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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관리 일원화 알고 보니 '더 후퇴'

2017년 7월 월류… 2018년 물 관리 3법 개정
환경부 소속 水公 수자원 대신 수질개선 초점
용담댐 하류 옥천·영동, 섬진강 '사실상 人災'

  • 웹출고시간2020.08.17 21:00:00
  • 최종수정2020.08.18 15:36:19
[충북일보] 속보=#1.대청댐을 중심으로 하는 금강을 관리해야 할 금강유역본부가 전북 전주에 설치되고, 전북에서 집중 관리해야 할 섬진강은 영산강·섬진강으로 묶여 광주에 위치해 있다.

#2.수자원 관리에 집중해야 할 한국수자원공사는 국토교통부 소속 공기업에서 환경부 소속 공기업으로 바뀌었고, 환경부와 수자원공사는 수자원 관리보다 수질관리 목적으로 4대강 사업을 뒤집는데 사활을 걸고 있다.

#3.결국 용담댐 과다방류에 따른 충북 옥천·영동과 충남 금산, 전북 무주지역 침수피해는 '사실상 인재(人災)'다.

#4. 2017년 7월 충북 소재 괴산댐 월류(越流) 사태 후 2018년 개정된 '물 관리 일원화 3법'은 오히려 댐과 하천 관리를 더 복잡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금강은 전북, 섬진강은 광주에서 관리하면서 물 관리시스템이 엉터리라는 본보 지적과 관련, 정치권에서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12일자 1면>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와 환경노동위원회를 중심으로 올해 수해와 관련된 다양한 문제점이 오는 9월 국정감사에서 최대 쟁점으로 부상할 조짐이다.

미래통합당은 최근 대변인 논평을 통해 "치수(治水)야 말로 종합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배준영 대변인은 "최악의 물난리로 지금까지 50여 명이 목숨을 잃거나 실종되고, 7천여 명의 국민들이 삶의 터전을 잃었다"며 "하지만 책임을 지어야 할 정부의 각 기관들은 오히려 책임을 떠넘기는 데에만 애쓰고 있다. 수자원 공사는 기상청 예보가 틀려서 제대로 된 준비를 하지 못했단다"고 말했다.

배 대변인은 이어 "2년 전 문재인 정부는 '물 관리 일원화'를 공식 선언했다"며 "그런데 현재, 수질관리는 환경부가, 하천관리는 국토부가, 다목적댐과 용수 전용댐은 환경부 산하 수자원공사가, 전력댐은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한수원이 각각 관리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러니 물이 산더미처럼 넘치는 상황에서 우왕좌왕했을 것"이라며 "결국 홍수기 제한 수위가 5m 남짓 남은 상황에서 수위 조절 시기를 놓쳐 큰 재난을 불렀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고 밝혔다.

배 대변인은 또 "물은 한데 모여 흐른다"고 전제한 뒤 "시스템을 효율적으로 일원화하지 못한 정부는 사과하라. 각 부처의 책임자들도 사과하라"며 "9년 전 '4대강 지류, 지천 정비사업 계획'에 반대했던 더불어민주당도 사과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재 물 관리 실패의 대표적인 사례는 전북 소재 용담댐의 과다 방류 문제다. 용담댐 방류는 충북지역과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다.

지난 7일 오후 5시 댐 방류량을 초당 690t에서 8일 낮 12시 초당 2천900t으로 무려 4배 이상 늘리면서 옥천·영동지역 주택 68채와 농경지 184㏊가 막대한 침수 피해를 입었다. 또 금강 하류 지역인 충남 금산과 전북 무주에서도 주택 136채와 농경지 560여㏊에서 침수피해가 발생했다.

수해지역 4개 지자체는 현재 용담댐이 홍수기를 대비해 방류량을 사전에 탄력적으로 조절하지 않아 발생한 인재라고 주장하고 있다.

결국 상류인 용담댐과 하류인 대청댐 비중을 놓고 볼 때 충청권에 위치했어야 할 금강유역본부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익명을 요구한 한국수자원공사의 한 관계자는 "지난 2018년 '물 관리 일원화 3법' 이후 수자원 관리보다 수질 관리에 집중한 측면이 있다"면서도 "그러나 우리는 최선을 다해 대응했지만, 이번 역대 급 수해는 불가항력적인 측면이 많은 사례로 봐야 한다"고 해명했다.

서울 / 김동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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