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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은 전북·섬진강은 광주'… 엉터리 물 관리

K-water 유역본부 정치논리로 호남 배치
국토부 산하서 환경부 소속 공기업 변신
댐·하천 관리 시스템 모호에 역대급 수해

  • 웹출고시간2020.08.11 20:47:09
  • 최종수정2020.08.11 20:47:09
[충북일보] 역대 급 수해로 전국 곳곳에서 고통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정부와 각 지자체의 하천관리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의구심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댐과 국가하천, 지방하천, 소하천 등으로 구분되는 물 관리 시스템이 과거 정부와 다른 형태로 운영되고 있는 점도 이번 기회에 적절성 여부를 따져 보아야 한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환경노동위원회 등에 따르면 지난 2018년 개정된 '물 관리 일원화 3법' 이후 국토교통부 소속 '수자원정책국'이 환경부로 자리를 옮겼다. 또 물 관리 전문 공기업인 '한국수자원공사' 역시 국토부가 아닌 환경부 산하로 이동했다.

이후 전국 다목적댐과 용수전용 댐은 환경부 산하 한국수자원공사가 관리하고, 전력 댐은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한국수력원자력이 맡고 있다.

여기에 국가하천은 국토부가 관리하고, 지방하천은 광역지자체, 소하천은 일선 시·군이 맡고 있다. 또 전국 1만7천여 곳의 저수지는 농림축산식품부 산하 한국농어촌공사와 지자체가 관리하고 있다.

결국 최상류에서 바다까지 물은 같은 방향으로 흐르고 있는 상황에서 관리기관은 환경부와 국토부, 산업통상자원부, 농림축산식품부, 광역지자체, 기초지자체 등등 모두 6곳에 달하는 셈이다.

과거 국토부 산하 기관이었던 한국수자원공사가 환경부 산하 기관으로 편입된 것은 문재인 정부가 과거 정부와 달리 가뭄과 홍수에 대비한 물 관리 측면보다 수질관리 문제를 더욱 중요시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환경부의 올해 물 환경 관리 예산은 2조454억 원이다. 물 통합 예산은 1조6천25억 원에 달한다. 반면 수자원 관리 예산은 고작 2천946억 원에 그쳤다.

한국수자원공사의 조직개편 과정에서도 심각한 문제가 드러났다.

한국수자원공사는 지난 2월 전국 지역본부를 4대강 유역본부 체제로 바꾸면서 청주시 서원구 성화동 소재 충청지역본부를 충청권이 아닌 전북 전주로 이동시켰다.

문제는 전북 전주에 위치한 금강유역본부의 경우 실제 금강유역이 아니라는 점이다. 대청댐과 대청댐 유역 등 모든 유역이 충청권인 상황에서 금강유역본부가 만경강과 동진강만 위치한 전주로 옮겨졌다는 얘기다.

당연히 금강유역인 충청권에 위치해야 할 금강유역본부가 영산강과 섬진강 유역이 대부분인 곳에 설치되면서 4대강과 연계된 유역 관리가 엉터리로 전락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전북지역의 대표 수자원인 섬진강 관리권은 광주로 넘어갔다. 섬진강 발원지는 물론 임실 섬진강댐과 정읍 칠보댐 등 주요 댐이 모두 전북에 있는데 섬진강 관리권은 전남·광주지역이 가져갔다. 모두 정치 논리가 작용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이번에 제방이 무너지는 등 역대 급 수해가 발생한 섬진강과 관련, 한국수자원공사의 '엉터리 조직개편'도 한 몫을 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한 관계자는 "지난 2017년 7월 기록적인 폭우로 댐과 하천 관리 일원화 문제가 제기됐고, 2018년 '물 관리 3법'이 시행됐다"며 "하지만, 이번 수해를 보면서 물과 수질관리는 물론, 산하 공기업의 물 관리 시스템까지 전반적인 점검이 필요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서울 / 김동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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