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률·라정찬, 절친 선후배의 모진 30년 인연

신흥고 김종률·라정찬 나란히 정·재계서 두각 '화제'
진천·음성·청원 자랑이던 수재의 '동반몰락'에 충격

2013.08.12 20:02:20

김종률(52) 민주당 충북도당 위원장과 지난 6월 29일 구속된 라정찬(51) 알앤엘바이오 회장 간 질기고 모진 30여 년의 인연이 12일 지역사회를 안타깝게 만들었다.

김 위원장은 충북 음성군 금왕읍에서 태어나 음성 용천초등학교와 무극중학교를 거쳐 청주 신흥고등학교(1회)를 졸업한 뒤 서울대학교 법학과에 입학했다.

그는 1993년 제35회 사법시험 합격한 뒤 동남합동법률사무소 변호사와 '민주화를 위한 변호사 모임' 회원으로 활동했다.

이어 2004년 4월 15일 제17대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해 당선됐다. 당시 출마 1개월만에 당선된 김 위원장은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역풍으로 '묻지마 투표'가 이뤄졌던 '탄돌이 세대'를 대표하는 정치인이었다.

그는 지난 2007년 대선 과정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BBK 주가조작 진상조사위원장으로 활동했고, 정운찬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도 눈부신 활약을 보여주면서 'MB 저격수'로 명성을 얻기도 했다.

하지만, 2009년 9월 26일 단국대 이전 사업과 관련, 의원직을 상실하는 시련을 겪었다. 김 위원장은 줄곧 단국대 사건으로 투옥된 것에 대해 'MB 저격수에 대한 정치적 보복'이라는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2010년 7월 30일 가석방으로 출소한 뒤 같은 해 8월 15일 광복절 65주년 기념 특별사면에 포함돼 잔여형기 집행 면제를 받았다. 이어 지난 2월 MB정부의 마지막 사면에서 복권이 이뤄졌다.

김 위원장은 가석방 출소 후인 지난 2010년 8월부터 일본 리스메이칸대학 국제관계대학원 부설 한국코리아연구센터에서 객원교수로 활동했다.

이어 지난 4월 22일 현역인 변재일 의원과의 경쟁을 극복하고 충북도당 위원장에 당선되면서 정치권에 화려하게 복귀했다.

청원에서 태어나 청주 신흥고(2회)를 졸업한 뒤 서울대 수의학과에 입학한 라정찬 알앤엘바이오 회장. 그는 서울대학교에서 학·석사 학위를 받고 제주대학교대학원에서 수의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2001년 서울대 수의대 교수 3명 등이 참여한 가운데 직원 7명의 바이오벤처회사 알앤엘바이오를 설립했다. 2005년 세계 최초로 지방에서 줄기세포를 분리·증식하는 기술을 개발, 특허를 출원했다.

승승장구했던 라 회장은 해외 원정시술 불법논란에 이어 미국에서 사기혐의 피소, 보건복지부 줄기세포 무허가 제조혐의와 불법 환자 유인·알선 행위 고발 등 악재가 끊이지 않았다.

이어 자사주 무차별 매각에 따른 투자자 손실, 회계법인의 감사 의견거절에 따른 상장폐지 등 한편의 신화가 무너지며 지역 정·관가 및 경제계에 큰 충격파를 안겨줬다.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주식을 매매하고 거액의 시세차익을 챙겨 특경법상 배임 혐의로 구속된 라 회장은 처조카 성추행 혐의도 받고 있다.

진천·음성군의 자랑이었던 김 위원장과 청원군이 배출한 세계적 석학으로 꼽혔던 라정찬 회장의 30여 년에 걸친 질기고 모진 인연은 지난 2011년 1월 27일 파탄을 예고했다.

그들의 발목을 잡은 것은 이번에도 '돈 문제'였다. 라 회장은 알앤엘바이오 부실회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금융감독원 간부에게 5억 원의 뇌물을 전달할 인물로 김종률 위원장을 택했기 때문이다.

/ 김동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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