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격 金, 청주 흥덕고 김청용 '한국 첫 2관왕'

"돌아가신 아버지께 금메달을 바칩니다"

2014.09.21 16:21:23

왼쪽부터 차상희 흥덕고 감독, 박은규 코치, 김청용 선수, 김광호 부교육감, 문종훈 교감선생님, 송해선 교무부장, 김원철 체육부장

고교권총사수 김청용이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사격 남자 10m 공기권총에서 금메달을 따냈다.

21일 오전 열린 남자 공기권총단체전에서 1천744점으로 금메달을 목에 건데 이어 2관왕이 확정됐다.

인천 옥련국제사격장에 울려 퍼진 애국가는 김청용(17·흥덕고)이 아버지에게 헌사(獻辭)하는 진혼곡이기도 했다.

하늘을 향해 말없이 손을 흔드는 모습은 지켜보는 이의 가슴을 울렸다.

중학교 2년, 갑작스런 의료사고로 세상을 떠나신 아버지는 운동을 계속 반대하다가 유언처럼 사격을 허락했다.

현장에서 제자 김청용이 금메달을 따는 모습을 지켜본 흥덕고 차상희 지도교사는 "아버지를 잃은 슬픔 속에서도 청용이는 굴하지 않고 더욱 열심히 운동에 매진했다.

말수는 적었지만, 매사에 책임감이 강했다. 특히 상황이 어려울수록 집중력이 뛰어나 서바이벌게임방식에 강한 면모를 보인다"라며 "올해 처음 국가대표로 발탁되었지만, 고교사격대회에서 늘 메달을 휩쓸었다"라고 말한다.

본선 4위로 결선에 오른 김청용은 첫 3발을 모두 10점 이상 쏘면서 1등으로 치고 나갔다.

2번째 3발에서 2등으로 잠시 주춤했지만, 김청용은 결코 흔들리지 않았다.

서바이벌 방식의 경기에서 김청용의 침착함은 유리했다.

지난해 국제사격연맹(ISSF)이 바꾼 서바이벌 결선 방식은 본선에서 8등 안에 들어 결선에 올라가면 종전 기록을 모두 없애고 원점에서 다시 경기를 치르는 방식이다.

모두 20발을 쏘는 결선에서는 8발을 쏠 때부터 한 사람씩 탈락해 최종적으로 2명이 남는 서든 데스로 진행된다.

마침내 2발씩 쏘며 탈락시키는 세션에 접어들자 김청용은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했다.

김청용의 거침없는 슛팅에 천하의 진종오마저 흔들렸다. 진종오는 16번째 발에서 7.4점을 쏘고 아쉬운 한숨을 쉬었다.

그에 비해 김청용은 내리꽂듯 16번째 발을 과녁에 적중시켰다. 10.4점이었다. 마지막 경쟁자 중국 팡웨이와의 2발도 흔들림 없이 마무리했다.

이미 2.9점으로 점수 차가 벌어져 사실상 메달 색깔을 확정지은 상태였다. 마침내 김청용은 총 201.2점으로 금메달을 획득했다.

경기를 마치고 숙소로 돌아온 김청용은 "아직까지 금메달 딴 것이 믿기지 않는다. 같이 운동하는 형님들이 많이 도와주셨다. 무엇보다 충북은 내가 태어나고 사랑하는 고장이다. 금메달 2개를 딸 수 있었던 것은 도민 여러분의 성원 덕분"이라며 "태권도 국가대표였던 아버지는 운동이 힘들다고 처음에는 반대하셨다. 하지만 이왕 시작했으니 도중에 절대로 포기하지 말라고 하셨다. 더 열심히 해 올림픽에 나가고 싶다"라고 더욱 큰 소망을 전했다.

/ 윤기윤기자 jawoon6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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