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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시, 국립세계문자박물관 유치 전략 '쉬쉬'…왜?

역사·문화적 입지 유리하나 전략 논의 내용·결과 비공개
"타 지역서도 유치에 관심…정치적 힘의 논리 작용 우려"

  • 웹출고시간2015.05.07 19:30:49
  • 최종수정2015.07.15 14:29:14
[충북일보] 국립세계문자박물관 유치에 나선 충북도와 청주시가 유치 전략을 대외비(對外秘)에 부치는 등 박물관 유치에 공을 들이고 있다.

자칫 유치전략이 노출되면 다른 지자체와의 경쟁에서 불리해질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청주시는 지난 6일 오전 윤재길 부시장 주재로 충북도, 충북발전연구원, 청주고인쇄박물관 관계자들이 참석하는 합동 대책회의를 열고 세계문자박물관 유치 전략 등을 논의했다.

그러나 이날 회의는 비공개로 진행됐다. 회의 결과도 공개되지 않았다.

담당 부서 관계자는 "세계문자박물관에 관심을 보이는 지역이 많아 유치 전략이 공개되면 향후 사업추진에 차질이 우려된다"며 비공개 이유를 설명했다.

청주는 지리적·역사문화적으로 세계문자박물관 유치에 좋은 여건을 갖추고 있다.

청주는 국토의 중심일 뿐 아니라 전국을 반나절 생활권으로 묶는 경부·호남고속철도의 분기역인 KTX 오송역이 위치해 있고 경부·중부고속도로 나들목이 있다. 중국인 관광객의 경우 무비자로 120시간까지 체류가 청주국제공항이 있다.

역사문화적으로는 유네스코 세계문화 유산으로 구텐베르크의 42행 성서보다 78년보다 앞서 인쇄된 현존 최고(最古) 금속활자본인 직지가 인쇄된 흥덕사지가 남아있다.

특히 한글을 창제한 세종대왕이 1444년 초정약수 인근에 행궁을 짓고 머물며 눈병을 치료했다는 기록이 조선왕조실록에 기록돼 있다. 이를 근거로 매년 내수읍 초정리 일원에서 세종대왕 초정약수축제가 열리고 있다.

청주시·증평군·청주문화재단이 대통령직속지역발전위원회와 농림축산식품부의 지자체 간 연계협력사업에 채택돼 '세종대왕 100리 사업'을 지난 4월까지 2년간 주변 문화관광 자원을 연계해 왔다.

이처럼 유리한 입지 여건에도 유치전략 등 로드맵에 대해 신중한 대토를 보이는 것은 정치적인 힘의 논리가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한몫하고 있다.

회의에 참석한 한 공무원은 "세계문자박물관 유치에 관심을 보이는 다른 지역의 한 새누리당 국회의원이 내년 총선을 앞두고 유치전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며 "청주가 역사문화적 입지 여건은 우수하나 자칫 힘의 논리로 유치 경쟁에서 밀릴 가능성도 있어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한편, 문화체육관광부는 오는 29일까지 광역시도별로 1곳씩 입지를 신청받아 입지선정위원회의 서류심사와 현장실사 등을 거쳐 오는 7월 세계문자박물관 입지를 결정할 예정이다.

/ 안순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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