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의 봄

2024.06.30 15:43:47

김순구

(전)한국감정평가사협회장·감정평가사

"나의 살던 고향은 꽃피는 산골. (중략) 그 속에서 놀던 때가 그립습니다." 언제 들어도 정겹고 포근함을 주는 동요로 예나 지금이나 흥얼거리는 노래다. 일제 식민 통치로 모든 걸 빼앗겼던 시절 고향을 되찾고 싶은 간절함을 담고 있는 노래라는 것을 알고 난 지금은 노랫말이 더욱 절절하기만 하다.

자기가 태어나서 자란 곳. 어린 시절 추억이 깃든 곳. 가족·친구들과의 행복한 순간이 모여있는 곳. 우리는 이곳을 고향이라 부른다. 이런 고향이 점차 사라지고 있다는 뉴스를 종종 접하곤 한다. 마음이 서글퍼진다.

고향의 봄을 노래하며 고향을 지키자는 노력이 곳곳에서 진행되고 있다. 참 다행스런 일이다. 그런 가운데 정말 반가운 소식이 있다. 「중부내륙연계지역 지원에 관한 특별법(이하 중부내륙 특별법)」이 작년에 제정되었고, 같은 법 시행령 제정안이 지난 6월 18일 국무회의를 통과해 27일부터 시행된다. 법안의 핵심인 국가지원, 부담금 감면등 많은 부분에서 부족한 것도 사실이지만 댐과 백두대간으로 성장에 어려움을 겪는 충북이 지역발전법을 갖게 되었다는 점에서 매우 뜻깊다 할 것이다.

중부내륙 특별법은 충북 및 충북과 경계를 이루는 주변 지역(총 8개 시·도 및 27개 시·군·구)을 중부내륙연계 발전지역으로 규정했으며, 이 지역의 지속가능발전, 합리적 규제, 지역산업 발전을 통해 지역의 활력을 도모하고, 국가균형발전의 거점지역으로서 국가 경쟁력 강화에 이바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궁극적으로는 국토의 균형 있는 발전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중요한 것은 실효성 있는 세부 추진전략을 마련하는 것이다. 각 지역의 특성과 자원을 최대한 활용해서 국가 전체의 경제적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 특별법 제정으로 법적 근거가 마련된 만큼 필요한 재정적 지원과 자원의 배분 방식을 세부적으로 명확히 설정해야 한다. 중앙정부와 각 지방정부 간의 협력 네트워크를 세밀하게 구성하고, 국토의 균형 있는 발전을 위해서는 각 분야 전문가와의 협업도 필요하다. 지역 주민의 적극적인 참여 역시 필수 요건이다.

필자는 감정평가사다. 감정평가사는 지난 50여 년의 역사 속에서 국토의 균형 있는 발전과 공정한 경제적 가치를 판단하기 위해 노력해 온 전문가다. 중부내륙연계 발전을 위해서도 전문성을 바탕으로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감정평가사뿐만 아니라 많은 전문가가 참여한다면 국토균형발전의 중요한 파트너로서의 역할을 해낼 것으로 믿는다.

국가균형발전은 모든 지역이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으로 고르게 발전할 수 있도록 하는 정책적 노력에 따라 성패가 좌우된다. 그만큼 이번 특별법 시행이 단순한 법적 조치를 넘어 국가균형발전을 위한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어내는 중요한 출발선이 되기를 기원한다. 수도권 집중 현상으로 인해 발생하는 여러문제들을 해결하고 중부내륙 지역이 거점이 되어 인프라 확충, 산업 육성, 문화 발전 등 다방면에서 지역 주민들의 삶의 질을 향상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앞으로의 성공 여부는 정부, 지자체, 전문가 그리고 지역 주민이 얼마나 긴밀하게 협력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생각한다. 각자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면서 상호 협력할 때, 우리는 진정한 국토 균형 발전을 이루어 내고, 모든 국민이 고르게 발전된 국토에서 행복한 삶을 영위하게 될 것이다.

이번 중부내륙 특별법의 시행으로 내고향 괴산, 음성을 비롯한 충북 11개 시군이 고루 성장해 함께 고향의 봄을 목청껏 노래하는 날이 오길 기대해 본다.


이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

<저작권자 충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PC버전으로 보기

충북일보 / 등록번호 : 충북 아00291 / 등록일 : 2023년 3월 20일 발행인 : (주)충북일보 연경환 / 편집인 : 함우석 / 발행일 : 2003년2월 21일
충청북도 청주시 흥덕구 무심서로 715 전화 : 043-277-2114 팩스 : 043-277-0307
ⓒ충북일보(www.inews365.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Copyright by inews365.com, In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