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에는 기부로 세상이 더 아름다워 졌으면

2024.02.14 14:46:37

강대식

법학박사/충북정론회 고문

지난해 부영그룹 이중근 회장이 초등 및 중학교 동창들에게 1억 원, 고등학교 동창들에게는 5천만 원씩 지급하였고, 고향인 순천 운평리 6개 마을 주민들에게 거주 년 수에 따라 5등급으로 나누어 세금을 공제한 금액을 기준으로 최저 2천600만 원에서 많게는 9천20만 원까지 지급했다는 사실이 알려져 많은 사람들의 부러움을 샀다. 고향과 친구를 사랑하는 마음에서 시작된 것이라기에 더 의미있어 보였고, 자수성가한 사업가가 고향 사람들에게 선행을 베풀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가진 사람들이 사회에 공헌할 수 있는 나눔과 베품의 모습으로 보여져 선택적 기부이기는 했어도 가슴이 따뜻해졌다.

그런 이중근 회장이 2024년 2월 5일 2021년 이후 출산한 직원들을 대상으로 자녀 1명당 1억 원이라는 파격적인 출산장려금을 지급해 또 화제가 되었다. 출산인구의 급감으로 장래 국가의 존망을 걱정해야 할 처지에 놓인 우리 대한민국에서 기업이 자진하여 아기를 낳는 직원에게 자녀 1명당 1억 원의 현금을 지급했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지난 시절 정부는 아이를 많이 낳으면 국가가 곧 망할 것처럼 선전했고, 이런 잘못된 정부 정책이 겨우 반세기도 지나지 않아 국가의 존립을 걱정해야 하는 단계에 이르렀다는 것은 탁상행정의 비극적인 결론으로 남겠지만 향후 인구를 늘리는 정책을 어떻게 해야 되는가에 대한 고민을 해결하는 단초를 보여주었다고 할 수도 있다. 나 역시 인구를 늘리는 가장 확실한 해법은 자녀를 출산하면 즉시 1억 원 정도 현금성 지원을 대폭 강화해야 한다고 생각해 왔기에 부영건설의 결정에 박수를 보낸다. 지금까지 정부는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막대한 예산을 쏟아 부었지만 인구증가를 높이는데는 실패했다. 지금까지의 해결하지 못한 인구증가정책을 고려할 때 자녀 1명당 1억 원 지원으로 인구가 증가한다면 해답은 간단할지 모른다.

누군가에게 많은 돈을 선 듯 내어준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수 많은 억만장자(億萬長者)들이 살고 있지만 가족이 아닌 타인을 위해 자신이 모은 돈을 아낌없이 기부하는 사람이 우리 사회에 얼마나 될까? 자식에게 많은 돈을 상속해 주기 위해 법을 위반하여 탈세를 해서라도 한 푼이라도 더 증여 내지는 상속하려고 혈안이 된 사람들이 더 많아 보이는 현실에서 기부도 용기가 필요해 보인다.

지난해 9월 100세의 일기로 영면하신 관정이종환교육재단의 설립자이며, 삼영화학그룹 명예회장이신 고 이종환 회장의 기부가 새삼 더 생각나게 한다. 포브스에서 선정한 아시아 최고의 기부왕인 그분의 기부 액수는 1조7천억 원에 이른다고 한다. 그분은 인생을 '공수래(空手來) 만수유(滿手有) 공수거(空手去)'라고 하셨다. 즉, "세상에 태어날 때는 빈손으로 왔지만 손을 가득 채운 다음 세상을 떠날 때는 사회에 모두 돌려주고 빈손으로 가야한다"는 의미라고 한다. 그분은 세상을 떠나면서도 "정도를 지켜라. 결국 정도가 이긴다. 재단을 영속되게 잘 운영해 달라"는 유훈을 남기셨으며, "용서할 줄 아는 삶을 살라"고 가르치셨다고 한다. 스스로 세상에 "내 것은 하나도 없다"고 말할 정도로 근검절약하면서 모은 것을 돈이 없어 배우지 못하는 사람들을 공부시키고, 우수한 인재를 양성하는데 투자하신 노블리스 오블리제(Noblesse oblige)를 손수 실천하신 우리 사회에서 받들어 배워야 할 진정으로 큰 어른의 가르침을 보면서 현실에만 급급하면 살아온 시간들을 반성하게 된다. 우리 사회에 고 이종환 회장님과 같은 분들이 새해에는 더 많이 나오시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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