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들 마음속에 국민이 있었으면

2023.07.03 15:11:00

강대식

법학박사·충북정론회 고문

요즘 뉴스에서 가장 핫(HOT)한 것이 후쿠시마 오염수 배출이 되어버렸다. 2011년 3월 일본 동일본 대지진과 쓰나미로 인해 후쿠시마 1원자력발전소에서 폭발사고로 인한 방사능 누출사고가 발생했다. 이후 일본 정부는 원전 가동을 중지했고, 사고 당시 녹아내린 핵연료를 식히기 위해 바닷물을 냉각수로 사용하였는데 이때 세슘, 스트론튬, 플루토늄 등의 핵종이 물에 섞였다는 것이다. 도쿄전력은 오염수를 다핵종설비(ALPS)를 통해 대부분의 방사성 핵종을 제거하고 원전 부지 탱크에 보관하고 있는데 그 막대한 량의 오염수를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를 고민해 왔다. 결국 일본 정부가 택한 것은 원전에서 처리된 오염수를 약 1㎞의 해저터널을 통해 30년 동안 바다로 방류하겠다는 구상이다. 일본 정부는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최종 보고서를 기다리고 있는데 방류에 별다른 문제점이 없다는 판단을 내리면 바로 방류를 강행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일본 정부의 생각은 주변국들의 반대하는 목소리가 크게 울려도 일본이 방류를 포기할 것 같지는 않다. 일본이 주변국을 의식했다면 처음부터 방류를 위한 터널 굴착을 시작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일본이 방출하려는 오염수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물질 중의 하나가 세슘이나 삼중수소(Tritium)인데 이 삼중수소(H3)는 화학적으로 분리되지 않아 ALPS를 통해도 그대로 남아있기 때문에 문제가 되는 물질이라는 것이다.

이에 대하여 한국원자력학회는 "실증적 자료와 다양한 과학적 분석을 통해 볼 때 일본 후쿠시마 원전에서 처리된 오염수의 방출은 우리 국민 건강과 해양 환경에 영향을 미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그럼에도 야당은 후쿠시마 오염수가 방출되면 무슨 큰일이 날 것처럼 각을 세우며 정부가 마치 국민의 생명을 위협할지 모르는 일본의 오염수 방출을 미온적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하면서 전 국민을 상대로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투기 반대 서명운동본부 발대식을 열었으며, 지속적으로 정부를 공격하는 수위를 높혀가고 있다.

문제는 정말 일본이 방출하려는 오염수가 우리 국민들의 건강에 위협을 줄 정도인지 여부이다. 이런 문제는 정치인의 입이 아닌 과학자들의 입에서 나와야 한다. 과학자들의 연구에 따른 결과치를 가지고 판단해야 하는데 그런 것은 발바닥으로 뭉개고, 정치적 유불리만을 위하여 전국민을 상대로 사실과 다른 내용으로 호도하고 있다면 이는 큰 잘못이다. 과거 우리는 광우병 사태나 성주 사드기지 건설에 따른 전자파 사건에서 거짓 정보나 선동으로 국가적으로 얼마나 큰 손실과 사회적 비용을 부담해 왔는지를 보았다. 환경단체나 지역민들의 자발적인 농성으로 볼 수도 있지만 그 뒤에서는 정치적 이익을 위한 집단들이 배수진을 치고 이를 정치적으로 이용했던 것도 사실이다.

현재 야당은 이재명 당대표의 사법 리스크와 김남국 의원의 코인 문제, 많은 자당 의원들이 연류된 것으로 보이는 정치자금법 위반 문제 등이 산적한 상태이기 때문에 내년에 치루어질 총선을 의식하여 이번 일본의 오염수 방출을 계기로 자신들이 계속하여 언론에 노출되는 빈도를 줄이고 국민의 시선을 분산시키기 위한 방편으로 오염수가 크게 문제가 없음에도 국민을 불안하도록 만드는 정쟁의 도구로 이용하는 것은 아닌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또한 일본 정부도 무조건 오염수를 해양 방류하기보다는 자국 내에 이를 밀봉하는 방식으로 적치하거나 보관시설을 별도로 만들어 관리해야 한다. 그것이 동시대를 살고 있는 전 세계인들에 대한 가장 최소한의 도리다. 바다는 한 국가의 전유물이 될 수 없다. 바다를 통한 해양투기는 결국 자국의 국민이나 해양생태계에도 심각한 오염문제를 야기한다. 우리는 근대 성장과정에서 발생했던 이따이 이따이병이나 미나마타병과 같이 무분별한 환경파괴로 인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고통 속에서 살았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이제 우리 정치인들도 정치적 수단으로 국민을 우롱하는 거짓 선동을 해서는 안된다. 과학적 근거도 없는 선동정치를 반복하면서 아니면 말고식 주장이나 행동이 국민을 분열시키고 이로 인해 수산업에 종사하는 많은 사람들이 생존의 위험에 빠질 수 있다. 정치인은 자신의 정치적 이익이 아닌 적어도 국민의 이익이 우선하는 일을 할 때 국민으로부터 박수를 받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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