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운동가의 100년 애국혼 되새긴다

충북 출신 이상설 선생 내달 2일 순국 100주년
헤이그특사 등 독립운동 역사 '큰 획'
기념사업회·진천군, 기념관 건립 등 추진

2017.02.27 21:37:32

충북출신 독립운동가 이상설 선생 동상.

ⓒ김태훈기자
[충북일보] "동지들은 조국 광복을 기필코 이룩하라. 나는 그것을 이루지 못하고 세상을 떠나서 혼(魂)인들 어찌 감히 조국에 돌아갈 수 있으랴. 몸과 유품, 글을 모두 불태워 흘려보내고 제사도 지내지 말라."

올해로 순국 100주년을 맞은 보재 이상설(李相卨·1870~1917).

보재 이상설 선생

진천 출신의 독립운동가로, 한국 근대사에서 뚜렷하고 커다란 족적을 남긴 인물이다.

그러나 서릿발처럼 냉혹한 유언대로 선생의 기록은 대부분 불태워져 알려지지 않은 업적이 많다.

이역만리에서 조국의 독립을 보지 못한 채 숨을 거둔 망국의 한만 전해져 올 뿐이다.

선생은 1894년 25세 때 조선의 마지막 과거시험인 식년문과에 급제했다.

러일전쟁 직후인 1904년 일제가 조선에 황무지 개척권을 요구하자 반대 상소를 올리며 본격적인 독립운동의 길로 들어섰다.

일제가 외교권을 빼앗는 을사늑약이 체결되던 날, 선생은 고종에게 조약 반대를 촉구하는 상소를 올린후 돌에 머리를 부딪쳐 자결을 시도했다.

이는 미수에 그쳤으나 이를 목격한 김구가 '백범일지'에 기록을 남겨 후세에 귀감이 됐다.

선생은 지속적으로 국권회복운동을 전개했다. 1907년에는 고종의 밀지를 받아 헤이그 만국평화회의에서 이준·이위종과 함께 일본의 침략행위를 알리려 했지만 일본에게 참석을 거부당했다. 헤이그 특사 3명 중 한 명으로 기록된 배경이다.

진천군 진천읍 산척마을에 위치한 이상설 선생 생가 전경.

ⓒ김태훈기자
특사의 소임을 완수하지 못한 선생은 결국 귀국을 단념하고 성명회를 조직, 국권침탈의 부당성을 피력하는 성명서를 작성해 발송하는 등 전 세계를 상대로 독립운동을 벌였다.

그러나 일제는 헤이그 사행의 죄를 물어 궐석재판을 열고 선생에게 사형을 선고했다.

1917년 3월2일 러시아 니콜리스크에서 광복을 보지 못한 채 선생은 48세로 순국했다. 이후 1962년 선생에게 건국훈장 대통령장이 추서됐다.

안중근 의사는 "보재 선생은 세계 정세에 밝고 애국심이 강하며 교육으로 국가 백년대계를 세울 사람"이라고 평가한 것으로 전해진다.

독립운동가인 정인보와 조완구는 선생을 재덕을 겸비한 훌륭한 인물이라고 평했으며, 조선말기 학자 이건창도 그의 학문이 율곡 이이를 조술(祖述)할 것이라고 드높였다.

오는 4월21~22일은 선생 순국 100주년 기념행사가 열리는 날이다. 이상설선생기념사업회는 선생의 뜻을 기려 전국적인 추모행사를 개최한다.

세부적으로 전국시낭송대회와 전국한시지상백일장대회, 추모강연회, 추모학술대회, 해외유적지 탐방 역사 등이 계획돼 있다.

오는 7월에는 중국에 있는 이상설 항일투쟁유적지에 기념비를 건립하고, 8월에는 광복 72주년 기념 방영을 위한 다큐멘터리도 제작한다.

이상설 선생 기념관 투시도.

특히 '이상설 기념관' 건립에 대한 관심이 촉구된다. 범국민 모금운동을 진행키로 하면서다.

진천군과 기념사업회는 오는 2019년 4월 준공을 목표로 총사업비 87억7천만 원을 투입, 진천읍 산척리 134-2 일원에 연면적 3천700여㎡ 규모의 기념관 건립을 추진한다.

기념사업회 관계자는 "유언에 따라 선생의 남은 기록이 거의 없지만 무상교육 기관인 서전서숙부터 해외 최초의 독립운동기지인 한흥동 등 독립운동의 기초를 닦은 인물로 꼽힌다"며 "올해는 순국 100주년으로 선생의 다양한 업적을 알리기 위한 사업들을 차질없이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유소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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