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청주국제공항 - 공항 활성화 전략 부재

내국인-외국인 비율 99대1…균형 맞춰야
충북도, 수년째 활주로 연장에만 사활
항공업계 "연장 꼭 필요하나" 의문 제기

2013.01.22 20:01:20


연간 이용객 130만 명, 전국 15곳 공항 중 5위 권 경쟁력 확보 등 청주공항은 정부와 지자체 정책에 따라 중부권을 대표하는 거점공항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충분하다.

그럼에도 정부와 충북도 등 지자체는 청주공항 활성화를 위한 참신한 아이디어는 고사하고, 세계적 항공산업의 흐름도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인천공항 허브화 심각

최근 통계는 아니지만, 법무부 출입·국자 현황에 따르면 우리나라 연간 출·입국자는 4천만 명 이상에 달하고 있다. 이 가운데 내국인 출국자와 외국인 입국자 간 비율은 7대 3 정도다.

이런 가운데 청주공항을 통한 우리나라 국민 출국과 외국인 입국자 비율은 거의 99%대 1% 정도다. 청주공항이 국제공항의 면모를 갖추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청주공항이 국제공항의 면모를 갖추기 위해서는 내국인 아웃 바운드(Out bound)와 외국인 인바운드(In bound) 간 균형이 이뤄져야 한다는 의미다.

청주공항이 이처럼 외국인 입국자가 극소수에 그치고 있는 것은 정부의 지방공항 활성화 시책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증명해 주는 것이다.

정부 공항정책의 핵심은 인천국제공항 허브화 정책, 우리나라 항공정책의 90% 이상을 인천국제공항에 집중하면서 자체적인 관광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는 제주공항을 제외한 거의 모든 지방공항을 고사(枯死)하고 있다.

◇충북도 정책 문제 없나?

인천공항 허브화 정책과 함께 우리나라 대부분 지방공항 역시 인천공항의 축소판으로만 발전시키려고 하는 것도 심각한 문제점이다.

대표적인 사례는 청주공항 활주로 연장사업, 충북도가 이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수년째 행정력을 투입하고 있지만, 국내 항공업계 일각에서는 '전략 부재'를 지적하고 있다.

2010년 2월 9일 이명박 대통령이 청주공항 활주로 연장을 약속하면서 충북도는 큰 기대감을 가졌다. 심지어 최근 옛 대통령 별장 청남대를 방문한 이명박 대통령에게 이시종 충북지사가 활주로 연장사업의 필요성을 건의하고, 이 대통령이 청와대 수석에게 챙겨보라고 지시한 일화도 있다.

하지만, 대통령의 정무적 약속과 사업타당성 조사기관인 KDI의 입장이 같을 수는 없다. KDI는 청주공항 활주로 연장사업과 관련해 비용대비 편익분석(B/C) 점수가 1.0 이상이면서 종합적 정책분석(AHP) 점수가 0.5점 이상인 경우 사업추진이 이뤄질 수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충북도는 현재 2천743m에 불과한 활주로를 3천600m로 늘려 미국과 유럽 등 중·장거리 노선 취항이 가능하도록 하기 위해 도비를 투입키로 하는 등 사활을 걸고 있다.

국내 항공업계는 이 같은 청주공항 활주로 연장사업이 왜 꼭 필요한지 물음표를 던지고 있다. 인천국제공항을 포함한 우리나라 15곳 공항이 각각의 '특화 전략'을 외면한 채 모두가 한 방향의 정책만을 고집하고 있는 문제점을 지적한 것이다.

◇지역별 특화 전략은?

인천국제공항이 아시아 대표 공항으로 발돋음한 것은 긍정적 효과와 함께 부정적 측면도 내포하고 있다. 미국·유럽·아프리카 등 중·장거리 노선을 물론이고, 일본·중국·동남아 등 단거리까지 싹쓸이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항공업계는 우리나라 지형 및 관광인프라를 고려할 때 인천공항은 점보기 위주의 장거리 노선, 김포공항과 제주공항은 한 단계 아래 항공기를 활용한 중거리 노선 등으로 특화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이어 국내 지방공항 중 몇몇 공항을 저가항공사(LCC) 전문공항으로 발전시켜 일본과 중국, 동남아시아 등 단거리를 운항하는 특화공항으로 발전시켜야 차별화에 성공할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국내 항공업계의 한 관계자는 "일본과 중국, 동남아시아 등 대부분 국가의 항공산업이 LCC 중심으로 변한지 오래됐다.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LCC와 자가용 비행기 등을 통해 국내와 단거리를 운행하는 패턴이 나타나고 있다"며 "정부와 각 지자체들은 지방공항을 인천공항 아류격으로 만드는데 집중하지 말고, 지역별 특성에 맞는 '특화공항'이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 김동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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