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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6.11.23 14:27:43
  • 최종수정2016.11.23 14:27:43

박연수

충북지속가능발전협의회 사무처장

까치내의 작깡다리와 쪽다리를 아십니까· 작깡다리는 1962년 청주시 흥덕구 신대동 일원의 농지에 농업용수를 공급하기 위해 만들어진 콘크리트 고정보로 이를 이용해 오창 소로리를 건너다니며 주민들이 부르던 이름이다. 보의 공식명칭은 작천보(鵲川洑)로 편하게 까치내보로 부르기도 한다. 오랜 세월 풍파를 이겨낸 작깡다리는 '시설의 노후화와 상류의 하상 퇴적물로 인한 하천 단면의 감소로 홍수위가 상승하고 하상수위가 상승해 보의 본래 기능에 문제점이 발생해....'의 이유로 새로 건설되었다. 4대강살리기(·) 사업의 일환으로 120억을 투자해 기존의 고정식 수중보를 수문개폐식 가동보로 바꾸면서 짝깡다리는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작천보만 남았다. 작천보는 길이 320m 높이 3.1m로 2011년 11월 준공했다. 수문 개폐를 통해 상류의 퇴적물을 없애고 11만톤의 물을 확보해 주변 농지 210ha에 안정적으로 농업용수 공급을 할 수 있게 하는 목적으로 설치된 농업용보다.

쪽다리는 작깡다리 하류에 만들어진 다리로 신대마을 사람들이 미호천을 건너 옥산장에 가기위해 소로리로 건널 때 또는 소로리 주민들이 청주장으로 나들이 올 때 건넜던 나무다리이다. 나무다리는 큰 하천을 끼고 있는 마을에서 발달한 다리로 우리에게는 '섭다리'라는 용어로 익숙해져 있다. 섭다리는 단종제 때 설치하던 영월 동강의 섭다리와 영주 문수면 수도리 무섬 마을에 설치한 섭다리가 우리에게 익숙히 다가와 있다. 수도리 무섬마을은 모래하천인 내성천(乃城川)이 휘감아 돌아가는 마을로 육지속의 섬마을이라 하여 부쳐진 이름이다. 섭다리를 이용해 동네 사람들은 물 건너 밭으로 농삿일을 하러 다녔다 한다. 신대·소로리의 쪽다리가 영주·영월에서는 섭다리로 불리는 것이다. 쪽다리는 미호천변의 모래 둔치에서 모래 둔치까지의 물길을 건널 때 사용하는 임시 다리로 장마철에는 철거를 했다가 다시 설치해 사용했다고 한다. 옛 사진의 흔적에도 미호천 모래사장에 소풍을 온 여공들 뒤로 쪽다리가 보인다.

까치내는 무심천이 미호천에 합류하는 합수머리부터의 미호천을 일컫는다. 청주 사람들에게 최고의 천렵장소였던 까치내는 1994년 문암쓰레기 매립장이 조성되면서 사람들의 기억에서 사라졌다. 이후 쓰레기 매립장이 역할을 끝내고 문암생태공원으로 바뀌면서 사람들은 다시 찾기 시작했다. 미호천의 작천보 수변에 파크골프장이 생기고 자전거 도로가 생기면서 사람들의 이동도 많아졌다. 사람들은 강바람을 쐬며 삶의 고단함을 씻어내고 가족들과 함께 생활의 여유도 찾는다. 그러면서도 왠지 허전한 까치내의 상상이 존재한다.

서민들의 삶의 통로였던 작깡다리와 쪽다리는 현대화의 그늘 속으로 자취를 감추었다. 물고기가 지천이라 족대와 갈퀴 그리고 양은솥만 가지고 가면 배를 채웠다는 물고기는 하천의 오염으로 잡아도 먹지를 못한다. 모래벌판에 앉아 소풍을 즐기던 청춘의 모습은 골프채를 든 중년의 모습으로 바뀌었다. 끝이 보이지 않는, 지금의 내성천보다 더 넓게 펼쳐진 모래광장은 육상식물과 외래식물이 뒤 덮어 보이지 않는다. 다만 작전보에 가득 퇴적된 모래만이 그 흔적을 알려준다. 미호천 까치내는 어떤 모습으로 우리와 함께 존재해야 할까· 모래벌판에 만들어진 쪽다리를 건너며 선조들의 삶을 돌아보는 것은 불가능 할까· 아이들 손잡고 강바람을 쐬며 모래벌판을 달려보는 것은, 웃통 훌훌 벗고 까치내의 물에 몸을 담가보는 것은 몽상(夢想)일까· '미래하천 미호천'의 모습을 꿈꿔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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