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대식
충북문인협회 회장·충북사진대전 초대작가
정국이 강한 회오리바람에 묶여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혼돈의 안개 정국 속에서 신음하는 국민을 아무도 보듬지 못하고 있다. 대통령은 무슨 생각으로 계상계엄을 선포하였는지 이해하기 어렵지만, 분명한 것은 바닥을 치던 지지율을 더 처참하게 떨어트리는 잘못된 선택으로 국가를 위기에 몰아넣었다는 점이다. 2024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2023년 기준으로 1인당 GDP 3만5천569달러로 GDP 순위는 세계 14위에 올라있고, 세계에서 가장 교육을 많이 받은 나라 1위였다. 이를 감안하면 윤대통령은 구시대 후진국의 유물이나 마찬가지인 비상계엄으로 무엇을 이루려고 했던 것일까. 법학을 전공하고 검찰총장을 지낸 법조인이 21세기에 계엄을 선포했다는 것을 어떻게 받아드려야 할까.
175석으로 국회를 장악한 민주당의 무차별적 탄핵과 대통령실과 검찰 등의 특활비와 특경비 전액 삭감 등 대통령으로서 국정을 운영하는 여러 가지 손발을 묶는 방법을 동원하여 어려움이 예상되었다고는 해도 잘못 비켜나간 화살이 국가의 존망을 흔들 수도 있음을 간과하고 한 돌발행동은 아쉬움이 크다. 국가신인도 하락은 말할 것도 없고, 정치적 불확실성이 안개 속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자 외국인들이 투자를 망설이며, 환율이 상승하여 1달러당 원화가 1천480원으로 급등 수준에 서 있다는 점이다. 대부분 자원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우리로서는 환율의 급등은 경제적 파장을 걱정해야 하는 단계에 도달한 것이다.
여야 정치인들의 이전투구식 정쟁과 대권을 차지하기 위해 물불을 가리지 않는 과도한 독선이 빚어낸 진영대결의 끝이 자칫 어렵게 이루어 놓은 우리나라의 국운을 망쳐버리는 참담한 경연장이 아니기를 바랄 뿐이다. 지금 우리는 이성을 잃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보면 좋겠다. 무조건 편들기에 서서 허망한 과대망상에 손을 흔들어 주고 있는 것은 아닌지. 국익은 어떻게 되든지 나 개인의 이익에만 집착하고 있지는 않은지. 미래세대의 행복보다 현실의 안주를 택하고 있지는 않은지도 생각해 보아야 한다.
청사년(靑巳년) 새해가 밝았다. 청사년은 신선한 기운이 넘쳐나고 지혜로운 생각으로 신중하게 모든 일을 행할 때 재물이 모이고 새로운 출발과 번영의 길로 나아갈 수 있는 길운이 가득한 해이다. 그렇기에 우리 정치도 2024년의 치욕적이고, 정파적이며, 독불장군식 정치에서 벗어나 국민을 위하고 국민만을 바라보고 행동하는 정치세력이 탄생하여 국민을 양분하지 말고 화합하고 서로 용기를 복 돋아 주며 상생하는 정치로 나아가는 한 해가 되기를 소망해 본다. 국민이 가슴에 없는 정치인들이, 국민의 명령이라고 억지를 쓰며, 개가 웃을 것 같은 언동을 함부로 내삽으며 행동해도, 아무런 제재도 당하지 않고 득세하는 그런 후진국형 모델이 되어서야 어디 나라 꼴이 되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