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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래어종 난무… 무너진 지역 수중생태계

배스·블루길 등 충북지역 하천·저수지 점령
강원도에선 육식어종 피라니아·레드파쿠 발견
"동·식물 거래·생태계 복원 대책 마련 시급"

  • 웹출고시간2015.07.09 18:47:42
  • 최종수정2015.07.16 17:31:31
[충북일보] "국내 저수지에서 피라니아가 발견됐다는 말을 듣고 깜짝 놀랐습니다. 단순 해프닝으로 볼 문제가 아닌 중대하고 심각한 문제로 인식해야 합니다."

배스(큰입우럭)와 블루길, 황소개구리, 붉은 귀 거북이까지 외래종으로 인한 국내 수중생태계 파괴가 심각한 수준이다.

한국생태계교란어종퇴치관리협회 한 관계자가 청주시 상당구 문의면 대청호에서 잡아낸 배스를 가지고 물 밖으로 나오고 있다.

ⓒ 사진제공=한국생태계교란어종퇴치관리협회
이런 와중에 영화에서나 보던 피라니아와 레드파쿠가 강원도의 한 저수지에서 발견돼 비상이 걸렸다.

누군가 관상용으로 키우다 버린 것으로 추정되는 피라니아 등은 남미산 육식어종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곧바로 합동조사단이 꾸려져 저수지의 물을 모두 빼내는 등 피라니아 소탕 작전을 벌였지만 아직까지 피라니아는 찾지 못했다.

충북도 배스 등 외래어종으로 인한 수중생태계 문제가 심각하다.

지금까지 도내에서 피라니아 등이 발견된 사례는 없지만 청주만 보더라도 무심천은 물론 지역 하천이나 저수지 등은 배스 등 외래어종에 점령당한 지 오래다.

명암저수지의 경우 지역 내 낚시꾼들 사이에서 '배스 대물터'로 불릴 정도로 배스 개체 수가 많고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문제는 배스 등 외래어종이 확대될수록 먹이 사슬이 무너지고 토종 어종 등의 개체 수가 줄어드는 등 수중생태계가 파괴로 이어진다는 점이다.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한 충북도는 올해 생태계 교란종 퇴치사업 예산 2억1천300만원을 확보해 11개 시·군에 지원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지만 역부족인 상황이다.

한신철 한국생태계교란어종퇴치관리협회 회장은 "청주 무심천을 비롯해 지역 어느 곳을 가도 배스가 활동하고 있는데 이런 곳은 토종어종이 거의 멸종수준으로 봐야 한다"며 "최근 4~5년 새 청주지역 수중생태계가 심각할 정도로 무너진 상태인데 지금이라도 지자체의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경험으로 볼 때 배스의 경우 사실상 잡아내는 것이 최선의 대책"이라며 "대청호 상수도보호구역의 경우 협회에서 꾸준히 관리해 외래어종이 줄고 생태계가 회복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 회장은 별다른 법적 규제 없이 이뤄지는 무분별한 동·식물에도 우려를 표했다.

자연에서 서식할 경우 생태계 파괴 등 심각한 문제를 불러올 수 있는 위험 동·식물이 온라인 등을 통해 거래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문제를 방치할 경우 새로운 생태교란종이 나타나는 것은 시간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학술적으로 수온이 떨어지면 피라니아가 생존하기 어려운 환경이라고 알려져있다"며 "하지만 제주도 등 비교적 따뜻한 남쪽지역에 버려졌다면 그 결과를 장담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이어 "이번에 문제가 되고 있는 피라니아의 경우 관상어이기 때문에 환경부를 통해 유입되는 것이 아니라 관세청을 통해 국내로 유입되고 있다"며 "현재로서는 어떠한 법적 규제도 없는 상황이어서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 박태성기자 ts_new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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