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푸신몽골족자치현을 다녀와서

2016.06.01 16:34:46

이태근

(사)흙살림연구소

한반도 전체 면적의 43배의 땅덩어리를 가진 나라. 총 인구 14억을 향해 달려가는 나라, 중국이 변화하고 있다. 정치, 경제 선진국으로 발돋움하기 위한 끊임없는 노력이 전 세계에 위협적으로 다가 오고 있는 요즘, 이러한 노력은 농업 분야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중국은 쌀과 밀, 옥수수와 같은 식량 작물의 주요 생산지로 유명하지만 지난 2004년 농산물 수입국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중국에서도 자국 농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여러 가지 정책을 시행하고 있는데 그 중에 하나가 바로 유기농업 육성이다. 더불어 최근 중국 내 자원고갈과 환경문제, 먹거리 안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유기농업이 민간 기업 차원에서도 의미 있는 사업으로 다가가고 있다.

이러한 사업의 일환으로 지난 5월, 중국 요녕성 푸신몽골족자치현의 신상실업유한회사의 초청을 받아 다녀오게 되었다. 신상실업유한회사는 현재 푸신몽골족자치현의 거미산진(우리나라의 읍과 같은 행정단위)에 유기농을 목표로 한 생태농업지구를 운영하고 있다. 이번 중국 방문은 동아시아농업협회의 주관으로 이 지역에 한·중 생태농업지구를 조성하기 위한 첫 발걸음이었다.

푸신몽골족자치현은 요녕성의 대표 도시인 심양에서 약 170㎞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다. 심양 공항에서 서쪽방향으로 난 고속도로를 2시간 정도 달렸지만 산이라고는 보이지 않는 대평원이 계속되는 것을 보면서 중국 대륙의 광활함을 새삼 느낄 수 있었다. 푸신은 원래 세계에서 가장 큰 탄광지역의 하나였지만 중국 정부의 석탄 억제 정책으로 약 40만 명 정도가 일자리를 잃는 등 쇠퇴의 길을 걷고 있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광활한 대지를 이용한 농업으로 다시 재기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동아시아농업협회와 함께 생태농업지구를 건설할 계획인 거미산진은 이름에서도 알 수 있다시피 하늘에서 보면 거미처럼 생겼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이 지역은 광업지역인 푸신몽골족자치현에서 특이하게도 농업이 중심인 지역이다. 총인구 2만여 명 중 농업인구가 1만 9천여 명, 총 면적 6천만 평 중 절반인 3천만 평이 농지를 차지할 정도로 지역민의 대부분이 농업에 종사하고 있으며 주로 땅콩과 옥수수 농사가 대부분을 차지한다고 한다. 그러나 토양 산성도(pH)가 약 5.0, 약산성의 사질토로 이루어진 농지는 양분이 부족하고 척박하여 생산성이 우수한 편은 아니다.

거미산진에서 우리가 중국과 함께 농사짓게 될 곳은 신상실업유한회사의 소유인 9만평의 농경지와 2천평의 중국 전통식 하우스 시설로 하우스에서는 토마토와 딸기, 적양배추가 재배되고 노지에서는 포도가 시범 재배 되고 있었다. 올 해 이곳에 본격적으로 한국의 유기농업 기술을 적용하여 땅콩과 포도 농사를 짓기로 협의를 하였다. 특히 유기농업에 필요한 농사기술과 농자재는 흙살림에서 책임지기로 협약을 맺고 현재 흙살림의 기술로 생산 된 퇴비가 땅콩 농사를 짓기 위한 밭에 뿌려질 예정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농업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거미산진은 화학비료와 농약를 사용하는 관행 농사지역으로 한·중 생태농업지구의 유기농 농사가 성공하면 푸신몽골자치현 차원에서의 전폭적인 공식 지원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점차 유기농업의 바람이 일고 있는 중국에 한국의 유기농업 기술은 새로운 한류가 될 수 있다. 이번 기회가 한·중 양국의 유기농업을 한 단계 발전시킬 수 있는 교두보가 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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