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맞이 군살빼기로 활기를 되찾자

2016.04.03 16:08:54

최시억

국회사무처

4월 초순, 요사이 이른 봄이라고 하기보다는 초여름에 가까운 날씨가 며칠 동안 지속되고 있었다. 초여름 날씨는 구식(舊式) 온도계 속의 잘 보이지 않는 수은주(水銀柱)보다 길거리에서 마주치는 여성들의 짧아진 옷차림에서 쉽게 드러나는 듯하다.

지난 주말, 오랜 만에 고등학교 친구를 내 고향 청주에서 만났다. 충청도 말투에다 귀에 거슬리지 않을 만큼 적당히 섞인 욕설(?), 반백(半白)이 지났건만 주위에 다른 이들이 보이지 않을 때에는 우리는 어느 새 고등학교 시절로 돌아가 있었다.

그랬던 그 친구가 착즙기를 택배로 보내왔다. 그 친구가 뱃살 빼는 효과를 톡톡히 보았다는 식이요법을 나에게 권하기 위해서다. 아마 소주 몇 잔 오고 간 뒤, 겉옷 사이로 불룩하게 드러난 내 뱃살 보고는 적잖이 건강이 걱정되었던 모양이다. 하기야 지금 내가 보기에도 민망할 정도이니….

지금 내 몸에는 뱃살이 아니라도 불필요한 살이 많이 붙어있다. 어학사전에서 나오듯이 '영양과잉이나 운동부족 따위 때문에 찐 군더더기 살'인 군살이다. 내가 군살을 빼기 위해서는 현재보다 음식물 섭취량을 줄이거나 육체의 활동량을 늘려야 한다. 그런데, 음식물 섭취량은 친구가 권하는 식이요법과 내 나름의 노력으로 조절하기로 했으니, 나머지는 내가 좋아하는 등산 등 운동량으로 채워야 한다.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겨우내 두꺼운 겉옷이 가려주었던 군살이 드러나자, 봄맞이 군살빼기에 나선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나의 군살빼기 방법을 다른 사람들에게 적용하기 위해서는 각기 다른 체격조건(體格條件)과 기초대사량(基礎代謝量)을 추가적으로 고려하면 될 것이다. 하지만, 단기간에 각자의 체격조건과 기초대사량은 크게 변화하지 않을 것이니 결국 섭취량과 활동량을 적정한 수준으로 늘려야 될 것이다.

이런 이치를 국내경제에 적용해 보면 어떨까? 지난해 말 기업이 국내 은행에 예금한 잔액은 약 348조원으로 전년보다 8.3%에 달하는 26조7천억원이 증가했는데, 그 증가율은 2014년의 3.4% 보다 훨씬 높다고 한다. 국내경제의 한 축인 기업이 활동량, 즉 투자와 고용을 줄인 상태로, 경제의 군살이 붙어있다고 볼 수도 있다.

이렇게 기업의 투자와 고용이 감소하면 가계의 소득이 줄어들고 소비도 또한 줄어들게 되어 경제성장률을 떨어뜨리게 되고, 이는 경제전망을 어둡게 해서 다시 기업의 투자를 줄게 하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한다.

물론, 이와 같이 기업들이 투자를 줄이는 것은 대내외의 경제전망, 특히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의 특성상 세계경제의 전망이 어두운 것이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그렇지만 가계, 기업, 정부 등 모든 경제주체가 그냥 가만히 앉아서 경제전망이 밝아오기만을 기다릴 수는 없지 않은가?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힘을 합쳐 조속히 투자유인책을 마련하는 동시에 중장기적으로는 우리 경제의 기초대사량(基礎代謝量)에 해당하는 소비부문을 늘일 수 있도록 체질개선에 나서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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