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많은 시민들께서 철도를 이용하는데 너무 멀리 떨어져 있어 불편함을 겪는다거나, 혹은 차를 타고 기차역까지 가야하는 일이 생기면 이는 너무 심한 낭비가 아닌가 생각한다. 공사비가 더 들더라도 어차피 추가공사를 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처음부터 도심을 통과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

◇국회 세종의사당 관련해 당 차원에서 특위도 만들고 많은 노력을 해서 기대했던 것보다 속도도 빠르고 진행되고 있다. 국회 이전을 민주당과 정부만 추진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야당협조가 필수다. 야당의 협조를 끌어낼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이나 방안은

"국회 세종 이전은 재·보궐선거가 있어서 지금은 잠시 주춤한 상태다. 하지만 서둘러야 할 과제임은 틀림없다. 여야 모두 '세종에 있는 부처의 소관 상임위 정도는 세종에 있는 것이 좋겠다'는 데는 합의가 이뤄졌다. 그 정도는 어려움 없이 진행할 수 있을 것이다. 박병석 국회의장께서 올 상반기 안에 필요한 관련법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그리고 세종의사당을 위한 용역비 147억 원이 이미 예산에 반영됐다. 최초의 이전 대상이 어디인지, 이전 부지는 어떻게 할 것인지 등을 위한 제도적 틀을 만드는 것이 올해 목표가 될 것이다. 그리고 연차별 계획을 세우는 것까지 진척이 되었으면 한다. 박병석 국회의장께서 강한 의지를 가지고 계시니 잘 추진될 것이다. 야당도 더 이상의 반대는 어렵지 않을까 생각한다. 저희 당이 더욱 적극적으로 설득하겠다. 그동안 여야 간 대화에서 합의된 것, 그리고 여야 간 이견이 없는 사항들부터 시작하겠다. 그동안 수도권 집중억제정책에 따라 충청권 중에서도 수도권과 가까운 천안 등의 지역은 많이 활발해졌다. 충청권의 발전을 위한 첫 번째 과제는 '연계'라고 생각한다. 세종-대전-청주 그것이 충청권 전체로 에너지가 확산되도록 하는 연계의 인프라가 갖춰져야 한다. 여기에 광역철도망도 포함이 된다. 그중에 하나가 아까 말씀드린 '청주 도심을 통과할 것이냐'의 쟁점이다. 그리고 충청의 미래 산업을 조금 더 짜임새 있게 구상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충북은 뷰티산업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이시종 지사의 혜안이라고 생각한다. 충북은 또 지역내총생산(GRDP)가 과거에 비해 많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비수도권 중에서는 충북이 전국 1위로 가장 두드러질 것이다." 서울 / 김동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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