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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탄소 식생활 리포트 - ⑦충북편

농민과 우렁이의 합작품 '청원생명쌀'
계약재배농가 1143곳 '저탄소 농산물' 인증 '전국 최대규모'
수십년 친환경 농업 재배 경험 성과로 이어져
풍년새우·물벼룩 등 육안으로 쉽게 관찰

  • 웹출고시간2024.06.16 13:53:16
  • 최종수정2024.06.16 15:14:38

김영우 청원생명농협쌀조합공동사업법인 의장 조합장이 청원생명쌀 재배 농가에 공급될 우렁이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안혜주기자
[충북일보] 지구온난화를 야기하는 주범인 온실가스로는 이산화탄소(CO2), 메탄(CH4), 아산화질소(N2O), 수화불화탄소(HFCs), 과불화탄소(PFCs), 육불화유황(SF6)이 있다.

이 가운데 농축산업분야에서 발생하는 주요 온실가스는 이산화탄소, 메탄, 아산화질소를 꼽는다.

농업은 기후 변화에 취약한 만큼 현재 농업인들은 지속 가능한 농촌·농업을 위해 저탄소 기술을 통한 농업 활동으로 온실가스 감축에 동참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2023년 12월 말 기준 전국 9천85개 농가가 환경과 지구, 우리 농업을 지킬 수 있는 저탄소 농업기술로 농산물을 생산하고 있다.

충북에는 1천953개 농가가 저탄소 농업을 실천하고 있는데 이 중 1천143개 농가는 '청원생명쌀' 생산 농가다.

청원생명농협쌀조합공동사업법인 전경

ⓒ 안혜주기자
청주시의 농·특산물 공동브랜드인 청원생명쌀은 청원생명농협쌀조합공동사업법인을 통해 100% 계약 재배되고 있다.

충북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 소재 청원생명쌀농협조합공동사업법인은 최신 4세대 RPC(미곡종합처리장)을 갖추고 1·2사업장, 미곡종합처리장, 식품소재연구소·가공공장 등을 갖추고 있다.

청원생명농협쌀조합공동사업법인은 지난 2008년 8월 1일 설립됐으며 쌀 산업육성과 경쟁력 강화를 위해 오창농협, 서청주농협 등 지역 8개 조합이 공동 출자했다.

청원생명쌀은 친환경 급식 식자재로 납품되며 청주지역 학교에 공급될 정도로 맛과 품질을 인정받고 있다.

친환경 농법으로 생산된 청원생명쌀은 가공·유통까지 철저한 품질관리와 마케팅으로 '고품질 쌀'로 평가받고 있다.

저탄소 농산물 인증을 받은 청원생명쌀.

ⓒ 청원생명농협쌀조합공동사업법인
청원생명쌀은 2007년 충북 농산물 가운데 처음으로 로하스 인증을 획득했으며 지난해까지 '17년 연속 인증'이란 기록까지 세웠다.

로하스 인증은 한국표준협회가 규정한 객관적이고 엄격한 서류심사, 현장심사, 로하스 인증심사위원회 최종 심의 등을 거쳐야만 획득할 수 있다.

지난 3월 27일에는 '20회 대한민국 명품 브랜드 대상'에서 쌀 부문 대상을 받았다.

청원생명쌀은 전문 조사기관 한국리서치의 고객평가, 전문가로 구성된 심사단의 특성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밥맛 좋고 건강에도 이롭기로 유명한 청원생명쌀은 2022년 '저탄소 농산물 인증'을 획득하며 지속 가능한 농촌·농촌의 청사진을 제시했다는 평가도 받는다.

저탄소 농산물 인증은 저탄소 농업기술을 활용해 생산과정에서 평균보다 온실가스를 적게 배출한 친환경·농산물우수관리(GAP) 인증 농산물에 부여된다.

청원생명쌀이 저탄소 인증 취득에 나선 것은 4년 전, 청원생명농협쌀조합공동사업법인 소속 현용철 과장의 제안으로 시작됐다.

청원생명쌀은 우렁이를 활용해 친환경 쌀을 생산해 왔는데 이러한 기술이 저탄소 농업기술인 '생물적 자원을 이용한 제조·방제'를 통한 비료·작물보호제 절감 기술에 부합했다.

청원생명농협쌀조합공동사업법인은 저탄소 인증 획득까지 준비기간을 포함해 1년 6개월이 걸렸다.

부락별 순회설명회를 거쳐 생산자인 농민들을 설득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으나 '역대 최대 규모'라는 것은 현실적으로 까다로운 검증 절차마다 복병이 됐다.

하지만 친환경 농법으로 수십 년간 농사를 지은 농민들의 노력과 청원생명농협쌀조합공동사업법인이 쌓아온 노하우는 배신하지 않았다.

2022년 8월 3일 1천143개 농가(재배면적 1천135.8㏊)가 '저탄소 농축산물 인증서'를 교부받았다.

친환경 재배에 사용되는 우렁이종패는 청주시가 청원생명쌀의 명품화를 위해 해마다 지원하고 있다.

우렁이 농법은 풀을 먹는 우렁이의 습성을 이용해 제초제를 사용하지 않고 잡초를 제거하는 농법으로 제초제로 인한 토양 및 수질오염을 예방하고 친환경 쌀 생산에 효과적이다.

양식장에서 부화된 우렁이는 3개월 뒤 어른 손톱 크기만큼 자라면 모내기를 마친 논으로 이동된다.

통상 모내기 후 3~5일 이내에 우렁이를 논에 넣는다.

우렁이 종패 지원은 청주시가 보조한다.

청원생명쌀 계약재배 농가와 친환경농산물 인증농가, GAP인증농가에 100%를 보조 지원하고 친환경농업을 희망하는 일반농가에는 50~70%를 보조 지원하고 있다.

우렁이는 청주시 관내에 있는 우렁이 양식장 5개소(남일, 현도, 강내, 내수, 오창)에서 공급하며 올해는 총 5억2천만 원(1천450㏊)이 편성됐다.

천혜의 자연환경도 저탄소 인증을 받는 데 일조했다.

박광순 청원생명농협쌀조합공동사업법인 상무는 "청원생명쌀이 재배되는 지역은 대청호와 미호천, 농업용 저수지에서 농업용수를 충분히 공급받을 수 있어 자연낙하물을 통한 물관리가 가능했다"며 "자연낙하물을 활용해 농사를 지어 원동기 사용을 줄일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청원생명농협쌀조합공동사업법인이 획득한 저탄소 농산물 인증은 유기농(제2022-091호)과 GAP(제2022-092호)로 구분된다.

유기농·저탄소 농산물 인증은 374개 농가(296.8㏊), GAP·저탄소 농산물 인증은 769개 농가(839㏊)가 해당된다.

청원생명농협쌀조합공동사업법인은 오는 8월 1일 인증 유효 종료를 앞두고 재인증을 받기 위해 관련 절차를 진행 중이며 이달 말 현장 실사를 앞두고 있다.

저탄소 농산물 인증.

ⓒ 농림축산식품부
저탄소 인증 획득은 지속 가능한 농업을 위해 필수적인 과제였지만 농업인 고령화와 쌀 소비량 감소를 타개할 대책은 요원하기만 하다.

저탄소 인증을 받으면 판로 확대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됐지만 아직도 소비자 인식이 부족해 어려움은 여전한 상황이다.

유기농이나 GAP 인증을 받은 농산물이 저탄소 인증을 받을 수 있음에도 소비자들은 유기농이나 GAP 인증을 상위 개념으로, 저탄소 인증을 하위개념으로 인식하고 있다.

개인 고객과 달리 기업 고객은 품질보다 가격만 보고 쌀을 선택하고 있다는 점도 풀어야 할 숙제다.

청원생명쌀은 저탄소 인증획득 후 기내식과 대기업 구내식당 납품에 성공했으나 현재는 가격 경쟁력에 밀려 거래가 끊겼다.

김영우 청원생명농협쌀조합공동사업법인 의장 조합장이 자신의 논에 풀어놓은 우렁이를 건져 살펴보고 있다.

ⓒ 안혜주기자
청원생명농협쌀조합공동사업법인 관계자는 "친환경농법으로 재배한 청원생명쌀은 시중 쌀보다 가격이 비싸다보니 기업고객 납품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ESG 경영이나 탄소 저감 관련 기업들을 평가할 때 저탄소 농산물 구입 실적이 반영된다면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청원생명쌀 주요 생산지인 오창은 지난 1992년부터 친환경 농업이 뿌리내리기 시작해 현재는 충북은 물론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명품 친환경 농업지역으로 성장했다.

청원생명쌀 계약재배 농민이자 오창농협 조합장인 김영우 청원생명농협쌀조합공동사업법인 의장 조합장은 1998년부터 친환경 농법으로 벼를 재배하고 있는 베테랑 농사꾼이다.

한 달 전 모내기를 마친 김 조합장의 논은 현재 우렁이들이 왕성한 식욕을 자랑하며 잡초를 먹어 치우고 있다.

풍년새우

ⓒ 안혜주기자
친환경 농업 지표 생물인 풍년새우와 모래알만한 물벼룩 등 다양한 생물종이 쉽게 관찰됐다.

풍년새우가 많이 관찰되면 벼농사가 잘 된다는 옛말도 있는데 제초제 등 농약이나 화확비료를 사용하지 않고 친환경 농사만 짓겠다는 고집과 끈기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김 조합장은 "지자체가 친환경 쌀 재배를 위해 2009년부터 우렁이 양식장을 만들어 종패를 농가에 보급하고 계약재배로 학교 급식 등 공공급식으로 청원생명쌀을 공급하면서 농가들이 포기하지 않고 친환경농법으로 벼를 재배할 수 있었다"며 "내 가족이 먹는다는 생각으로 앞으로도 안전하고 건강한 먹거리를 생산·확대하는 데 더욱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 안혜주 기자 asj1322@hanmail.net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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