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어있는 옥천 독립유공자 찾아 나선다

3·1 운동 100주년 기념사업
탐문조사·기록열람 등 발굴 착수
범죄인 명부 근거 2명 추가 지정
군 "행정망 동원 명예회복 앞장"

2019.01.28 21:02:50

2013년 옥천군 청산면사무소 서고에서 발견된 범죄인명부. 1919년 3월 청산면 독립유공자들의 행적을 입증하는 중요한 단서가 되고 있다.

ⓒ손근방기자
[충북일보=옥천]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숨어있는 옥천의 독립유공자를 찾아 나선다.

옥천군에 따르면 조국의 독립을 위해 헌신했으나 아직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유공자를 발굴해 명예를 회복하고 독립운동 정신을 기리는 등 보훈문화를 조성키로 했다.

이에 군은 지난해 12월부터 탐문조사를 통한 인적 망 활용, 수형인명부와 향토지, 국가기록원의 기록열람, 국가보훈처 등 다각적인 방법과 협조로 발굴에 착수했다.

주로 3.1만세운동이 활발했던 이원면, 군서면, 청산면 등을 중심으로 자료를 적극 찾는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각 읍면 수형기록 보관유무 확인 및 향토지 독립운동기록도 확인하고 검토키로 했다.

때를 같이해 정부의 독립유공자 포상 심사기준도 완화되면서 추서에 힘을 받았다.

군은 우선 독립유공자로 지정을 받지 못한 청산면의 5명 중 안소석(당시 42·지전리)과 손일만(〃21·지전리)씨 등 2명에 대해 지난 1월 초 국가보훈처에 자료일체를 제출했다.

2013년 옥천군 청산면사무소 서고에서 발견된 범죄인명부. 1919년 3월 청산면 독립유공자들의 행적을 입증하는 중요한 단서가 되고 있다.

ⓒ손근방기자
자료가 부족했던 이들 2명은 청산면사무소에서 발견된 범죄인명부(수형인명부) 등을 근거로 했다.

범죄인명부에는 당시 공주지방법원 대전지원에서 안 씨는 보안법위반으로 1919년 4월21일 징역 1년을, 손 씨는 같은 해 4월30일 태형 60대를 판결을 받은 것으로 돼 있다.

군은 보훈처에서 1, 2차 심사를 거쳐 2월 말이면 최종 결정이 날 것으로 보고 기대하고 있다.

앞서 지난해 이들과 함께 독립운동을 한 박동희(23·백운리) 씨는 뒤늦게 99년 만에 독립유공자가 돼 8.15일 광복절 대통령표창을 받았다.

박 씨 역시 일본 경찰에 체포돼 갖은 고문으로 시달리다 태형 60대를 맞고 출소해 한 달 뒤 숨을 거뒀다.

박 씨 역시 청산면사무소에서 발견된 범죄인명부가 결정적 역할을 했다.

범죄인명부에 1919년 4월30일 보안법위반으로 태형 60대를 선고받은 것으로 기록돼 있다.

박 씨 후손들은 면사무소 협조를 받고 생존자 증언, 인우보증 등을 통해 보훈처에 심사를 요청, 마침내 독립유공자로 인정받으며 수년간 겪어오던 어려움이 한꺼번에 해소된 것이다.

이처럼 청산면에서 독립운동을 한 유공자들의 활동이 뒷받침 되고 있는 범죄인명부는 지난 2013년 신한서 전 친환경농축산과장이 청산 면장으로 부임해 서고에 방치된 것을 찾아내면서 빛을 보게 됐다.

특히 본보는 2015년 7월 27일자 1면에 단독으로 보도하면서 범죄인명부가 세상에 알려지게 됐다.

이 명부에는 지난해 유공자가 된 박 씨 등 1919년 4월 보안법으로 처벌받은 14명의 이름과 나이, 형량, 판결일 등이 자세하게 담겨져 있다.

이 중 8명은 이미 건국훈장 애족장 등에 추서돼 독립유공자가 됐다.

옥천군에는 청산면 범죄인명부가 유일하게 남아있으며 이원면의 경우도 드러나지 않은 18명이 추서를 받지 못한 독립운동가가 있지만 한국전쟁 때 화재로 소실되는 등 입증할 만한 자료를 찾을 수 없는 실정이다.

옥천군은 미 지정된 청산면의 나머지 3명도 백방으로 입증자료를 발굴해 명예를 회복하는데 전 행정력을 동원한다는 방침이다.

여영우 주민복지과장은 "옥천군에는 지금까지 독립유공자로 추서된 경우는 50명에 불과하다"며 "올해는 3.1운동과 정부수립 100주년을 맞은 만큼 행정망을 총 동원에서라도 옥천지역에서활동했던 독립유공자를 발굴해 명예를 회복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옥천 / 손근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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