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파워 - 괴산 출신 윤왕로 대전지방국토관리청장

10남매중 아홉째의 성공 드라마 '진행중'
9급공채 입사 33년만에 고공단 진입 신화

2013.12.01 20:42:38

올해 4월 대전지방국토관리청에 부임한 충북 출신의 윤왕로 청장. 초겨울의 쌀쌀한 날씨를 보인 최근 대전광역시 동구 대전지방국토관리청 사옥에서 윤 청장을 만났다.

괴산군 사리면 둔기(屯基) 마을에서 9남 1녀 중 아홉째로 태어난 윤 청장은 학교를 다니는 것이 어려울 정도로 힘겨운 유년시절을 보냈다.

보광초와 증평중, 증평공고를 졸업한 윤 청장은 학창 시절 10리(4㎞) 밖 초등학교를 걸어다녔고, 30리(12㎞) 밖 중학교는 걷거나 자전거로 통학했다. 요즈음 같으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증평에서 괴산을 오고 가는 버스가 오후 7시 10분이면 끊어지던 시절이었다. 그럼에도 중학생 윤왕로는 밤 9시까지 계속된 방과후 학습을 빼먹지 않았다. 공부를 마치고 걸어서 귀가를 하면 밤 12시가 되곤 했다.

작은 체구의 중학생이 불빛 하나 없는 시골의 개울과 성황당, 야산지대를 밤 10~11시에 걷는 장면을 상상해 보자. 윤 청장은 그때 너무도 무서워 뽕밭에 숨어 엉엉 울면서 어머니를 기다리던 시절을 잊지 못한다.

윤 청장은 1976년 12월 교통부의 부처벌 채용시험에 당당히 합격했다. 2명 선발에 80명이나 몰려 40대 1의 경쟁률을 보인 힘든 시험이었다. 1977년 9월 교통부 토목직 9급 공무원으로 임용장을 받았다. 첫 발령지는 서울지방항공관리국이었다.

1978년 12월 입대를 해서도 공병여단에 배치됐다. 교량과 막사를 건축하는 보직을 받았다. 이런 경험은 윤 청장에게 큰 도움이 됐다. 제대 후 복지한 뒤 얼마되지 않아 교통부 본부 요원으로 발탁됐다.

고졸 9급 공채로 공직에 입문한 윤 청장은 1987년 경희대학교 토목공학과를 졸업했다. 당시 수도권에서 진학할 수 있는 유일한 야간대학인 경희대를 선택했다.

정부 차원의 핵심사업이 추진될 때마다 윤 청장은 늘 핵심 멤버가 됐다. 처음에는 택시와 시내버스, 지하철 업무를 수행했다. 대중교통 활성화 시기와 맞물려 그의 업무능력이 배가된 시기였다.

한번 보직을 받으면 7~8년이나 근무할 정도로 인정을 받았다. 남들은 1~2년만에 보직이 변경되는데 윤 청장은 7~8년씩 근무하면서 업무에 대한 전문성을 인정받은 셈이다.

1992년 2월부터 1996년 6월까지 인천공항 건설에 참여했다. 기본계획과 착공을 위한 토대를 구축했고, 5조 원짜리 프로젝트인 인천공항 건설을 위한 기획·예산업무를 수행하면서 문제가 발생하면 윤 청장은 늘 해결사를 자처했다.

2010년 11월 윤 청장은 부이사관으로 승진했다. 이어 1년 뒤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기반시설국장으로 재직하던 2011년 10월 고위공무원에 올랐다. 9급 공채 입사 후 33년만에 고공단에 진입한 신화적 사례로 꼽힌다.

서바이벌(Survival)과도 같은 공직사회에서 오로지 실력과 노력으로 인정을 받았다.

윤 청장은 "늘 긍정적으로 생각하면서 자연의 섭리에 순종했다. 보직을 받기 위해 애써 본 적이 없다"며 "항상 바르게 생각(正思)하고, 바르게 행동(正行)하며, 바른 도리(正道)를 지키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SOC 감축에 따라 내년에는 간선망 대신 실핏줄 같은 중소형 토목사업에 집중할 예정이다. 대형 건설사보단 중·소 건설사가 수혜를 받을 수 있는 대목이다. 건설업의 강도높은 구조조정의 필요성도 역설했다.

윤 청장은 "충북은 지정학적 여건 상 앞으로 더욱 더 많은 기회가 있고, 친환경 산업을 개발할 수 있는 여지가 많다 각광받는 지역이 될 것"이라며 "충북의 핵심사업인 충청내륙고속화도로와 3차 우회도로 등에 대해서는 각별한 관심을 갖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 김동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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