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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7.08.16 14:16:40
  • 최종수정2017.08.16 14:16:40

조무주

객원논설위원

잠두봉(蠶頭峰)은 누에의 머리를 닮은 봉우리라는 뜻이다. 서울 마포구 합정동의 잠두봉은 한강변에 자리잡고 있으며 예로부터 풍류객들이 산수를 즐기던 곳이다. 양화진(楊花津)을 끼고 있는 명승지로 중국 사신이 오면 이곳에 유람선을 띄웠다고 전해진다. 청주에도 잠두봉이 있다. 마포의 잠두봉처럼 화려하지는 않지만 수곡동과 분평동을 끼고 있는 이곳은 주민들의 휴식 공간으로 사랑받고 있다. 특히 누에머리 부분과 몸통과는 구름다리로 연결되어 운치를 더한다. 도심에 흔치 않은 숲속 공원이다.

그런데 청주시는 이곳에 대단위 아파트 건설을 계획하고 있다. 민간 공원 개발사업이라는 명목으로 전체 면적의 70%에는 공원을 조성하여 기부채납 받고 나머지 30%에 아파트와 상가를 지어 일반에 분양한다는 것이다. 이미 일부 토지에 대해 보상에 들어갔으며 곧 도시계획위원회를 열어 녹지 지역을 아파트 건설이 가능한 일반주거지역으로 변경하겠다고 한다. 잠두봉 개발은 누에머리 부분에 아파트를 짓는 것으로 이 공사가 완공되면 사실상 잠두봉이라는 이름 자체가 무색하게 된다. 누에머리가 잘려나가기 때문이다. 누에의 몸통만 남고 머리는 없어져 잠두봉이라는 이름을 사용하기가 어려운 것이다.

잠두봉 공원의 전체 면적은 17만7094㎡다. 이 중 5만9470㎡는 주거지역으로 5만2259㎡에는 아파트를 짓고 나머지 7211㎡에 상가가 들어서게 된다. 이곳 주민들은 잠두봉개발반대주민대책위를 구성하여 조직적으로 반대하고 있다. 우선 주민들과 충분한 협의없이 공원을 훼손하는 것에 반기를 들고 있으며 1000여 가구의 아파트와 상가를 지을 경우 엄청난 산림훼손이 우려되어 재고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청주시가 전국에서 미세 먼지가 가장 많은 도시 중에 하나이고, 도심 녹지 비율이 가장 낮은 지역으로 알려져 있는데 왜 하필 많은 부지 중에 도심 녹지를 훼손하며 아파트를 짓는지 모르겠다는 것이 주민들의 주장이다.

청주에서 장기 미집행 도시계획 시설 중 민간공원 개발이 추진되는 총 4곳이다. 이중 잠두봉이 가장 먼저 개발에 착수하는 것으로 전국에서 세 번째로 알려졌다. 주민들은 청주시가 서둘러서 아파트 건설에 나서는 것은 주민들의 개발 반대가 더 이상 확산 되기전 분양에 들어가려는 의도로 보고 있다.

청주시는 이미 도시관리계획 변경 결정안을 시의회에 제출했다. 행정 절차를 속전속결로 처리 아파트 건설을 돕고 있는 것이다. 시행사는 이미 '숲세권 아파트 건설'이라는 이름으로 분양 광고를 시작했다. 도시계획위원회도 열리지 않았는데 광고부터 시작한 것이다. 청주시는 부지 수용 협의가 어려운 토지에 대해서는 충북도 지방토지수용위원회에 토지 수용 재결을 신청한다는 방침이다. 상당수 토지주들이 개발에 반대 토지 수용을 거부하자 토지수용위원회를 통해 강제 수용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얼마전 잠두봉 공원 개발에 주민 반발이 심해지자 청주시 안전도시주택국장이 잠두봉을 찾아 주민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주민들은 개발에 앞서 주민들과의 합의가 중요하며, 교통 등 인프라가 부족한 수곡동에 대단위 아파트를 짓는 것은 문제라고 주장했다. 또 일조권, 조망권 등이 확보되지 않아 아파트 층수를 대폭 낮추는 등의 대책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청주시는 원론적인 대답만 할 뿐 주민 주장에 대해 전혀 수용할 의지를 보이지 않았다. 더구나 공원 개발에 앞서 청주시장과 주민과의 간담회를 요구했으나 시장 일정이 바쁘다는 핑계로 이를 수용하지 않고 있다.

이에따라 잠두봉대책위는 시청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주민을 무시하는 청주시의 일방적인 추진과 시행사 만을 위한 행정에 분노한다"며 "주민 동의없는 잠두봉 개발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또 청주시가 주민의 의사를 무시하고 개발을 강행할 경우 시청 앞 시위 등 강력한 반대 운동에 나서겠다는 방침을 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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