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오후 청주시 상당구 충북도청 서문 앞에서 열린 충북도민 총궐기대회에서 많은 도민들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되자 환호하고 있다. 이날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은 찬성 204표, 반대 85표, 기권 3표, 무효 8표로 가결됐다.
ⓒ김용수기자
[충북일보] 이제는 헌법재판소(헌재)의 시간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지난 14일 국회를 통과하면서 여야 정치진영이 요동을 치고 있다.
섣부른 판단은 금물.
여당은 이렇게 될 것이고, 야당은 이렇게 될 것이란 관측이 하루가 멀다하고 시시각각 변화할 수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윤 대통령은 헌재가 탄핵 심리를 거쳐 국회의 탄핵소추를 기각하면 직무에 복귀하지만, 인용하면 그 즉시 파면된다.
최장 180일 동안 이어질 헌재 심리에서 파면 결정이 내려질 경우 그로부터 60일 이내에 대선이 치러진다.
이 기간 정치권은 윤 대통령 파면 여부와, 파면될 경우 이어질 조기 대선을 둘러싸고 격랑에 휩싸일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이미 혼란에 빠졌다.
'탄핵 반대'를 당론으로 유지했지만 국회 본회의 표결 결과 '찬성' 이탈표가 8표 이상 나와 가결됐기 때문이다.
표결에 참여한 국민의힘 '충북 3인방'(박덕흠·이종배·엄태영)은 '가·부'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지만 그동안의 당내행보로 볼 때 당론을 따랐을 가능성이 높다.
탄핵안 가결 이후 탄핵 반대파들의 한동훈 대표를 향한 사퇴요구가 빗발쳤다.
그러나 한 대표는 "오늘의 결과를 대단히 무겁게 받아들인다"면서도 "집권 여당 대표로서 국민과 함께 잘못을 바로잡고 헌법과 민주주의를 지키겠다. 저는 직무를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동혁·김재원·김민전·인요한·진종오 등 선출직 최고위원 5명 전원이 사의를 표하면서 한 대표의 의지와 상관없이 '한동훈 체제'는 붕괴 수순을 맞았다.
선출직 최고위원 5명 중 4명 이상이 사퇴하면 최고위원회는 자동으로 해산되고 비상대책위원회가 들어선다는 국민의힘 당헌 때문이다.
만약 한 대표가 사퇴하면 비상대책위원장 선임은 당대표 권한대행을 맡게 될 '친윤'(친윤석열)계 권성동 원내대표가 하게 된다.
비대위 체제가 현실이 될 경우 국민의힘은 윤 대통령의 탄핵 심판 대응과 검찰 등의 수사 상황을 지켜보면서 헌재에서 탄핵을 인용할 경우에 대비해 조기 대선을 진두지휘할 수장찾기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은 헌재가 윤 대통령 탄핵을 인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조기 대선 준비에 들어갈 것이다.
헌재가 윤 대통령 파면을 결정하면 그로부터 60일 이내에 대선이 치러지는 만큼 민주당은 이 대표를 야권 단일 대선 후보로 정권 교체를 시도할 것이다.
다만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 문제가 걸림돌이다.
이 대표는 현재 1심에서 징역형이 선고된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과 1심에서 무죄가 선고된 위증 교사 사건, 대장동·백현동·위례·성남FC 사건, 불법 대북 송금 사건,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사건 등 모두 5건의 재판을 받고 있다.
이 때문에 민주당이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국무총리) 체제에 대한 공세를 강화할 것이란 관측이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이 전망에 지나지 않는다. 앞으로 5~6개월 안에 탄핵안 가결만큼 정치판을 뒤흔들 일이 또다시 발생하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서울 / 최대만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