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지수(幸福指數)'는 자신이 얼마나 행복한지 스스로 측정한 지수다. 유엔(UN) 산하 자문기구는 세계 143개국 국민의 행복지수 결과를 매년 발표한다. '2024 세계행복보고서'에 따르면 핀란드가 1위, 우리나라는 52위를 기록했다. 미국은 23위, 중국은 60위다. 아프카니스탄이 꼴찌다. 1위로 주목받던 '부탄'은 100위권 밖으로 밀렸다.
핀란드 사람들이 우리나라 국민보다 행복하다고 느끼며 산다는 얘기다. 물론 평균치지만 핀란드 정부가 국민의 건강과 복지를 최우선 정책으로 두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필자는 괴산에서 태어나 음성에서 자랐다. 태어난 고향과 자란 고향이 있으니 고향이 두 개인셈이다. 초·중·고와 대학교 학창 시절을 마친 후, 서울에 있는 회사에 취직하고 가정을 꾸리면서 서울 생활을 하게 되었다.
한참 어른이 된 필자는 요즈음 '고향살기'를 하고 있다. 고향의 이곳저곳을 둘러보고 공부하면서, 사람들과 소통하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 고향 사람들의 지혜로운 삶에 깜짝깜짝 놀라기도 하고, 고향의 친근함에 빠져 사는 재미가 쏠쏠하다. 그러면서도 문득문득 '서울에서의 삶이 더 편한 것 같네'하고 느끼곤 한다.
서울과 고향 음성에 사는 사람의 행복지수는 얼머나 다를까·. "사람은 서울로, 말(馬)은 제주로" 라는 속담에서 보듯 사람은 서울이, 말은 제주가 행복지수가 가장 높은 곳일까·. 필자는 '아니다' 라고 답하기 어려울 것 같다. 내 고향이 서울에는 못 미치는 것 같다는 생각에서다.
1995.7.1.일 지방자치제가 시행돼 자치단체장이 관선에서 민선으로 바뀌었다. 가장 큰 변화는 주민들의 생활환경 개선이다. 지역의 양적인 성장목표 달성보다 보행환경, 체육활동 등 건강한 환경, 풍부한 문화생활, 안전한 지역사회를 만들어주는 것이 개개인의 행복에 더 중요할 테니 말이다. 내 고향 음성도 꾸준히 노력해 오고 있다. 그럼에도 지역과 지역, 사람을 연결하는 대중교통망과 도로시설의 부족은 아쉽기만 하다.
서울은 지하철을 포함한 대중교통수단이 잘 발달해 있다. 차가 없어도 얼마든지 사람을 만나고 일을 볼 수 있다. 어울려 모임도 하고 술도 한잔하곤 한다. 편리할 뿐만 아니라 65세 이상이 되면 지하철은 공짜다. '어르신 교통카드'가 나와서 그렇다.
지하철이 없는 내고향에서는 무용지물이다. 차를 끌고 나오지 않고는 작은일을 처리하려 해도 왼종일이 허비되고, 어울려 밥을 먹으러 가려 해도 차를 몰고 가야하는 것이 내 고향의 현실이다. 운전하지 못하는 사람은 불편하기 그지없다.
거기다 최근 나이든 사람들을 대상으로 운전면허증 반납 얘기도 심심찮게 하고 있다. 나이든 사람이 점점 더 많아질텐데 걱정이다. 지하철은 없고 버스는 드물고 도로는 좁고 갓길도 없다. 자전거길도 없으니 걷지도 자전거도 탈 수 없다. 서울 사는 사람보다 교통비가 더 많이 든다. 손해를 보고 있는 것 같아 씁쓸하다.
지하철이 있어야만 행복지수가 높은 것은 아니다. 그래도 대중교통을 쉽게 이용할 수 있으면 더 행복하지 않을까?. "필요할 때 언제나 쉽게 이용할 수 있는 대중교통체계와 교통시설이 갖춰진 낸 고향"을 꿈꾸어 본다.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보다 적극적으로 지방의 교통인프라를 확충하고, 주민들의 이동권을 보장해 주었으면 좋겠다.
'서울같은 내고향!' '서울보다 내고향!'
우리 모두 지혜를 모아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