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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7.07.05 13:19:44
  • 최종수정2017.07.05 17:42:06

조무주

객원논설위원

바보스러운 사람을 가르켜 맹꽁이 같다고 말한다. 맹꽁이는 양서류 중에서도 걷는 걸음이 둔하고 생김새가 찐빵처럼 둥글어 우둔해 보인다. 그래서 착하고 바보스러운 사람을 그렇게 부르는 것 같다. 맹꽁이는 머리가 작고 네발이 짧으며 등은 진한 갈색을 띤다. 여기저기 검은색 반점이 있고 모양에 의한 암수의 차이는 뚜렷하지 않다. 번식기에는 수컷의 몸이 검게 변한다.

장마철 짝을 찾기 위해 수컷이 울음을 우는데 한 놈이 '맹'하면 다른 놈이 '꽁'하여 맹꽁이라 부른다. 우리나라 전역에 분포하며 과거 농촌에서 흔히 볼 수 있었다. 그러나 산업이 발달하면서 무분별한 택지 개발과 농약 사용 등으로 번식지가 많이 줄어들었다. 맹꽁이는 주로 땅속에 살면서 밤에만 나와 먹이를 찾기 때문에 관찰하기가 매우 힘들다. 현재 멸종위기 동물로 지정되어 관리되고 있다.

맹꽁이는 한 번에 5~15개씩 수십 차례에 걸쳐 약 2000여개 알을 낳는다. 36시간 이내에 알에서 올챙이가 깨어 나오고, 올챙이로 24~29일이면 새끼 맹꽁이가 된다. 이처럼 빠르게 변천하는 것은 천적으로부터 빨리 벗어나기 위한 것이다. 수천 개의 알 중에 올챙이가 되는 수가 적고 올챙이도 소금쟁이 등 천적 공격을 받아 새끼 맹꽁이가 되는 수는 많지 않다. 그래서 멸종 위기 동물이 되어 가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맹꽁이가 청주의 수곡동 매봉산 기슭, 습지에 서식한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맹꽁이는 6~8월에 큰 비가 내려 만들어진 물웅덩이에 산란하며 자란 후 웅덩이 주변 야산이나 언덕에서 낮에는 흙을 파고 숨어 있다가 밤에만 활동한다. 매봉산 습지는 요즘같은 장마철이면 물 웅덩이가 여기저기 생기며 이곳에 맹꽁이가 산란하고 서식하는 것이다. 환경단체가 원흥이방죽 두꺼비 살리기 운동을 하면서 자연생태 조사를 벌인 결과 매봉산 기슭을 비롯해 성화 2지구 옥동마을, 혜원종합복지관 인근 농수로, 충북대 경영대 뒤편 수목원 등에서 맹꽁이가 서식하는 것을 확인했다. 두꺼비 서식지로 알려진 구룡산 주변에 맹꽁이도 함께 서식하고 있음이 드러난 것이다. 맹꽁이는 두꺼비보다도 더 찾아보기 힘든 양서류여서 이들에 대한 보호 대책이 절실하다.

매봉산은 현재 대규모 택지 개발에 의해 습지가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습지가 사라지면 맹꽁이도 자연히 사라지게 된다. 따라서 택지 개발에 앞서 맹꽁이 서식지를 확보하는 것이 급선무다. 매봉산 남쪽 부분에 있는 습지에 맹꽁이가 서식하는데 이곳에 택지를 개발하여 1960가구의 아파트를 짓는다는 것이 청주시의 계획이다. 또 이 지역으로 16m 도로가 신설될 예정이어서 맹꽁이 서식지가 파괴될 위기에 처했다. 도심에서 맹꽁이를 찾아보기 힘든 상황에 녹지가 우수한 매봉산에 맹꽁이가 서식한다면 이를 지키는 것은 시민들의 몫이다. 청주시는 맹꽁이 서식지를 정확하게 확인하고 이를 어떻게 살릴 것인지를 확정한 후 택지 개발에 나서야 할 것이다.

매봉근린공원개발사업에 따른 환경영향평가가 현재 금강유역환경청에서 진행되고 있다. 금강유역환경청이 맹꽁이 서식에 대한 대책을 면밀히 세울 것으로 믿지만 자칫 이를 소홀히 하여 충북에 몇 남지 않은 맹꽁이 서식지가 사라지지 않을까 우려된다. 구룡산 원흥이마을의 두꺼비 생태공원은 시민들의 힘으로 지켜낸 자랑스러운 곳이다. 매봉산 맹꽁이도 반드시 지켜내어 두꺼비와 맹꽁이를 청주에서 함께 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

멸종 위기 동물인 맹꽁이를 살리는 것은 우리의 책무다. 따라서 택지 개발이나 도로 신설 등을 위해 무작정 자연을 훼손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특히 환경 지표동물인 양서류가 살아갈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하는 것이 바로 우리가 좋은 환경에서 살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청주시를 녹색도시 혹은 생태도시라고 말한다. 녹색도시, 생태도시를 말로만 떠들 것이 아니라 자연 환경을 지키고 녹지를 확보하며, 동식물이 서식할 수 있는 터전을 마련해주는 시가 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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