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직장 스타 - 한찬동 JBL 사원

낮에는 직원·밤엔 학생 '주경야독' 스무살 청년"
선취업·후진학 특성화 사업 대상자 선정
막둥이 사원 퇴근 후엔 품질경영학도로
"해병대 출신 조반장은 내 인생의 멘토"

2013.06.17 18:52:46

어느 직장이나 막둥이는 있다.

서툰 일 처리에 실수가 많지만 자잘한 일이라도 도맡아 해야 하는 것이 막내의 숙명.

하지만 때로는 선배들에게 어리광을 부리는 철부지 역할 또한 막내의 몫이다.

산업현장에서 그런 막내 역할을 똑 부러지게 하는 청년이 있다는 소식에 한걸음에 달려갔다.

청원군 강내면 태성리 JBL(제이비엘).

이곳에서 입사 11개월 차에 접어든 스무 살 청년 한찬동(청주시 흥덕구 가경동·사진)군은 50여명 임직원 중 가장 막내다.

한군은 이곳에서 LS산전이 주문한 전기제어장치(인버터)를 조립하는 일을 하고 있다.

지난해 8월 고3 1학기를 마치자마자 취업한 한군은 '선취업·후진학 특성화 사업' 대상자로 낮에는 JBL 직원, 밤에는 충청대 13학번 신입생으로 돌아간다.

이 사업은 특성화고 졸업자 중 일정 자격을 갖춘 이들이 일과 학업을 병행하면서 대학 학위를 취득하는 제도다.

한군이 몸담은 JBL은 병역특례지정업체로 지정돼 한군은 이곳에서 병역 의무까지 동시에 해결할 수 있게 됐다.

한군이 입사하자마자 JBL 직원들의 관심은 모두 그에게 쏠렸다.

한참 또래들과 어울려야 할 나이에 회사와 학교를 오가는 따분한 일과를 수행할 수 있을까 라는 걱정때문이었다.

한군은 성실하고 천진난만한 미소로 주변의 걱정을 말끔히 해결했다.

업무시간에는 묵묵히 선배들의 조언을 들으며 전기제어장치를 조립하고 쉬는 시간에는 학교생활이나 이성문제 등 선배들에게 털어놓으며 조언도 얻고 있다.

한군이 가장 의지하면서도 두려워하는 존재는 작업반장 조만성(37)씨다.

집에서 장남으로 여동생을 둔 한군에게 해병대 출신인 조 반장은 큰형이자 멘토다.

한군은 "일에 대한 자부심과 전문성도 물론 존경하지만 터프한 매력이 있어서 조 반장을 가장 닮고 싶다"고 말했다.

오후 5시30분 퇴근 후 한군은 곧장 충청대로 향한다.

회사에서 학교까지 자동차로 10여 분. 최근에 차를 장만한 한군은 등굣길이 한결 수월해졌다.

수업을 마치면 대략 밤 10~11시, 집에서는 속 깊은 장남과 자상한 오빠로 돌아간다.

품질경영학을 전공으로 선택한 한군은 이론과 현장의 경험을 바탕으로 품질을 향상시키는 기술을 창조해 내는 것이 목표다.

낮에는 일하고 밤에는 공부해야 하는 생활이 지칠 법도 하지만 한군은 "주말에는 쉴 수 있고 아직 젊어선지 체력적으로 힘들지 않다"고 밝혔다.

한군은 "일찍 사회생활을 시작해 처음에는 부모님도 걱정을 하셨지만 이제는 믿고 맡겨 주신다"며 "남보다 일찍 현장 경험을 쌓고 책임감과 경제관념이 생겨서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취업과 학업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은 한군, 스무 살 청년의 원대한 꿈을 향한 도전은 이제 막 시작됐다.

/ 안순자기자 asj132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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