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기사

이 기사는 3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조무주

객원논설위원

이승훈 전 청주시장은 지난해 2월 23일 기자회견을 열고 서원보건소 신축에 대한 세부 계획을 발표했다. 청주시가 장기 미집행 도시공원 개발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하는 수곡동 매봉공원에 시행업자로부터 부지를 기증받아 서원보건소를 건립하겠다는 것이었다. 특히 도로 확보를 위해 매봉산에 터널을 뚫어 접근성을 강화하겠다는 야심찬 계획도 발표했다. 이후 예결위 소속 오세제 의원은 보건소 건립에 따른 설계비로 4억2000만원을 국비로 확보했다고 발표, 올해 안에 착공이 가능할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1년이 지난 지금 보건소 건립은 걸음마도 떼지 못하고 있다. 설계비로 확보한 국비 4억2000만원도 반납했다. 올해 착공, 2019년에 완공하겠다는 계획은 처음부터 잘못된 계산이었음이 드러난 것이다. 이승훈 전 시장이 자신의 공약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서둘러 보건소 건립 계획을 발표하여 주민들에게 혼란만 가증시킨 꼴이 됐다.

보건소 부지로 계획하고 있는 매봉산의 도시공원 사업은 환경 영향 평가에서부터 제동이 걸렸다. 도로 확장을 위해 너무 많은 산림을 훼손하고 보건소의 위치도 잘못됐다는 지적이었다. 당초 이곳은 초등학교 부지로 계획됐다가 보건소 부지로 바뀌는 바람에 장애인이나 노인들이 접근하기 어려운 언덕에 위치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 보건소 진입도로의 경우 산림훼손을 최소화 하기 위해 터널을 뚫어 3차선을 내기로 했으나 터널 공사가 난 공사라는 이유로 대체 도로를 계획하는 등 갈팡질팡의 연속이었다. 금강유역환경청도 환경영향평가 초안 계획대로 산림 훼손이 적은 터널 공사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경우 모충동 방면으로 도로를 확보하기 위해 주택을 철거해야 하나 공사가 만만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서원보건소 부지는 지난해 1월 매봉산 도시공원 개발 사업자인 ㈜씨에스에프(CSF)가 제공하기로 약속하여 사업이 시작됐다. CSF는 매봉산 일대 41만4853㎡ 중 70%인 29만397㎡는 공원으로 조성하고 나머지 12만4456㎡에 아파트를 지어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공동주택 부지 중 5110㎡를 보건소 신축 부지로 기부하기로 한 것이다. 계획대로라면 올해안에 부지를 제공받아 설계를 마치고 공사에 착수해야 한다. 그러나 환경영향평가가 지연되고 교통영향평가도 끝나지 않아 내년 착공도 장담하기 어려운 실정이 됐다.

청주시는 매봉산 개발 사업을 실천하여 서원보건소를 건립하겠다는 방침에 변함이 없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사업이 계획대로 되지 않고 아파트 건립과 관련, 지역 주민들의 반발도 만만치 않아 보건소 건립은 언제 시작될지 막막한 상황이 됐다. 매봉산 공원 인근 주민들은 2000세대에 이르는 대단위 아파트를 지으면서 교통이나 환경에 대한 대책이 부족하고 주민들과의 대화도 없다며 공원 개발에 반기를 들고 있다. 환경영향평가위원들도 보건소가 들어설 위치에 삼림이 많아 현 위치에서 남쪽으로 이동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평가를 내놓은바 있다.

청주시는 이곳에 지하 1층, 지상 3층 연면적 4950㎡ 규모로 보건소를 신축할 예정이다. 사업비는 국비, 도비를 포함 165억6100만원에 달한다. 올해 국비 4억2000만원을 반납했으므로 사업이 다시 시작된다해도 또다시 국비 확보 경쟁에 뛰어들어야할 형편이 됐다. 한번 반납한 사업비를 다시 찾아오기가 쉽지 않아 국비 확보도 장담할 수 없다. 시는 지난 2015년 청주교대가 관리하는 서원구 수곡동 일대 교육부 땅을 매입, 서원보건소를 신축하려 했다. 하지만 대학 측의 반대로 무산됐고 그 후 부지 확보에 애를 먹는 등 우여곡절 끝에 매봉공원을 신축 부지로 확정했으나 사업 추진이 제대로 되지 않아 보건소 건립이 지지부진한 실정이다.

어렵게 확보한 국비를 반납했다는 것은 처음부터 계획이 잘못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올해 착공도 못하는 사업을 밀어부친 담당자는 반드시 마땅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이 기사에 대해 좀 더 자세히...

관련어 선택

관련기사

배너
배너
배너

랭킹 뉴스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배너

매거진 in 충북

thumbnail 308*171

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