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권 광역소각시설 증설로 주민 갈등 심화

정 나눈 이웃들과 13년째 싸움…"언제까지 해야 하나"
지난 2003년 소각시설 유치 문제로 대립
2호기 가동 앞두고 주민지원금 두고 심화
중재·화합 역할 해야할 시는 무능한 모습

2015.04.22 19:55:11

[충북일보=청주] 청주권 광역소각시설 증설과정에서 주민 간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중재와 화합의 역할을 해야할 청주시는 무능한 모습이다.

속보=청주권 광역소각시설 증설과정에서 주민 간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3월27·30·31일자 2면, 6일자 2면, 13일자·21일자 4면, 22일자 2면>

22일 오전 11시 청주시청 브리핑룸에서 흥덕구 휴암동 청주권 광역소각시설 인근 주민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중재와 화합의 역할을 해야할 청주시는 무능한 모습이다.

입지 선정부터 주변영향지역 결정 고시, 주민지원금 협의·분배 등 결정하는 주민지원협의체 구성 등을 둘러싸고 분쟁이 이어지고 있다.

청주시 흥덕구 휴암동 청주권 광역소각시설 인근 마을 주민들은 22일 오전 11시 청주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청주시와 마을 통장이 민주적 절차에 의해 선출된 주민지원협의체 임원을 인준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1호기 주변영향지역 주민들은 규약에 따라 협의체 임원을 선출했지만 시는 이를 무시하고 입맛에 맞는 주민을 임원으로 임의로 인준하려 하고 있다"며 "시가 마을 통장을 통해 임의적 임원 추천을 강행한다면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행정소송 등 법으로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청주권광역소각시설 인근 마을인 휴암 7통 주민들이 겪고 있는 갈등은 지난 200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 마을은 소각시설 입지를 놓고 소각시설 입지를 희망하는 청주권 광역쓰레기 매립장 청주시 주민지원협의체와 이를 반대하는 쓰레기 소각장 설치 반대 대책위원회가 구성되는 등 찬반 의견이 팽팽이 갈렸다.

청주권광역소각시설 입지선정위원회는 이같은 갈등에도 그해 11월5일 4개 후보지에 대한 환경성, 접근성, 경제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휴암지역을 최적지로 선정했다.

이어 하루 200t을 처리하는 소각시설은 2006년 9월 착공에 들어가 2009년 4월22일 준공됐다.

소각시설은 '폐기물처리시설 설치촉진 및 주변지역지원 등에 관한 법률(폐촉법)'에 따라 간접영향권인 주변영향지역을 지정, 주민지원금 등 인센티브를 제공하게 돼 있다.

주변영향지역은 환경상 영향조사를 통해 결정, 고시되는데 당시 휴암7통 3·4반 56가구가 포함된 92만7천430㎡ 확정됐다.

시는 주변영향지역 56가구 주민들로 구성된 '청주권광역소각시설 주민지원협의체'와의 협의를 거쳐 해당 지역에 주민지원금 등을 지급했다.

주민지원금은 청주지역 쓰레기 종량제 봉투 판매금액(연 70억원)의 100분의 5(5%)인 3억5천만원 정도다.

시는 기존 소각시설(1호기)을 준공한 뒤 향후 쓰레기 증가에 대비하기 위해 같은 규모의 소각시설 2호기 증설을 추진했고 지난 2012년 9월 착공에 들어갔다.

2호기는 1호기와 맞닿아 있으며 1호기와 같은 굴뚝을 사용한다.

증설 과정에서 시는 2호기에 대한 환경상 영향조사를 실시, 주변영향지역을 결정했다.

조사를 수행한 기관은 1호기 주변영향지역 주민지원협의체가 선정했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2호기 주변영향지역은 1호기 주변영향지역과 달리 면적이 확대됐고 기존 1호기 주변영향지역에 속한 9가구가 제외되면서 주민 간 갈등은 심화되고 있다.

2호기 주변영향지역은 기존 1호기에 속한 47가구와 휴암7통 1·2반 60가구가 포함됐다. 면적은 141만3천395㎡로 48만5천965㎡ 늘어났다.

증설되는 2호기(200t)가 오는 7월부터 정상운영되면 하루 처리 규모가 400t으로 늘어나면서 주민지원금 총액도 늘어나게 된다.

주민지원금 총액은 종량제 봉투 판매금액의 100분의 10(10%)으로 상향돼 연간 7억원에 이른다.

주민지원금을 지원 받기위해서는 1·2호기 주변영향지역을 하나로 합친 협의체가 구성돼야 하지만 소각시설 찬반으로 나뉘었던 주민들은 이제 1·2호기 주변영향지역으로 편을 갈라 대립하고 있다.

13년째 이어진 갈등은 이제 주민 스스로 멈출 수 없는 상태에 이르렀다.

휴암7통의 한 마을 주민은 "소각시설이 들어온 뒤 오랫동안 정을 쌓아온 이웃들이 척지고 내편네편 싸우기를 반복하고 있다"며 "2호기 증설을 놓고 마을이 또다시 시끄러워지고 있다. 그래도 한 마을 사람인데 언제까지 이 싸움을 계속해야 할지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안순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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