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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대 잡으려 초가삼간 태우는' 환경정책은 싫다

  • 웹출고시간2017.11.22 16:42:13
  • 최종수정2017.11.23 02:58:44
[충북일보] 국토균형발전의 중심인 세종에서는 건국 이래 최대 규모의 도시개발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다.

민간자본을 포함,100조원 이상이 투입될 신도시(행정중심복합도시)다. 이곳 논바닥에 들어선 세종호수공원은 서울 청계천과 마찬가지로 인근 강물을 인공적으로 퍼올려 가동된다.

허허벌판에는 정부청사와 아파트 등 아름다운 건물들이 속속 들어서고 있다.

필자는 이 호수공원을 거닐 때마다 '인간은 위대하다'라는 생각을 한다.

인간이 '만물의 영장'이라고 자부하는 여러 이유 중 하나는 주어진 자연을 최대한 이용한다는 점이다. 따라서 지리학 용어를 빌자면 '환경결정론(決定論)보다는 '환경가능론(可能論)'에 더 무게를 두고 싶다.

물론 환경보호는 중요하다. 하지만 사람이 지구상에서 먹고 살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훼손이 불가피하다.

옷을 입고, 음식을 먹고,집에서 편안한 생활을 하기 위해서는 동식물에 피해를 주고 환경을 오염시킬 수밖에 없다. '환경 보호'와 '사람 이익'이 충돌될 때에는 후자가 더 우선시돼야 한다.

이런 점에서 필자는 세종시에서 진행되고 있는 세종보 개방과 중앙공원 논란(금개구리 보호와 논 존치)에 대해 우려한다.

세종보는 세종시민들이 정부에서 받은 큰 선물이다. 보가 조성돼 금강물이 고이면서 멋진 '수변경관'이 생겨났다. 보가 생기기 전 세종시내 금강은 겨울철이나 갈수기에는 바닥이 훤히 드러나는 천정천(天井川)과 다름없었다.

1980년대 한강에 2개 수중보가 만들어진 뒤 도시경관이 크게 향상된 서울과 마찬가지다.

특히 서울에서는 '한강 조망권'이 아파트 값을 결정짓는 주요소가 된다. 흘러가는 강물을 모아 각종 용수로 쓰고, 많은 시민이 감상도 하니 얼마나 지혜로운 일인가.

세종에서도 보로 인해 형성된 '금강 조망권'의 가치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세종보는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뒤 4대강에 설치된 다른 15개 보와 함께 '블랙리스트'에 올랐다.

강물을 오염시키는 녹조가 보 때문이라는 환경단체 등의 주장에 따라 내년말이면 이들은 철거될 지도 모른다. 정부는 이에 앞서 모니터링을 한다며 지난 13일부터 세종보 등 7개 보를 개방했다. 이후 세종보는 가장자리 바닥이 드러나는 등 흉물스럽게 바뀌고 있다.

그런가 하면 세종 중앙공원에서는 조성 방식을 놓고 5년째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환경단체 등은 공원에 논과 금개구리 서식지를 존치하자는 입장이다. 멸종위기 동물인 금개구리가 서식할 수 있도록 공원 부지 논 가운데 상당 부분을 그대로 둬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공원 조성 주체인 행복도시건설청과 LH는 이들의 주장을 일부 수용키로 했다.

세종시도 두 기관 입장에 동조하고 있다. 하지만 대다수 아파트 입주자는 이에 반대하고 있다. 대체 서식지를 마련해 금개구리를 이주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일부 시민은 "세계적 명품도시를 지향하는 세종에서, 도시 외곽도 아닌 중앙에 조성될 공원에 논이 있다는 것은 넌센스"라는 주장도 편다. 희소가치가 전혀 없는 논을 보존하는 것은 도시의 가치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것이다.

문 대통령이 나라 살림을 맡으면서 '원자력발전소 건설 중단' '4대강 재자연화' 등 과거 정부와 상반되는 정책들이 잇달아 추진되고 있다. 이에 따라 찬·반 여론이 엇갈리면서 나라가 매우 시끄럽다.

물론 원자력을 쓰지 않고 보도 만들지 않으면 사고 위험과 오염 걱정을 덜 수 있다. 아프리카나 아마존 미개인들처럼 말이다.

하지만 그게 과연 최선일까. 다소 극단적이긴 하지만 "사고 위험이 있으니 자동차를 없애자"란 주장과 뭐가 다른가.

"빈대 잡으려고 초가 삼간 태운다"란 속담이 생각나는 시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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