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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경

충북여성정책포럼 대표

'서프러제트(SUFFRAGETTE)'라는 영화가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2016년 개봉한 영국 영화로, 일반 흥행작보다 여러 여성영화제에서 많이 상영된 영화이다. 영화는 보는 이에 따라 영화에 대한 해석과 재미가 다르게 나타나는데, 성별에 따라서도 많은 차이가 나타난다. 이 영화는 여성입장에서는 매우 처절하고 역사적으로 의미 있는 영화이다. 영국의 여성참정권운동의 실존했던 여성 운동가 '에멀린 팽크허스트(메릴 스트립 역)'를 비롯한 영국 여성들의 참정권 투쟁 역사를 그린 영화이다. 에밀리 데이비슨이 '여성에게 투표권을'이라는 글이 적힌 옷을 입고, 경마대회에서 달리고 있는 영국 왕의 말에 몸을 던져 여성의 참정권을 위해 목숨을 바친다. 1913년에 일어난 실제 사실이다. 남성중심의, 남성만을 온전한 인간으로 간주하던 당시 사회문화에서 참정권 요구는 목숨을 건 저항과 투쟁이며, 여성 개인의 삶의 변화를 보여준다. 영국은 그로부터 1918년에 제한적으로 30세이상 여성에게, 1928년에 비로소 남성과 동등한 참정권을 인정한다. 반면 우리나라는 여성들의 참정권 투쟁 없이, 해방 후 1948년에 남녀 모두에게 참정권이 주어졌다.

이렇듯 여성의 참정권의 역사는 근대 역사에서 그다지 멀지 않다. 아랍권에서는 최근 2015년에 사우디아라비아가 여성 참정권이 승인되었다는 것이 놀라울 일이다.

우리나라는 여성에게 참정권이 일찍 주어진 편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정치참여에 있어서 여성들의 투표권만이 아닌 정치가로서 여성의 참여는 동등하지 않다. 오히려 성 격차가 훨씬 심하다. 그리고 우리나라에서 특히 충북이 남성 정치인과 비교해 볼 때, 여성 정치인이 매우 적다. 충북도의 경우 여성의원 비율이 광역의원 13.3%, 기초의원 21.4%, 충북도의 여성의원비율 19.9%로 전국 평균보다 낮다. 이 같은 통계수치는 충북의 여성대표성이 매우 취약하다는 것을 그대로 드러낸다. 더구나 여성 자치단체장과 여성 국회의원이 단 한명도 없는 충북지역이 어떤 특성으로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인지 매우 궁금하며, 향후 연구해 볼 과제이다.

2018년 지방선거가 불과 두 달여 남짓 남아있는 지금, 여성계는 성평등 헌법 개헌을 요구하는 가운데, 각 지역정당에서는 정당마다 시기 차이는 있으나, 공천 심사를 진행하고 있다. 그렇다면 공천 심사 위원, 공천 심사 기준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공천심사위원으로 여성은 몇 명이 참여했을까·', '후보 공천심사 기준에 주민을 존중하고, 젠더관점, 성평등 정책으로 지방의회를 개혁하여 주민의 삶을 변화시킬 수 있는 후보는 어떻게 정할까·' 공천심사위원 구성이 비공개로 진행되니 알 수가 없다.

얼마 전 충북지역 여성들은 여성공천 30% 이행과 비례대표 1,2순위 여성공천을 지역정당에 요구하였다. 이를 위해 각 정당을 순회 방문하였는데, 공직선거법상으로 이미 여성공천 30% 이행이 있어서 지킬 수 밖에 없다고 답변 하면서도, 여성후보가 없다는 게 정당 관계자들의 고충이란다. 과연 단지 여성들이 출마결심을 못해 여성후보가 없는 것일까· 아니면 정당에서 바라는 여성후보가 없는 것일까· 만약 여성후보가 정당에 절실했다면, 그에 대한 분석과 전략을 세워서 지금보다는 많은 여성을 발굴했을 것이다. 불평등한 남성중심의 정당문화가 변화했더라면 여성들이 조금은 더 용기를 가졌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지금 충북의 여성들은 달려오는 올 지방선거를 마주하며, 영국에서의 참정권 운동가들처럼 불평등한 사회에 어떻게 맞서야 하는지 고민하고 또 고민한다. 여성정치현실은 꽃샘추위보다 훨씬 춥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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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너 소사이어티 충북 72번째 회원' 변상천 ㈜오션엔지니어링 부사장

[충북일보] "평범한 직장인도 기부 할 수 있어요." 변상천(63) ㈜오션엔지니어링 부사장은 회사 경영인이나 부자, 의사 등 부유한 사람들만 기부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11월 23일 2천만 원 성금 기탁과 함께 5년 이내 1억 원 이상 기부를 약속하면서 고액기부자 모임인 '아너 소사이어티'의 충북 72호 회원이 됐다. 옛 청원군 북이면 출신인 변 부사장은 2형제 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어려운 가정형편 때문에 부모님을 도와 소작농 생활을 하며 학업을 병행했다. 그의 집에는 공부할 수 있는 책상조차 없어 쌀 포대를 책상 삼아 공부해야 했을 정도로 어려운 유년 시절을 보냈다. 삼시 세끼 해결하지 못하는 어려움 속에서도 그의 아버지는 살아생전 마을의 지역노인회 회장으로 활동하며 어려운 이웃을 위해 봉사했다. 변 부사장은 "어려운 가정환경이었지만 자신보다 더 어려운 이웃을 위해 봉사하시는 아버지의 뒷모습을 보며 자라왔다"며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오늘날의 내가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학 졸업 후 옥천군청 공무원을 시작으로 충북도청 건축문화과장을 역임하기까지 변 부사장은 경제적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나아지지 않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