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에서도 올해 여러 건의 음주운전이 적발됐다. 최근 코로나를 기점으로 회식이 줄고, 젊은 세대는 술을 마시지 않는 사람도 늘고 있다는 뉴스도 보도되고 있지만, 아직 일부에서는 한국사람은 술을 마셔야 친해질 수 있다면서 자신의 주량을 자랑으로 여기는 행태가 남아있다.
공직자의 음주운전은 중징계처분이 가능한 중대한 비위이며, 혈중알코올농도 0.03% 이상 0.08% 미만부터 감봉, 정직 등의 처분이 내려지고, 0.2% 이상은 정직, 강등, 해임까지 가능하다. 승진과 근무평정에 민감한 공무원 사회에서 이런 징계처분은 치명적이다.
또한 음주운전은 자신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까지 피해를 주는 범죄행위다. 11월경에는 정부세종청사 공무원이 대낮에 음주운전을 하다가 상가건물 지하주차장에서 정차 중이던 승용차를 들이받은 사건도 있었다.
술은 오랫동안 정신력과 의지로 조절하고 극복할 수 있다는 잘못된 믿음으로 오해받아왔다. 그래서 주량이 소주 4병이니 5병이니 하는 사람들을 보면 대단하다고 찬사를 보내는 한편, 친목과 사회적 교류의 무기를 얻은 것처럼 의기양양하였다.
하지만 알코올 섭취를 조절하는 능력과 알코올에 신체가 영향을 받는 정도는 모두 유전적 요소에 의해 결정된다. 미국 국립알코올남용 및 중독연구소는 알코올중독에 빠지는 성향의 절반 정도가 유전자의 책임이라고 말한다.
과학적으로 ADH4유전자 돌연변이가 있는 사람은 알코올을 신속히 해독하는데 영향을 준다고 한다. 즉, 술을 많이 잘 마시는 능력은 순전히 유전자에 의한 우연일 뿐인 것이다.
청렴한 공직자는 스스로 절제하지 못하는 음주를 경계한다. "딱 한잔만", "분위기 봐서 마셔야지" 등의 우유부단한 태도는 조금 마셨는데 대리비가 아깝다는 식의 사고흐름으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술을 마실 때는 대중교통을 이용하며 자신의 주량껏 마시고, 혹여나 차량을 가져왔지만 대리비가 아깝다면 집까지 걸어간 뒤 다음 날 차량을 이동시키면 된다.
퇴계 이황은 지인인 문인 김명원에게 잠명(자신과 타인에 대하여 경계할 만한 내용)이라는 글을 건네며 술에 대한 경계를 강조했다.
"아! 술이여, 사람에게 화를 끼침이 혹독하도다. 장기를 상하게 하고 병을 일으키며 본성을 흐리게 하고 덕을 잃게 하네"
명심보감에서는 "목이 마를 때 한방울의 물은 단 이슬 같지만, 취한 후에 잔을 더하는 것은 마시지 않는 것보다 못하다"라며 절주를 강조한다. 더이상 술을 자신의 강함을 대변하는 무기인 양 착각해서는 안된다.
앙상한 팔다리와 볼록 나온 배를 잡고 과거의 주량을 자랑하는 사람에게 멋있다고 찬사를 보내는 사람은 없다. 2025년 푸른뱀의 해부터는 청주시 음주운전 비위 적발이 단 한 건도 발생하지 않고, 올곧고 강건한 청렴도시로의 위상이 회복되길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