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인, 충북애 - 유준식 청풍장묘테크 대표

"세상과 이별하는 사람들을 따뜻하게 배웅하지요"

2014.09.10 17:57:17

청풍장묘 유준식 대표.

"꽃상여를 타고 싶구나."

돌아가신 할머니의 임종 직전 유언이다. 이 말에는 죽음으로 가는 길목도 소홀히 여겨지고 싶지 않은 바람이 담겨 있다. 2009년 아카데미 외국어 영화상을 수상한 일본영화 <굿바이>는 일본 특유의 섬세한 서정성과 아울러 재미와 감동을 주었던 작품이다. 특히 이 영화는 '장례'의 꺼림칙한 이미지를 많이 바꾸는데 일조했다. 영화에서 시체를 깨끗이 닦고, 옷을 입히며 곱게 화장을 해주는 주인공 납관사에게 상주는 이렇게 말하며 통곡한다.

"이렇게 예쁜 모습은 처음 봤어요"

관객들이 이 영화를 주목하고 감동을 받은 이유는 망자를 대하는 주인공의 마음과 자세였던 것이다.

평생 교육사업에 헌신하던 교육자가 장묘업계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바로 청주시 상당구 영운로에서 청풍장묘테크를 운영하는 유준식(60)대표다. 그는 교육현장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던 마음처럼 장묘사업도 가치 있는 일이라고 판단했다. 유대표는 제일학원의 학생 과장과 청탑학원 문화학원 원장을 역임하기도 했던 지역사회의 교육 사업가였다. 그는 "처음에는 장묘 일을 한다고 하니 학원원장을 하던 사람이 이런 일을 한다며 흉을 보는 사람도 있었다. 하지만 마음가짐은 똑같다. 교육현장도 소중하지만, 돌아가신 분들을 따뜻하게 배웅하는 일도 중요하다"라고 말한다.

고라니나 멧돼지와 같은 산짐승으로부터 훼손된 묘지를 다시 깔끔하게 조성해주자 상주가 "이렇게 멋지게 조성된 봉분은 처음 본다"라며 기뻐할 때, 커다란 보람을 느낀다고 말한다.

이수응(70· 괴산군 불정면)씨는 "비가 억수로 오는 날, 청풍장묘에서 흩어졌던 가족묘를 깔끔하게 정리해줬다. 온 몸으로 비를 맞으면서도 최선을 다하는 모습에 감동했다"라며 "이쪽 장묘하는 사람들은 거칠고 험하다는 인상이었는데 청풍장묘는 배운 사람답게 정중하면서도 예의를 갖춰 편안했다"라고 말한다. 청풍장묘테크는 파묘, 이장, 화장, 납골묘(원형, 사각)를 전문으로 한다. 유대표는 "개인 종산에 가족묘를 조성할 때, 필요한 모든 허가사항과 관련된 행정처리 업무도 도맡아 해준다. 그야말로 임종에서 무덤까지 책임을 진다. 아이들 교육하던 마음으로 이제는 세상과 이별하는 사람들을 위해 최선을 다할 생각"이라고 말한다.

흔히들 '삶과 죽음은 하나다'라고 쉽게 말하지만 '죽음'에 관련된 일에는 어쩐지 부정적인 시선과 회피하고자 하는 마음을 갖고 있다. 유대표의 장묘문화에 대한 철학은 세간의 이런 태도를 깨끗이 불식시키는 데 기여하고 있다. 장례에 대한 가치관, 서비스, 과학적 시스템 등 이제 장묘문화도 새롭게 변하고 있다. 이제 우리도 바야흐로 선진장묘문화로 도약하고 있는 중이다.

/ 윤기윤기자 jawoon6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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