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장금의 절기밥상 - 화사하고 여성스런 딸기

딸기설기, 딸기샐러드, 딸기화채

2018.03.18 16:20:57

지명순

U1대학교 호텔조리와인식품학부 교수

만물이 생동하는 춘삼월! 밤낮의 길이가 같아지는 춘분이 다가오고 있다. 시나브로 퍼지는 햇살에 바람은 따듯하고 여인네 가슴도 설레인다. 그런데 점심을 먹고 나면 몸은 나른하고 하품이 줄줄이 이어 나온다. 춘곤증이다. 이럴 때 특효약은 바로 딸기, 대청호 주변에 드넓게 펼쳐진 친환경 딸기밭으로 향한다.

시내를 벗어나 시골로 향하는 길, 농부가 트랙터로 밭을 가는 분주한 풍경이 눈에 들어온다. 본격적인 농사철이 시작되었다는 걸 직감한다. 예로부터 애벌갈이를 엄숙히 행해야 한 해 동안 걱정 없이 풍족하게 지낼 수 있다고 여겨 '하루 밭 갈지 않으면 한해가 배고프다'는 말이 있는 시기가 춘분(春分)이다.

'청남딸기' 하우스 안은 딸기와 꽃이 어울려 꽃밭같다. 샤랄라~, 봄처녀가 된 기분이다. 주인이 나타나기 전에 탐스럽게 익은 딸기를 따서 얼른 입에 넣었다. 향긋한 딸기 향이 입안에 퍼지면서 부드럽고 달콤한 맛이 입에 가득하다. 맛있다! '정말로 훔친 과일이 휠씬 맛있다'는 말이 맞다. 시치미를 뚝 떼고 "딸기농사 정말 잘 됐네요. 지금이 딸기철인가요·" 물으니 "비닐하우스에서 나는 딸기는 요즘이 제철! 싱싱하고 알도 좋고 맛있어요." 라고 한다. "딸기 맛 좀 봐도 되요·"하니 딸기를 따서 하나 건내시며 "딸기는 꼭지가 하늘로 향해야 제대로 익은 거에요. 그래야 달아요!"한다. 훔친 딸기보다 진짜 잘 익은 딸기를 알아보는 것이 맛있는 딸기를 먹는 방법이란 걸 아는 순간이다. 빨간 빛깔에 반하고 단맛에 또 반하는 딸기 매력에 흠뻑 빠졌다.

딸기

딸기는 춘곤증을 물리치는 천연식품으로 먹는 비타민C 이다. 봄볕에 그을린 봄처녀의 피부를 보호해 주는 것은 물론이고 춘곤증에 시달리는 봄총각에게도 활력을 준다. 비타민C 부족 현상이 나타나는 봄에 파릇파릇한 기운을 북돋아주는 과일인 것이다.

싱싱한 딸기를 한바구니 따서 '떡과 풍경'을 운영하는 송인순님을 찾아갔다. 오늘은 케익만큼 부드러운 딸기설기와 새콤달콤한 딸기 드레싱으로 신선한 맛을 더한 딸기샐러드, 오미자를 우려 꽃분홍빛 사랑스런 딸기화채를 만들기로 했다.

딸기설기

딸기설기부터 시작해 본다. 쌀가루는 방앗간에서 빻아서 냉동보관 했다가 필요한 만큼 해동해서 사용하면 되는데 먼저 쌀가루에 딸기가루를 섞어 체에 내린다. 여기에 딸기의 신맛을 감추어 줄 설탕을 넣어 설렁설렁 섞어준다. 떡 만들기의 베테랑 솜씨가 발휘되는 손놀림이다. 쌀가루가 준비되면 베이킹컵에 안치면 되는데 쌀가루를 한켜 담고 그 위에 딸기잼을 올리고 다시 쌀가루를 덮어준다. 그리곤 이쁘게 말린 딸기를 고명으로 올려 찌면 된다. 20분 찌고, 10분 뜸드려 포근한 떡을 완성했다.

딸기샐러드

믹서에 딸기 10개, 요구르트 1개, 설탕 1큰술, 식초 1큰술, 소금1작은술 넣고 단맛과 영양가를 높여줄 꿀도 조금 넣고 한번 휙 갈아주면 분홍빛깔 딸기 드레싱이 된다. 샐러드 볼에 양상치와 여러가지 채소를 담고 딸기를 올려 예쁘게 단장한 다음 드레싱을 적당히 뿌려주니 비타민 듬뿍 샐러드가 되었다.

딸기화채

다음은 빛깔이 환상적인 딸기화채 만들기이다. 마른 오미자를 9시간 찬물에 담가 불리면 꽃분홍색 국물이 된다. 이것을 면보에 거르고 설탕과 꿀을 타서 적당히 단맛을 내고 먹기 직전에 딸기를 동그랗게 썰어서 띄우기만 하면 된다. 이렇게 간단한 딸기화채는 봄철 피로회복제로 최고이다.

오미자에 들어 있는 유기산은 식욕을 촉진해 잃었던 입맛을 찾아주고 에너지 합성을 도와 나른한 오후에 한 잔 마시면 기운이 번쩍 난다. 또한 봄나들이나 운동 후 종아리가 땡길때 마시면 유기산이 근육에 쌓인 젖산을 분해해 뭉친 근육이 빨리 풀린다.

딸기음식으로 차린 식탁은 화사하고 여성스럽다. 비타민이 풍부한 “T깔과 향기가 식욕을 돋운다. 딸기 드레싱을 얹은 샐러드부터 맛을 본다. 새콤한 맛이 신선한 채소와 잘 어울려 상큼하다. 다음은 딸기꽃이 장식 된 설기떡을 베어 물었다. 마치 쉬폰케익처럼 부드러운 촉감이다. 봄처녀는 떡을 싸서 꽃놀이 소풍가고 싶어졌다. 후식으로 딸기화채를 마신다. 딸기와 오묘하게 어울리는 다섯가지 맛은 나른했던 몸을 리프팅시켜 기분 좋은 긴장감이 돌게 한다.

봄이 왔지만 파릇파릇한 비타민이 2% 부족하다면 딸기향처럼 달달하고 설레이는 딸기가 맛있는 절기 춘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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