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문화와 협업행정 그리고 함께하는 충북

2016.02.10 13:51:47

최창영

증평군 미래전략과장

2013년 유네스코는 '김장, 한국의 김치를 담그고 나누는 문화'를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으로 등재했다. 재미있는 것은 '김치'가 아니라 '김장문화'가 등재 됐다는 것이다.

김장은 여럿이서 같이 하는 단체행사다. 동네 사람들이 모여 김치를 손질하는 동안 수많은 세상 이야기가 오고간다. 한 집의 김장이 끝나면 도와준 이웃들에게 한 포기씩 나눠 주고, 다음날에는 옆집, 그 다음날에는 뒷집…. 그래서 '김장'이라는 단어에는 가족과 이웃을 묶어주는 특별함이 있다.

나눔과 공동체 문화를 상징하는 김장문화의 핵심은 바로 '혼자'가 아니라 '함께'라는 점이다. 그리고 이웃과 품앗이를 함으로써 사회 구성원들 간 결속과 연대감을 강화하고, 다양한 공동체 간의 대화를 촉진한다는 점이었다.

박근혜 정부의 정부운영 핵심 패러다임은 공공정보를 적극 개발하고 공유하며, 부처(부서)간 칸막이를 없애 소통하고 협력함으로써 국민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정부3.0이다.

정부3.0 핵심 키워드 또한 '개방, 공유, 소통, 협력'으로, 어쩌면 김장문화와도 그 맥을 같이 하고 있다.

개방, 공유, 소통, 협력 시스템 부족과 칸막이는 비단 부처(부서)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 간에도 경계의 벽이 있고 자치행정에 있어서도 단체 간 상생보다는 경쟁이 더 높은 가치가 되고 있다.

그런 점에서는 전국 어디서나 양질의 서비스를 향유할 수 있는 주민의 일상 생활공간을 의미하는 지역행복생활권 설정과 이를 기초로 하는 박근혜 정부의 지역발전정책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충청북도 또한 2014년에 중추도시생활권 (청주권, 충주권), 농어촌생활권 (남부권, 중부권), 도·농연계생활권 (제천과 단양) 등 5개의 도내 생활권과 대전 중추도시생활권(옥천), 삼도봉 농어촌생활권(영동), 소백산 농어촌생활권(단양)의 3개 시·도간 생활권 등 5+3 지역행복생활권을 설정한 바 있다.

이를 통해 대통령직속 지역발전위원회가 공모하는 지역행복생활권 선도사업에 5+3생활권 단위의 13개 사업이 선정되어 지역행복생활권 단위 협력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증평군립도서관 시설을 공동 활용하여 증평, 괴산, 음성, 진천 주민이 함께하는 행복학습공동체 운영, 청주시가 주관이 되어 보은, 증평, 진천, 괴산이 함께 참여하는 공예디자인 창조벨트 조성 사업 등이 그 것이다.

그러나 지역행복생활권 협력사업은 공간적으로 이웃한 동일 생활권 단위 내에 한정하여 사업이 이루어 지고 있다는 아쉬움이 있다. 따라서 앞으로는 지역행복생활권 단위를 뛰어 넘는 충북형 시·군 간 연계협력사업 발굴을 통해 지역 간의 상생발전을 도모해 보는 것은 어떨까?

영동군과 충주시가 상호 협력하여 영동 곶감과 충주 사과를 공동 판매하는 감사상품(감+사과) 마케팅 사업, 왕산악(王山岳)과 함께 3대 악성(樂聖) 중 두 분이었던 박연(朴堧)과 우륵(于勒)을 연계한 국악의 고장 협력 사업도 좋을 듯하다.

전래동요 '고추 먹고 맴맴'의 발상지로 알려진 음성군과 '엄마 앞에서 짝자쿵' 작곡가 정순철 선생의 고향 옥천군이 동요를 모티브로 상호 협력사업을 시도해 볼 가치도 있을 것이다.

대부분의 우리 전통문화에는 늘 김장문화와 같은 공동체 의식이 밑바닥에 깔려있다. 김장문화와도 같은 충북형 협력사업 시도로 정부3.0과 함께하는 충북의 가치를 실현해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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