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하는 개인택시 기사 전철근씨

1997년부터 개인택시 운전… 2013년 음반 내고 데뷔
매주 2~3차례 복지시설 위문공연·무료승차 봉사

2015.09.13 18:19:16

충주에서 개인택시를 운전하는 전철근(57, 충주시 교현동)씨는 택시 승객들에게 흥겨운 노래를 불러줘 화제다.

[충북일보=충주] 충주에서 개인택시를 운전하며 손님들에게 흥겨운 노래를 불러주는 기사가 있어 화제다.

주인공은 충주시 교현동에 사는 전철근(57)씨.

온천으로 유명한 충주 수안보에서 태어난 전 씨는 1968년 택시 조수 생활을 시작으로 시내버스, 고속버스 운전을 거쳐 1997년부터 개인택시를 운전하고 있다.

어려서부터 노래를 무척 좋아했던 전 씨는 2012년 제천시 덕산면에서 열린 월악산가요제에 출전해 김용임의 '부초같은 인생'으로 은상을 수상할 정도로 탄탄한 노래 실력을 갖추고 있다.

특히 택시 운전을 시작하면서부터 손님들이 타면 직접 노래를 불러주곤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충주 향토가수 겸 작곡가 금열 씨를 손님으로 태우면서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가수의 길로 들어섰다.

금 씨가 "실력이 보통이 아니고 목소리도 좋다. 곡을 줄 테니 정식으로 노래 한 번 해보라"며 음반을 낼 것을 권유했다.

더 나이 들기 전에 기념품을 남기는 것도 괜찮겠다는 생각으로 전씨는 2013년 1월 55세의 나이에 음반을 냈는데 깜짝 놀랄 정도로 반응이 좋았다.

그의 데뷔곡이자 대표곡인 '두 바퀴'는 금열씨가 작사 작곡한 곡으로 온갖 어려움과 우여곡절을 함께 하며 살아온 부부의 인생 이야기다.

'가다 가다 힘이 들면 / 마주 보고 웃음 주고 / 여보 당신 사랑해요 언제까지나 / 검은 머리 흰 머리 돼도 / 나 당신 등불입니다…'

그는 이 곡을 한국음악저작권협회에 등록한 후 인터넷 TV인 inet TV '성인가요 베스트' 프로그램에 출연하면서 본격적인 가수 활동을 시작했다.

음반을 들어본 승객들은 "정말 본인 노래가 맞냐"며 즉석에서 실력을 검증하기도 했다.

충주에서 개인택시를 운전하는 전철근(57, 충주시 교현동)씨는 택시 승객들에게 흥겨운 노래를 불러줘 화제다.

CD를 사가는 손님들도 적지 않아 지금까지 택시에서 팔린 것만 1천500장이 훌쩍 넘는다.

소문이 퍼지면서 각종 문화행사에서 출연 섭외가 들어오고, 공중파 방송의 생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하기도 했다.

본업인 개인택시를 하면서도 틈틈이 시간을 내 지역 향토가수들과 함께 충주시노인전문병원, 주덕 송원요양원, 지현 카리타스노인복지센터 등을 수시로 방문해 노인 위문공연을 하고 있다.

칠금금릉동 열린음악회, 수안보 물탕공원 토요이벤트, 전통시장살리기 행사 등 지역 문화예술행사에 초청가수로도 열심히 활동하고 있다.

전씨는 자신의 노래가 조금이라도 위안이 될 수 있다면 장소를 가리지 않고 어디든 달려간다.

형편이 어려운 손님에게는 차비를 깎아주기도 하고 아예 안 받는 일도 많다.

자신도 어려운 환경에서 자랐기에 그냥 지나칠 수 없다고 한다.

전씨는 "하루 종일 택시운전을 하면 피곤하지만, 손님에게 노래를 불러주면 손님도 좋아하고 엔돌핀이 생긴다"며 "앞으로도 22만 택시승객에게 제 노래를 계속 들려드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충주 / 김주철기자 kimjc561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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