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송·대구 첨단의료복합단지 애물단지 전락하나

2009년 8월 지정, 2038년까지 5조6천억원 투입
2009~2015년 외국인 환자 80% 수도권에 집중
대구 4.4%, 충북 0.9%에 그쳐…중간점검 시급

2016.07.20 19:57:23

[충북일보] 이명박 정부 시절 지정된 충북 오송, 대구 첨단의료복합단지가 정책의 연속성이 무너지면서 자칫 애물단지로 전락할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등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2009년 8월 10일 제5차 첨단의료복합단지위원회를 열어 '대구·경북 신서혁신도시'와 '충북 오송생명과학단지'에 첨단의료복합단지를 각각 조성하기로 최종 심의·확정했다.
당초 이들 두 지역에는 2013년 11월까지 세계적 의료시장을 겨냥한 신약개발지원센터와 첨단의료기기 개발지원센터, 첨단임상시험센터 등 각각 100만㎡ 규모의 종합연구공간 등 핵심시설들이 들어설 예정이었다.

또한 오는 2038년까지 5조6천억원을 투입해 국내 의료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핵심산업으로 육성될 예정이다.

하지만, 현 정부 출범 후 대구·오송 첨복단지는 기반시설조차 제대로 추진하지 못하면서 해마다 국비확보 전쟁을 벌이고 있다.

이미 지난 2013년 11월 이후 외국인 환자 유치 등의 사업효과를 거둬야 했지만, 지난 2009년부터 2015년까지 각 지역별 외국인환자 유치현황을 보면 정책의 성과 측면에서 엇박자를 보여주고 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집계를 보면 지난 2015년 외국인환자 유치 실적은 전국적으로 29만6천889명에 달했다.

지역별로는 서울시가 16만5천689명(55.8%)으로 가장 많았고, 경기도 5만6천603명(19.1%), 인천시 1만6천153명(5.4%) 등으로 수도권 전체에서 무려 80.3%인 23만8천445명에 달했다.

비수도권 지역은 외국인환자 유치실적이 참담한 상황이다.

부산시가 1만3천28명(5.4%)로 가장 많았고, 대구광역시 1만2천988명(4.4%), 대전광역시 8천96명(2.7%) 등 광역시와 국내 대표적인 관광지인 제주도가 4천552명(1.5%)로 체면치레를 했다.

다음으로 △전북도 3천935명(1.3%) △충남도 3천552명(1.2%) 등이 전체 대비 1%를 넘겼다.

반면, △광주광역시 2천744명(0.9%) △충북도 2천714명(0.9%) △경북도 2천267명(0.8%) △강원도 1천699명(0.65) △경남도 1천180명(0.4%) △울산광역시 1천87명(0.4%) △전남도 602명(0.2) 등은 전국 대비 1%에도 미치지 못하는 부진한 실적에 그쳤다.

물론, 외국인관광객과 외국인 환자가 서울시 등 수도권에 몰리는 것은 의료 인프라와 직접적인 관련성이 엿보인다.

그럼에도 외국인환자가 아직도 수도권에 편중된 것은 지난 2009년 시작된 첨복단지의 정책적 취지에 부합되지 않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특히 전국적으로 2개의 첨복단지가 위치한 대구시가 4.4%에 그치고, 충북도 역시 0.9%에 머물고 있는 것은 중앙정부와 각 광역 지자체 차원의 원인 파악과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와 관련,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의 한 야당 관계자는 20일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노무현 정부의 세종시와 기업·혁신도시, 이명박 정부의 첨복단지 등은 수도권 중심의 행정·경제·의료 기반을 비수도권으로 확대하기 위한 것"이라며 "상황이 이런데도 오송·대구 첨복단지가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하는 것은 전 정부의 정책을 현 정부가 홀대했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같은 상임위의 여당 관계자도 "우리나라는 전 정부가 추진한 핵심 정책을 계승하지 않고, 다른 사업에 집중하는 경향이 뚜렷하다"며 "이럴 경우 혈세만 낭비하고 사업효과도 기대할 수 없다는 사실을 직시하고, 이제라도 첨복단지 사업에 대한 점검과 함께 정상 추진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 / 김동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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