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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8.09.10 20:30:00
  • 최종수정2018.09.10 20:30:00
[충북일보]  뜨거운 심장을 가진 영웅들의 축제가 열리고 있다. '2018 충주세계소방관경기대회'가 10일부터 17일까지 8일간 충주 일원에서 펼쳐지고 있다.

 이 대회는 1990년 4월 뉴질랜드에서 처음 열렸다. 그 뒤 2년마다 개최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선 2010년 대구 대회에 이어 두 번째다. 살아 있는 영웅들의 잔치답게 화합과 우정으로 가득 차 있다. 물론 올림픽 같은 다른 국제대회와 성격은 크게 다르다. 국가별로 진행된 선발전 등을 통해 뽑힌 대표선수들이 아니다. 참가를 희망하는 소방관이면 누구나 경기에 출전할 수 있다. 모든 경비는 당연히 개인 부담이다. 선수들은 1인당 150달러의 참가비를 낸다. 항공료, 숙박료도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 내 돈을 써 가며 외국까지 가서 대회에 참가하는 일이다. 참가자가 별로 없을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외국의 소방영웅들은 달라도 한참 다르다. 가족들과 외국을 방문해 여행하며 추억을 쌓고 있다. 다른 나라 소방관들과 경기를 통해 우정을 나눈다.

 미국이나 유럽 등 선진국의 소방관 처우는 괜찮다. 특히 미국 소방관에 대한 처우는 화제를 모을 정도다. 예를 들어 지난해 시애틀 공무원은 1만5천744명이다. 이 가운데 최고액 연봉자가 시장이 아닌 소방관이었다고 한다. 미국 소방관도 우리나라 소방관들처럼 시간외 근무를 많이 한다고 한다. 그러다 보니 초과근무수당이 실제 월급보다 많을 때가 많다고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 소방관들은 좀 다르다. 세계 대회에 참가하기가 그리 쉽지 않다. 목숨을 걸고 불길 속으로 뛰어들지만 대우가 그리 좋은 편이 아니기 때문이다. 물론 우리나라 소방관들에 대한 처우도 점차 개선되고는 있다. 하지만 아직도 멀었다.

 얼마 전 구급차에서 폭행당한 소방관의 모습은 우리 사회에서 소방관의 위치를 단적으로 말해준다. 소방청은 소방관 순직사고가 있을 때마다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정부는 소방관을 애도하며 그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말을 내뱉었다. 그런데 현실은 관련 기관이나 정부의 말이 무색할 정도로 변한 게 없다. 소방청 자료에 따르면 2008년부터 지금까지 10년 동안 순직한 소방관은 56명이다. 부상을 당한 소방관은 3천700명이 넘는다. 최근 5년간 스스로 목숨은 끊은 소방관도 47명이나 된다.

 소방관의 업무는 늘 생명을 담보로 한다. 365일 잠을 설치며 현장으로 출동한다. 국가가 한 개인에게 생명을 포기해가며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라고 명령했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어쩌면 재난업무 수행 과정에서 소방관의 희생은 당연할 지도 모른다. 하지만 국가는 명령만 했을 뿐 보상엔 소홀하다. 생명을 담보로 한 명령치곤 턱없다. 지금까지 변하지 않고 있다. 말할 것도 없이 우리나라를 두고 하는 말이다. 소방관도 당연히 개인의 소중한 생명권을 갖고 있다. 적어도 다른 공무원과 똑같은 기준을 적용하는 게 맞다. 생명을 대가로 무언가를 요구할 권한은 누구에게도 없으니 하는 말이다.

 소방관들은 오늘도 재난현장에서 사투를 벌이고 있다. 재난현장에 가장 먼저 들어가 가장 나중에 나온다. 재난현장에서 최대한 빠르게 대피해야 하는 일반적 상식과 반대다. 위험 속에 가장 먼저 뛰어들어 자신의 생존권마저 포기해야 한다. 정부는 이제부터라도 소방관 처우 개선에 적극 나서야 한다. 그게 소방관들의 기도를 들어주는 일이다. 우리나라는 예나 지금이다 소방관들에게 원초적 생존권에 대한 포기를 요구하고 있다. 이제 대가의 문제를 따져봐야 한다. 무엇을 해줄 수 있는지 제시해야 한다. 무엇보다 생존권을 포기하며 희생을 감수한 소방관들에게 적절한 보상을 해야 한다. 그래야 위기에 처한 소방관을 구조할 수 있다.

 2018충주세계소방관경기대회가 열리고 있다. 역대 최대 규모의 소방관 올림픽으로 펼쳐지고 있다. 우리나라 소방관들의 처우도 세계와 걸맞게 개선돼야 한다. 그래야 그들이 "신이시여, 강렬한 화염 속에서도 생명을 구할 수 있는 힘을 주소서, 언제나 방심하지 않게 하시어 가냘픈 외침까지 들을 수 있게 하시고 화재를 신속하게 진압하게 하소서."라고 기도할 수 있다. 그들의 가슴에 새긴 "First in Last out" 문구를 자랑스러워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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