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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0.09.27 15:01:05
  • 최종수정2020.09.27 15:01:05

김정범

시인

브라질 아마존에서 일어난 산불 소식이 들린다. 쿠이아바강이 흐르는 판타나우는 세계 최대의 습지대로 '자연유산'으로 지정된 곳이다. 아마존의 열대우림 지대는 '지구의 허파'로 불린다. 그만큼 지구의 생태계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 습지가 무분별한 개발로 인하여 점차 사라지고 있다. 농작물을 심기 위하여 삼림을 없애고 불을 지르는 일이 일 년 내내 일어난다. 생산물을 위한 자연의 파괴는 생태계 질서와 인간의 파괴로 이어진다.

이미 온난화에 따른 기상이변으로 세계가 몸살을 앓고 있다. 이에 환경을 되살리려는 사람이 많아졌지만, 도리어 파괴하는 사람과 국가도 많아졌다. 이제 인간 존재의 영속에 대하여 더욱 심각하게 생각해야 하는 때가 왔다. 우리는 자신의 존재를 어떻게 느끼는가.

네 몸이 무언지 알고 싶거든

한 송이 꽃을 보라

네 몸이 이 꽃보다 더 신묘하다

네 몸이 곧 성전(聖殿) 이다

*우리의 몸은 우주를 담고 있는 그릇, 아니 소우주다.

- 임보, 몸 전문

꽃은 아름다움의 표상이다. 형형색색의 빛깔과 무늬는 신비로운 우주를 담고 있다. 시인은 <몸이 무언지 알고 싶거든> 꽃을 보라고 주문한다. 미시적 우주에 대한 깨달음을 찾으라는 말이다. 꽃보다 <신묘>하고 아름다운 가치가 있기에 시인은 우리의 몸을 신성한 <성전>으로 표현한다. <우리의 몸>은 <우주를 담고 있는 그릇>이고 <소우주>이므로 귀중하다는 것이다. 전 우주에 자신과 같은 생명은 단 하나뿐이지 않은가. 자아를 사랑할 줄 아는 자존감을 가진 이가 타인에 대한 사랑의 확대, 즉 이타주의 (altruism)도 실현할 수 있다. 이러한 자신의 몸이 아프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아픔에 관한 인식의 전환을 시인은 다음 시에서 보여 준다.

만약, 아픔이 아픔이 아니라 기쁨이라면

손에 찔린 가시를 누가 뽑아내겠는가?

* 신의 섭리는 참 놀랍기만 하다.

육신에 위험이 왔을 때 '통증'으로 경고를 보낸다.

- 임보, 아픔에 관하여 1연

모든 자연계의 동식물은 자극에 대하여 반응을 일으킨다. 몸에 위해가 가해졌을 때, 그 위험에서 벗어나기 위해 신경과 항체가 움직이는 것이다. 이때, 몸에서 일어나는 <통증>은 위험에서 벗어나라는 <경고>이다. 행복하고 즐거운 <경고>로는 위험을 알릴 수 없다. 시인은 생체적으로 일어나는 움직임을 <신의 섭리> 즉, 자연과 우주의 원리로 이야기하는데, 이는 <통증>에 대한 인식의 패러다임을 바꾸어야 한다는 의미다. 아프다는 것은 처방과 치료가 필요하다는 것이고, 이것을 받아들였을 때, 비로소 <손에 찔린 가시를 뽑는> 치유가 가능해진다.

지구는 살아있는 생명체다. 지금 각지에서 일어나고 있는 폭우나 가뭄, 폭염과 혹한은 아픈 지구가 인간에게 보내는 <경고>다. 지구는 치유의 손길이 필요하다. 지구에는 다양한 생명체가 살아가고 있고, 인간은 이들을 보호해야 할 도덕적 의무가 있다. 인간만이 홀로 이 행성에 존재하고 있는 것이 아니며, 생태계와 더불어 살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온난화의 원인제공을 인간이 한 이상, 인간은 다른 종에 대하여 무한책임을 느껴야 한다.

판타나우 습지가 더는 훼손이 되지 않고, 잘 보존이 되었으면 좋겠다. 하지만 사정은 여의치 않다. 기후변화는 전 세계에 영향을 끼치지만, 그 해결은 한 나라의 힘으로 되는 것이 아니다. 개개인이 쓰레기 하나라도 덜 버리는 절제와 나무 한 그루라도 아끼는 마음이 필요한 때이다. 환경파괴에 따른 재앙은 세계가 현재 겪고 있는 코로나 사태보다 더 심각한 인류의 위협이 될 수 있다.

가을빛 공기 한 줌이 안타깝게 느껴진다. 희망의 끈을 잡는다. 시인의 마음이 환한 향기처럼 우주로 퍼져 나가기를, 세계인 모두가 자신을 소중히 여기고, 우리가 디디고 있는 지구를 자신의 몸으로 생각하기를, 판타나우에 푸른 빗줄기가 싱싱하게 퍼붓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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