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국제공항 노선 다변화 '만년 헛구호'

中사드사태·日경제보복 영향 불안정성 고조
부메랑 맞고도 또다시 중국노선 확대 움직임
일부 노선에만 의존… 아웃바운드 편중도 심각

2019.08.06 20:46:13

[충북일보 유소라기자] 청주국제공항 활성화를 위한 노선 다변화 정책이 만년 헛구호에 그치는 모양새다.

획일화된 노선으로 인해 국제 정세가 악화되거나 정치적인 이슈가 발생할 때마다 별다른 돌파구가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국노선과 일본노선에 대한 의존도를 지나치게 키워온 탓이다.

최근 국내 저비용항공사(LCC)들은 일본노선을 감축하는 등 '탈(脫) 일본'을 서두르고 있다.

엔저 영향에 힘입어 경쟁적으로 공급을 늘려 왔지만, 최근 줄어드는 수요와 경제보복 이슈까지 겹쳐 향후 수익성을 장담할 수 없어서다.

일본 여행 수요가 이미 한계치에 달한 상황에서 이번 일본 경제보복 이슈가 불을 지폈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전언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청주공항의 일본노선 또한 구조 조정 영향권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충북도는 일본여행을 자제하는 분위기 속에서 이용객이 줄고 있는 일본노선 대신 국내 노선과 중국 노선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한국 배제 이후 반일 분위기가 고조되면서 나타난 일본노선 이용객 감소를 중국노선 확대를 통해 상쇄하는 출구전략으로 풀이된다.

우선 9월부터 중국 장자제(張家界) 취항이 이뤄진다. 이스타항공은 주 2회, 중국 사천항공은 주 4회 운항할 계획이다.

티웨이항공은 옌지 정기노선 운항에 가세한다. 이 항공사는 주 3회 운항할 예정으로, 현재는 2개 항공사가 주 6회 옌지를 오가고 있다.

청주공항을 거점으로 한 에어로케이항공은 이달 중 운항증명(AOC)을 신청, 내년 2월께부터 취항하게 된다.

에어로케이항공은 내년 일본 나리타·나고야·기타큐슈와 대만 타이베이, 중국 칭다오를 취항할 계획이다.

다만, 한·일 관계 악화가 지속될 경우 일본 노선을 포기하고 중국 노선을 확대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이렇듯 중국 쪽을 중심으로 정기 노선을 다변화한다면 청주공항에는 큰 여파가 없을 것이라는 게 도의 입장이다.

하지만 우려는 여전하다. 청주공항은 이미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여파로 된서리를 맞은 경험이 있는 까닭이다.

중국과 일본에만 치중돼 있는 노선을 다변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일각에선 LCC들의 영업방식이 아웃바운드에 과도하게 편향된 결과라는 분석도 나온다.

국내 관광산업 발전을 위해선 외국인을 국내로 데려오는 '인바운드' 영업이 활성화 돼야 하는데 저가항공사들이 내국인을 외국으로 실어나르는 '아웃바운드' 영업에 치중하며 관광수지 적자를 부추겨 온 탓이다.

해외에서 수요를 확보하는 인바운드 상품 발굴보다 손쉬운 아웃바운드에 기댄 단순 영업 전략이 빚은 반작용인 셈이다.

때문에 이번 기회에 항공사들이 단기적인 수익을 올리기 위한 영업 전략이 아닌 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관광 수지나 장기적인 항공업계 발전으로 보면 인바운드 전략에 승부를 걸어야 하는데 그동안 아웃바운드만 경쟁적으로 늘려왔다"며 "이번 기회에 LCC들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인바운드 개발 쪽으로 영업 전략을 고민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관광정책을 아우르는 지자체 또한 수치로 확인되는 당장의 행정적인 성과에 열을 올리기보다 전략적으로 노선 다변화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지적했다.

/ 유소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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